[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이제는 웬만한 사람은 다 알겠지만, 배우 진선규 본체는 정말 선함으로 가득하다. 진선규를 아는 모든 사람이 "착하다"라고 입을 모은다. 연기하지 않는 진선규의 얼굴엔 서글서글한 미소가 가득하다. 무슨 말을 해도 다 받아주고 웃어줄 것만 같은 사람. 그래서 ‘범죄도시’를 비롯해 '애마'까지, 진선규가 연기한 빌런을 보면 놀랍기만 하다. 이렇게 선한 사람이 이토록 악랄한 사람을 소름 끼치게 표현할 수 있는지, 정말 배우는 천의 얼굴이 맞구나 싶어서 감탄 또 감탄하게 된다. 이번 '애마' 속 구중호는 더더욱 그렇다. 진선규를 만나 더욱 다채로운 색깔이 입혀진 구중호를 보며 다시 '좋은 배우' 진선규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었다.
지난 22일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애마'(감독 이해영)는 1980년대 한국을 강타한 에로영화의 탄생 과정 속, 화려한 스포트라이트에 가려진 어두운 현실에 용감하게 맞짱 뜨는 톱스타 희란(이하늬 분)과 신인 배우 주애(방효린 분)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천하장사 마돈나', '독전', '유령' 이해영 감독의 첫 시리즈 연출작이다. 이하늬와 방효린, 진선규, 조현철, 이성욱, 박해준, 이소이, 황성빈 등이 출연했다.
![배우 진선규가 넷플릭스 시리즈 '애마'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https://image.inews24.com/v1/8a5dbb8074c040.jpg)
진선규는 상업적 성공을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권력 지향적 현실주의자 구중호를 연기했다. 구중호는 권력 앞에선 비굴하지만, 약자에게는 냉혹한 본성을 보여주는 인물. 희란을 계약으로 묶고 주애를 앞에 내세워 어떻게든 돈을 벌겠다는 욕망이 가득하다. 진선규는 권력자 앞에서는 굽실대는 비굴함을, 약자를 무참하게 짓밟는 가혹함을 드러내는 구중호를 유려하게 연기하며 캐릭터에 생명력을 불어넣었다. 다음은 진선규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 작품 공개 소감은? 주변 반응은 어떤가?
"관객들이 어떻게 볼까 기대하고 설레했다. 보신 지인들은 잘 봐주셨다는 생각이 들어서 좋았다. 작품에 대한 반응은 "재미있다"이고 저에 대한 건 "징그럽다", "불쾌하다", "짜증 난다"다. 배우들이 그런 말을 하더라. 배우로서는 듣기 좋은 말이라서 그 색깔로 비쳤다는 생각이 들었다."
- 대본을 봤을 때도 이런 반응을 어느 정도 예상했나?
"그런 반응이 나와야 제가 잘 표현한 거라고 생각했다. 감독님이 원하신 건 '정말 징그럽고 짜증 나고 비열한데 섹시하기도 하고 멋있었으면 좋겠다'였다. 뒤에 있는 것은 안 될 수 있다고 얘기했다. 분장팀이 기초화장을 엄청 해줘서 얼굴이 반지르르하다. 헤어도 만져주고 옷도 정말 잘 입혀주셔서 그 모습 그대로 구중호가 됐다. 자신감이 생겼다. 그래서 원래 시나리오에 있던 대로 욕망이 드러나게 연기했다."
- 완성본을 보고 나서는 어떤 생각이 들었나?
"제가 연기해서 두둔하는 부분이 있을 수 있는데, 그 속에서 잘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못 됐나?' 그런 생각을 하기도 했다. 잘 흘러가고 밸런스가 잘 이뤄졌다고 생각한다."
![배우 진선규가 넷플릭스 시리즈 '애마'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https://image.inews24.com/v1/c2129a96542cc6.jpg)
- 구중호가 워낙 비열한 인물이다 보니 시청자들의 짜증을 극한으로 끌어올리는데, 이런 역할을 선한 진선규 배우로 캐스팅해서 좀 중화시키는 작용을 의도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도 괜찮은 작전이었다고 생각한다. 구중호는 악역이지만 상해를 입히지는 않는다. 하는 행동거지가 안 좋아서 그런 거지 상해를 입히는 것이 있었다면 느낌이 달랐을 거다. 약자에게 강하고 강자에게 약하다. 일로 봤을 때 욕심을 이루기 위해 비굴해진다. 희란과 육탄전을 하기도 하고, 싸울 때 보면 트로피 던지고 요리조리 피하면서 애들처럼 싸운다. 그게 구중호가 가진 실제 모습일 수 있다. 그런 부분들이 악랄함, 비열함을 완충시킨다고 생각한다."
- 워낙 천성이 선한 배우로 알려져 있는데, 이런 역할을 정말 너무 잘 소화해서 놀라울 때가 많다. 예전에도 악역을 했지만 이번 구중호는 좀 더 생동감 있다고 해야 하나, 연기적으로 자유로워진 느낌을 받기도 했다.
"사람에게는 그런 마음이 다 있다고 생각한다. 저도 어딘가에 숨어있을 거다. 없을 수가 없다. 그런 부분을 꺼냈다. 구중호는 자기의 욕심을 뻔뻔하게 드러내는 사람이다. 다들 나쁜 놈이라고 하면서 욕하고 사무실에 있는 걸 다 깨고 나간다. 하지만 영화를 사랑하는 마음이 근간에 깊게 깔려있다고 생각한다. 다른 장르를 전문적으로 하는 것이 있듯이 이 영화를 통해 돈을 벌겠다고 하는 거다. 그 근간엔 영화를 좋아하고 관객의 충분한 해소를 위해서 만든다고 생각한다. 이것이 캐릭터를 유지하는 힘이다. 연기할 때는 그걸 확장하는 건데, 여기서 오는 재미가 제가 연기하는 이유다. 저의 스트레스를 풀어내는 공간이기도 하고 연기할 때 추구하는 재미이기도 하다."
- 그럼에도 수위 높은 대사나 행동으로 인해 힘들거나 꺼려진다거나 하는 부분이 있지는 않았나?
"저는 사람을 많이 타는 사람이다. 누군가가 잘 말해주고 응원해주면 더 열심히 하는 스타일이다. 아니라고 하면 평범하게 연기한다. 감독님, 상대 배우들과 괜찮냐며 공유하면서 가는 편이다. 비열하고 악랄한 건 대본에 다 쓰여 있다. 그리고 의상, 분장팀에서 입혀주고 만들어줘서 가면을 너무 잘 쓴 거다. 자유로웠다. 연기할 때도 재미있었다. 배우들끼리 서로 연기를 잘하게끔 만들어줬다. 확장해줬다. 감독님 디렉팅도 애매함 없이 "씹어먹고 죽여버리고 싶은 사람인데 섹시한 느낌이 있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나머지는 캐릭터의 욕심, 욕망을 극대화하려고 노력했다."
- 혹시 의상, 분장 외에 섹시를 위해 본인이 노력한 바도 있나?
"없다.(웃음) 선글라스를 쓰면 안 되냐고 묻긴 했다. 가리면 좀 나을 것 같아서.(웃음) 라이방이 잘 어울리는 느낌이 들었다. 그 당시 존 트라볼타 같은 느낌을 보이면 좋겠다는 생각은 했지만 확신을 하지는 않았다."
![배우 진선규가 넷플릭스 시리즈 '애마'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https://image.inews24.com/v1/edea71d37ac51d.jpg)
- 이번 작품이 진선규 배우에게 남긴 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섹시함? 농담이다.(하하) 흥행을 떠나서 평소 보던 것에서 변화된 모습을 좋아한다. 노멀한 성격의 드라마를 가진 역할보다 '범죄도시'나 연극할 때 늘 그런 모습을 선호했다. 필모그래피에 제가 아닌 것 같지만 "이것도 나야"라고 할 수 있는 사진이 남을 것 같다."
- 사투리를 구사하는데, 지방에서 상경해 성공 욕구가 강한 사람이라는 것을 표현하기 위한 수단으로 느껴지기도 했다.
"성공 욕구는 그 당시엔 더더욱 그럴 수 있다. 내 꿈을 펼쳐서 다 내 것으로 만들겠다는 욕망이 있을 것 같아서 사투리를 넣어보는 건 어떨까 했다. 대본에는 표준어다. 그렇게 해야 배역이 가지는 타당성이 있을 것 같았고 잘 어울리는 것 같다. 돈을 벌기 위해 하고 싶은 영화를 하고 계약이 안 끝났으니까 배우를 어떻게든 잡고 싶은 제작자의 마음을 드러낼 수 있던 때다. 그 욕심을 과시하고 힘으로 누른다. 그걸 녹여낸 것이기도 하다. 확신을 줄 수 있게 캐릭터를 만들어갔다."
- 현장이 편했던 건 다시 호흡을 맞춘 이하늬 배우의 영향도 컸을 것 같다. 이번 현장에서 좀 새롭게 느낀 부분이 있다면?
"'극한직업' 팀과는 7년 정도 됐는데 다같이 만나는 날을 정해놓을 정도로 참 끈끈하다. 만나서 연기해도 서로 이렇게 하겠다는 얘기를 할 것도 없고, 서로를 있는 그대로 봐주고 연기하다 보니 너무나 재미있다. 서로가 캐릭터로 바라보고 연기할 수 있어서 더 좋았다. 이번에 희란과 중호가 계약 건으로 주고받는 것이 많았다. "죽여버릴 거야"라며 나쁜 얘기를 하지만 티키타카가 좋았다. 주연 아니고 조연이라고 하면서 다시 계약하자고 하는 장면 컷하고 나서 기립박수가 나왔다. 스태프들이 박수를 치는데 짜릿했다. 배역으로 110% 들어가 있던 느낌이다. 진짜 존재했던 두 사람처럼 막 했다. 우리도 둘 다 동시에 "잘됐다"라고 했는데 박수가 나왔다."
- 이하늬 배우도 인터뷰에서 1열에서 직관을 했는데 박수를 치지 않을 수 없었다고 얘기했다. 진선규 배우와 연기하면서 낚시를 할 때 찌가 딱 걸리거나 제발 물이 차길 바라는 심정으로 놓아둔 물동이에 물이 가득 차는 듯한 충만한 감정을 느꼈다고 했다. 진선규 배우도 연기하며 그런 순간이 있었을 것 같은데 어땠나?
"감독님이 워낙 섬세하니까 테이크를 굉장히 많이 갔다. 풀 테이크를 찍고 기본 5~9번 간다. 그 사이 사이에 뉘앙스, 제스처 등을 바꿔본다. 테이크를 여러 번 가는 건 힘든데 변화를 주다 보면 좋아지는 걸 아는 거다. 그렇게 연습하는 순간이 많다 보니 맞아떨어지는 것이 많았다. 연기의 재미를 느꼈다."
![배우 진선규가 넷플릭스 시리즈 '애마'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https://image.inews24.com/v1/aa2e86b83cb0ac.jpg)
- 트로피 던지며 싸우는 육탄전을 3일 정도 찍었는데 B형 독감에 걸렸다고 들었다. 고열에 힘든 상황이었을 텐데 어떻게 촬영에 임했나?
"그날이 엄청 추웠는데 추위가 안 느껴질 정도였다. 그 신에서 진짜 눈이 왔다. 보통 같았으면 잠깐 접었을 수도 있는데 눈 내리는 그대로 했고 그게 다 담겼다. 제가 버틸 수 있었던 건 앞에 있는 그 사람 덕분이기도 하다. 또 늦어지고 지연이 되는 것보다는 지금 찍는 것이 좋고 고되고 힘들었는데 그걸 이겨내고 해냈을 때 더 큰 기쁨이 있다. 제도 그 신을 편집본으로 보는데 되게 아팠는데 아프지 않게 보여서 신기했다. 어떻게 해야겠다가 아니라 주변의 힘이었던 것 같다. 다 챙겨주고 바로 따뜻하게 있을 수 있는 공간 마련도 다 해주셨다."
- 트로피 던지는 장면에서 실제로 쫄기도 했나?
"계속 그랬다.(웃음) 실제로 다 던지면서 촬영했다. 안전소품이긴 했지만 트로피도 다 던지고 그걸 피하면서 했다. 한쪽에선 애들처럼 집어 던지는데, 카운트다운이 들어가고 불꽃이 터지는 장면은 시나리오도 재미있었다. 저에게는 구중호가 진짜 속에 가지고 있는 마음 같은 장면이다. 진짜 구중호 같은 느낌이다. 사실 저는 하늬와의 대화 장면보다 최 실장(이성욱 분)과의 장면이 더 비굴했다. 강자에게 정말 약한 모습을 보일 때 짜증이 나고 화가 났다. 그게 더 구중호를 부각해준다."
- 방효린, 이소이 등 신인 배우들도 많이 돋보인 작품이다. 후배들과의 작업에서 얻는 자극도 있었나?
"저는 앞으로도 좋은 연기를 하는 좋은 배우가 되고 싶다. 그래서 이렇게 어린 친구들처럼 누군가에게 감동을 주고 자극이 되는 연기를 하는 배우를 보면 배우고 얘기하고 싶다. 그들에게 좋은 선배, 좋은 배우, 좋은 꼰대이고 싶다. 같이 공유하고 같이 연기하고 싶다. 옛날의 방식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같이 사고하고 싶다. 자기가 할 것에 대해 좋은 주장, 좋은 연기를 'Do it' 하는 친구들이 멋있다. 저도 도움을 많이 얻는다."
- 좋은 꼰대는 어떤 모습이라고 생각하나?
"소속사 대표가 저에게 "너는 하얀 꼰대야"라고 한다. 꼰대가 되는 나이다. 제 생각에 새로운 걸 하려는 걸 멈춘 사람, 창작하는 걸 멈춘 사람이 꼰대에 들어가는 것 같다. 예전 것이 맞다고 주장하는 것이라고 치면, 저는 그것을 가지고 있되 창작을 같이 하고 싶다. 지금의 것과 예전의 것을 통해 앞으로 있을 것을 만들어나가려고 한다. 물론 말은 이렇게 해도 마음만 그렇다.(웃음) '좋은'이라고 붙였을 뿐 어차피 나이가 들면 꼰대가 되는 것 같다."
![배우 진선규가 넷플릭스 시리즈 '애마'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https://image.inews24.com/v1/ad4a0fab22ffc5.jpg)
- 제작발표회에서 방효린, 조현철 배우가 워낙 내향인이다 보니 선배로서 현장을 재밌게 이끌려고 하는 것이 느껴졌다. 너무 무리하는 거 아닌가 싶기도 했는데 책임감이 있었나?
"셋 다 I, 내향인이다. 셋만 있으면 조용하다. 제가 나이가 더 있고, 책임감도 있다. 제가 사람을 타다 보니 잘한다고 하면 막 더 잘한다. 그래서 저도 모르게 해야겠다는 생각에 움직이기 시작했다. 최근에 엄태구 배우의 유튜브에 현철, 효린과 출연했는데 촬영하고 나서 집에 가서 뻗어 잤다. 아무도 얘기를 안 하니까 I 성향이지만 책임감 때문에 어떻게든 해야지 하면서 했다. 우리가 내향인 테스트를 했는데 저랑 효린이가 제일 내향인이고 현철이가 더 외향인이었다."
- '극한직업'을 함께 한 공명 배우의 영화 '고백의 역사'도 넷플릭스에서 공개가 됐다. 나란히 작품이 걸리게 됐는데 서로 응원을 해주기도 했나?
"서로 응원은 엄청 한다. 경쟁도 한다. 한 주 차이로 넷플릭스에 올라간다면서 농담을 한다. 시사회에 보러 가기도 했다. 7년 정도 됐는데 변함없이, 아무 조건 없이 응원한다. 이 마음이 더 깊어진다. 명이랑은 얼마 전에 '남편들'을 같이 찍었는데 그것도 너무 좋더라. 좋은 에너지와 첫인상을 가지고 유지되었던 인연이 오래도록 깊어지고, 연기하는데 있어서 불편함, 부담 없이 얘기할 수 있고 받아들이고 서로 맞춰주는 것이 좋았다."
- 최근엔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도 넷플릭스에 공개되면서 역주행을 일으켰다. '애마'와는 전혀 다른 캐릭터를 연기한 건데 기분이 남다를 것 같다.
"저는 역주행이 처음이다. 가수들이 역주행하는 기분이 이런 거 비슷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저에게는 오래전에 공개가 됐던 작품이라 가슴 한쪽에 뒀는데, 사람들이 "'애마' 잘 봤다"라고 하다가도 "'악마음' 너무 잘 봤다"라고 하더라. 묘하게 기분이 좋다. 특히 제 작품이 두 개나 걸려 있어서 좋다."
- 좀 지난 일이긴 하지만 김남길 배우가 SBS 연기대상 후 '악마음' 팀에게 대상 턱을 냈나?
"소고기 회식을 했다. 소고기를 좀 먹다가 돼지고기로 바꿔서 먹었던 기억이 있다."
![배우 진선규가 넷플릭스 시리즈 '애마'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https://image.inews24.com/v1/0f386e1ee8ae2a.jpg)
- 극단 '공연배달서비스 간다'의 작품도 꾸준히 참여하고 있다. 최근 20주년 공연을 함께했는데 어떤 마음이었나?
"'공연배달서비스 간다'는 배달통을 들고, 돈 많이 안 드는 작은 공연을 만들어서 지방으로 가자, 공연을 못 보는 분들에게 보여드리자는 마음으로 만든 극단이다. 그 취지가 사라지지 않길 바란다. 20년이 됐는데 이제 유명해진 배우들도 있어서 초청을 해주시면 전부 다 같이 간다. 무대도 안 하다 보면 다시 할 때 무서워서 못하게 되는 경우가 생긴다. 무대에서의 감각이 좋았는데, 저의 원천은 무대에서 이뤄졌다. 그 감각을 잃고 싶지 않다. 그래서 극단에서 하는 공연을 하고, 지방공연도 한다. 그래야 우리 극단 식구들이 용돈도 받을 수 있다. 책임감이 있다."
- 최근 이희준 배우를 비롯해 김지현, 오의식, 양경원 등 '간다' 배우들이 영화, 드라마에서 큰 활약을 하고 있다. 이런 지점에서도 뿌듯한 마음이 생길 것 같다.
"뿌듯하다. 우리가 모여서 얘기했던 것이 '즐겁게 하면 다 될 거다'라고 했던 것이 이루어졌고 이뤄지고 있다. 그 마음만 놓지 않고 연기하면 좋은 배우가 될 거고 연기하는 재미를 잃지 않는 것이 행복하다고 했다. 후배들이 봤을 때 '사라졌다'라고 하는 선배가 없게, 계속 만날 수 있게 해야 후배들이 희망을 가질 수 있다. 그래서 같이 공연하면서 이런 얘기를 나누며 지낸다. 다같이 만나면 좋다. 서로 작품 하면 응원도 많이 해준다."
- 극단, 연극 얘기할 때 특히 행복해 보인다.
"저는 시동도 늦게 걸리고 연기력도 천천히 성장하는 배우라고 생각한다. 잘 해낸 건지는 모르겠는데, 20년 동안 좋은 것을 찾기 위해 연습했던 바운더리가 연극이다. 10년 좀 넘으니까 잘한다고 하더라. 나도 편하게 잘하는 바운더리가 됐다. '범죄도시'로 제가 알려진 것이 8년 정도 됐으니까 좀 더 하면 이곳도 편해질 거다. 그래서 잘 만들고 이끌어갈 수 있는 선배로 자리 잡았으면 좋겠다."
- '애마'를 아직 못 본 시청자들에게 전할 수 있는 관전 포인트를 꼽아달라.
"아내(박보경)가 '색깔이 좋다'라고 하더라. 모든 캐릭터가 가진 색깔, 보는 재미가 있다고 느낀다. 보고 싶게 만드는 힘이 있다. 우리가 지나온 시대라 "그랬었지"하는 재미가 있을 것이고, 젊은 세대는 어떻게 볼지 여러 가지 기대감이 있다, 미술도 좋고 음악도 좋다."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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