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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바느질 하듯" 연상호x박정민, 이토록 밀도있고 강렬한 '얼굴'


[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얼굴'은 1인 2역, 시각장애인 등 도전할 것이 많았던 박정민을 중심으로, 인간의 내면을 들여다 보는 동시에 아름다움과 추함의 기준은 뭘까를 계속해서 생각하게 되는 영화다. 인간의 맹목적인 믿음으로 인해 얼마나 추악해질 수 있는지를 끊임없이 그려왔던 연상호 감독의 집념과 연출력이 집약된 작품이기도 하다. 특히 연상호 감독은 "이렇게 흥행에 목마른 작품은 처음"이라고 할 정도로 '얼굴'에 대한 깊은 애정과 자신감을 표현했다.

10일 오후 서울 메가박스코엑스에서 영화 '얼굴'(감독 연상호) 언론배급시사회가 진행됐다. 연상호 감독, 배우 박정민, 권해효, 신현빈, 임성재, 한지현은 토론토국제영화제 참석으로 인해 현지시각 새벽 3시가 넘은 시간 화상으로 간담회를 진행했다.

배우 박정민, 신현빈, 임성재, 연상호 감독, 한지현, 권해효가 영화 '얼굴' 언론시사회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배우 박정민, 신현빈, 임성재, 연상호 감독, 한지현, 권해효가 영화 '얼굴' 언론시사회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얼굴'은 살아있는 기적이라 불리는 시각장애인 전각 장인 '임영규'의 아들 '임동환'이 40년 전 실종된 줄 알았던 어머니의 백골 시신 발견 후, 그 죽음 뒤의 진실을 파헤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세계 4대 영화제로 꼽히는 북미 최대 규모의 영화제인 제50회 토론토국제영화제 '스페셜 프레젠테이션' 섹션에 공식 초청되어 일찌감치 주목받았다.

박정민이 임영규의 젊은 시절과 아들 임동환을 맡아 1인 2역에 도전했다. 여기에 더해 노개런티 출연을 결정해 화제가 됐다. 권해효는 현재 임영규를, 신현빈은 임영규의 아내 정영희를 연기했다. 이들 외에 임성재, 한지현 등이 출연해 존재감을 발산했다.

'얼굴'은 연상호 감독이 '부산행' 이전부터 기획하며 꼭 만들고 싶어 했던 영화이자, 감독 특유의 날카로운 주제 의식을 담아 '태초의 연니버스'의 귀환을 예고한다. 영화는 아버지와 아들이 단 한 번도 본 적 없는 정영희의 얼굴을 둘러싼 주변 사람들의 인터뷰, 증언을 바탕으로 인간의 내면을 깊게 들여다본다.

이날 연상호 감독은 "처음 이야기를 쓰게 된 건, 성취나 성과에 집착하는 '나는 어디서 만들어졌냐'를 생각하면서다"라며 "70년대 고도성장을 이룬 한국 근대사는 '무엇을 잃어버리고 착취했느냐'로 넘어가더라"라며 "앞이 안 보이는 핸디캡을 이겨낸 임영규가 시각적인 예술을 한다. 그리고 그 반대편에 있는 정영희를 만들면서 시작됐다"라고 작품을 기획하게 된 계기를 전했다.

배우 박정민, 신현빈, 임성재, 연상호 감독, 한지현, 권해효가 영화 '얼굴' 언론시사회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연상호 감독이 영화 '얼굴' 언론시사회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또 그는 토론토의 반응에 대해 "이곳에서도 박정민은 스타이다. '토론토의 저스틴 비버'라고 임성재가 말했다"라며 "입구에 엄청나게 많은 팬이 와줘서 감동받았다"라고 전했다.

이어 "1800석 되는 극장에서 영화를 봤다. 꽉 채워져서 극장에 보는 기쁨이 되살아났다. 큰 스크린에서 이 훌륭한 배우들의 연기를 몰입해서 본다는 경험이 좋았다"라며 "프리미어를 하고 나서 GV를 하는 시간이 밤 12시 정도라 걱정을 했다. 많은 분이 가실 것 같았는데 완전히 꽉 채워져서 집에 어떻게 가시나 싶을 정도였다"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인들이 더 몰입하기 좋을 것 같아서 개인적으로 걱정했는데, 외신 기자들과 인터뷰할 때 완벽하게 영화에 대해 이해를 해서 깜짝 놀랐다"라며 "관객들도 이야기에 공감하고 몰입했다는 느낌을 받아서 굉장히 인상적인 기억과 추억이 될 것 같았다"라고 고백했다.

박정민은 "'2년 사이에 저의 인기가 한층 올라갔구나' 싶었고 토론토에서 한국 동포의 힘을 느낄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라며 "기사에 저스틴 비버가 나온다면 이걸 접할 비버 선생님께 양해의 말씀을 구한다"라고 해 웃음을 자아냈다.

연상호 감독과 인연이 깊은 박정민은 "원작 만화에 대한 호감이 컸다. 영화로 만든다고 했을 때 감독님이 오랜만에 작가의 메시지, 영화의 메시지를 관객에게 구체적으로, 묵직하게 전달할 기회라고 생각했다"라며 "배우로서 그런 작품에 참여할 때 뜻깊고 기분이 좋다. 연상호 감독님이 사회에 투덜거리는 작품을 할 때 기분 좋으므로 기꺼이 참여했다"라고 출연 이유를 밝혔다.

1인 2역을 먼저 제안했다는 그는 "이 영화의 주제와 맞는 선택이었다는 생각이 들어서 가열차게 해야겠다 싶었다"라며 "아버지 역할을 먼저 촬영했다. 그 이후에 아들 역할을 할 때 아버지를 연기하며 느낀 수치심을 아들로서 바라보는 느낌이 들었다. 이게 신기했다. 두 역할이 상호 작용을 하는 것 같아서 자연스럽게 도움이 되는 느낌을 받았다"라고 자신이 느낀 바를 전했다.

배우 박정민, 신현빈, 임성재, 연상호 감독, 한지현, 권해효가 영화 '얼굴' 언론시사회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배우 박정민이 영화 '얼굴' 언론시사회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그러면서 "마지막에 아들과 아버지의 대화 장면에서 데뷔 15년 동안 한 배우가 카메라 앞에서 끊지 않고 15분 동안 연기하는 걸 처음 봤다. 압도적이었다"라며 "권해효 선배님이 그 장면을 몰입해서 이어가는데 관객들에게 이 장면만으로도 큰 선물이 되겠더라. 다시 못 볼 광경이고, 이걸 본 제가 장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존경 어린 마음을 표현했다.

시각장애인 연기도 해야 했던 박정민은 "준비하는 과정에서는 눈이 불편하신 시각장애인 영상을 보면서 준비를 했다. 저는 시각장애인으로 살아본 적은 없지만 가족으로서는 꽤 오랜 시간 살아서 자연스럽게 되짚게 되는 행동, 패턴이 있었다"라고 말했다. 박정민의 아버지는 시각장애인이다. 그는 "그렇게 하다 보니 준비 과정도 그렇고 촬영하면서도 아버지의 삶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 계기가 됐다. 그래서 선택한 건 아니지만 일종의 선물이 되었다"라고 고백했다.

앞서 연상호 감독은 박정민은 짜증 연기에 대해 극찬을 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박정민은 "아들 연기는 고려할 게 없었던 것이 제 앞의 모든 배우가 짜증을 유발했다"라며 "저도 모르는 분노와 자연스러운 감정이 치밀어오르는 걸 느낄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젊은 아버지 시절을 연기할 때 고민이 많았는데 촬영 시작하며 결정한 건 아버지를 연기할 때 조금 더 과감해지자 였다"라며 "과거 장면은 그 누구도 보지 못한 시간이고 어쩌면 아버지의 기억 속 장면일 수 있다. 한 번도 본 적 없는 장면을 구현하는 것이고, 왜곡된 상황에서 연기하는 거라 감정 연기를 할 때 조금은 과장되어도 된다는 판단을 했다"라고 밝혔다. 또 그는 "저는 연기할 때 생각이 많은 편인데, 과감한 시도를 해보고 싶어서 저조차도 보지 못한 얼굴을 보고 싶다는 희망 사항을 가진 채 촬영했다"라고 덧붙였다.

배우 박정민, 신현빈, 임성재, 연상호 감독, 한지현, 권해효가 영화 '얼굴' 언론시사회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배우 박정민, 신현빈, 연상호 감독, 임성재, 한지현, 권해효가 영화 '얼굴' 언론시사회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현재의 임영규를 연기한 권해효는 "'반도' 촬영 때 이 만화를 받아봤다. 감독님과의 첫 작업이 '사이비'였는데 스스로 '사이비'를 만들 때 느낌이 있었다'라며 "제작 방식이 연상호 감독의 감독, 작가로서의 좋은 점을 발휘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저는 하라면 한다"라고 출연 이유를 밝혔다.

이어 "시각장애 연기를 할 때 외형을 고려한 건 없다. 15년 넘게 함께 지낸 장인어른이 시각장애인이라 익숙한 공간에서 빠른 움직임, 익숙하지 않은 공간에서의 조심스러움은 제가 옆에서 오랜 시간 보고 느낀 지점이라 어렵지 않았다"라며 "태생적으로 보이지 않는 사람으로서 시각 예술을 하는 것에서 관객들이 믿을까, 어떻게 받아들이게 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 있긴 했다"라고 언급했다.

극에서 한 번도 얼굴이 등장하지 않는 신현빈은 "이야기가 가진 힘에 끌렸다. 제 캐릭터는 배우로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설정이 아니다 보니 어려울 수 있지만 어찌보면 새로운 기회와 도전이라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다양한 마음이 있었다. 준비할 때도 두렵다, 어렵다는 마음과 함께 재미있겠다 싶기도 했다"라며 "제일 바란 건 이 사람의 얼굴이 직접적으로 보이지 않지만, 상상으로 그려갈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생각했다. 어떤 표정이지, 어떤 감정인지 느껴질 수 있을지를 많이 고민했고 표정이 아닌 부분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이런저런 시도를 했다. 새로웠고 제가 기준에 가진 생각과 달라지는, 열린 생각을 가지게 된 계기가 됐다"라고 고백했다.

사장 백주상 역의 임성재는 "'부산행'부터 '계시록'까지, 제가 느꼈을 때 감독님은 큰 망치를 들고 박력 있게 만들었다면, 이번엔 바느질하듯이 만들 것 같은 작품이겠다 싶었다"라며 "연상호의 바느질이 어떨지 궁금했고, 저도 하라고 하면 해야 해서 많은 호감을 가지고 참여했다"라고 말했다.

배우 박정민, 신현빈, 임성재, 연상호 감독, 한지현, 권해효가 영화 '얼굴' 언론시사회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배우 박정민, 연상호 감독, 임성재, 신현빈, 권해효, 한지현이 영화 '얼굴' 언론시사회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연상호 감독은 원작과의 변화에 대해 "박정민이 하기로 하고 1인 2역 아이디어가 나왔는데 이 영화에 꼭 필요한 핵심적인 아이디어라고 생각했다. 세대의 차이가 있고 영화를 보다 보면 두 명이 대적하는 느낌이 있다. 그 모든 것이 영화를 통해 표현하고 싶은 세대의 이야기 형식이라고 생각했다"라며 "그래서 대본을 수정하기 시작했고, 예산 제약이 있다 보니까 아주 압축적이고 함축적으로 만들어야 했다. 이 때문에 사진관 찾아가는 장면을 다 빼고 백주상이라는 인물이 사진을 좋아하고 폭력으로써 이용되는 설정을 넣었다. 원작과 달라진 건 정영희가 마지막까지 강인했으면 했다. 마지막 피해자이면서 저항의 흔적을 상대에게 남기는 강인한 인물로 변화되길 바랐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번 작품처럼 흥행에 목마른 영화는 처음이다. 예산이 적다 보니 손익분기점도 낮다"라며 "배우, 스태프들 모두 많이 도와주셨는데 많이 가져가셨으면 좋겠다. 좋은 의미에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흥행이 되면 좋겠다. 이렇게 간절한 적이 없다"라고 솔직한 마음을 털어놨다.

이에 박정민도 "배우들과 스태프들이 도와주셨기 때문에 흥행이 되었으면 하는 건 저도 마찬가지다"라며 "관객들이 이 영화를 체험하고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는 장이 열리면 좋겠다. 지분이나 러닝 개런티 개념이 아니라 많은 분이 이 시대에서 해볼 법한 이야기를 다루는 이 영화를 보시면 그걸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한다"라는 바람을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잘 되면 어느 정도 받겠다"라고 덧붙여 웃음을 안겼다.

'얼굴'은 오는 9월 11일 개봉된다.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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