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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日 천만 영화 '국보'에 담은 예술혼, 감동과 여운의 대서사시


[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일본에서 '천만 영화'에 오른 영화 '국보' 이상일 감독이 한국을 찾아 작품에 담은 메시지를 전했다. 가부키를 소재로 예술에 대한 열정과 혼을 담아낸 '국보'가 일본을 넘어 한국에서도 큰 사랑을 받을 수 있을지 기대가 쏠린다.

13일 오후 서울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국보'(감독 이상일) 언론시사회와 이상일 감독 내한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일본 천만영화 '국보'를 연출한 재일 한국인 이상일 감독이 13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국보' 언론시사 후 내한 기자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일본 천만영화 '국보'를 연출한 재일 한국인 이상일 감독이 13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국보' 언론시사 후 내한 기자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영화 '국보'는 국보의 경지에 오르기 위해 서로를 뛰어넘어야만 했던 두 남자의 일생일대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재일 한국인 이상일 감독의 연출작이다. 일본 작가 요시다 슈이치(1968∼)가 2018년 발표해 100만부 이상 판매된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일본 개봉 102일 만에 누적 관객 수 1천만 명을 돌파하며 흥행 164억 엔(한화 약 1,544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일본 실사 영화 역사상 두 번째 천만 영화로, 올해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에 이어 최고 흥행 기록을 달성하는 대기록을 세웠다.

더불어 일본 영화 대표로 아카데미에 출품했으며 지난 칸 영화제 및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 전세계와 대한민국에서 큰 호평을 받았다.

이상일 감독은 "부산국제영화제 때는 그 열기와 열광 속에서 분위기를 맛보았다"라며 "개봉을 앞두고 긴장이 된다. 한국 관객들이 어떻게 받아들이고, 우리가 어떻게 전달을 해야 할지 진지하게 생각하게 되는 날이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또 그는 천만 영화에 오른 것에 대해 "저 스스로도 굉장히 놀라운 결과, 숫자를 냈다고 생각한다. 현재 1위를 목전에 두고 있고 일본에서 계속 상영이 되고 있다. 곧 높은 결과를 전할 수 있을 것 같다"라며 "일본 개봉 첫 주부터 5주 차까지 관객수가 계속 증가해서 그 열기를 실감했다"라고 전했다.

이어 "젊은 층은 SNS를 하기 때문에 많은 정보를 전달했고, 나이대가 많은 분들은 입소문을 통해 많이 전달됐다. 놀라고 기쁘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봉준호 감독과의 대담 등 내한 기간 많은 홍보 일정을 소화한 이상일 감독은 "마사지 받으러 가고 싶다"라는 바람을 전해 웃음을 자아냈다.

일본 천만영화 '국보'를 연출한 재일 한국인 이상일 감독이 13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국보' 언론시사 후 내한 기자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일본 천만영화 '국보'를 연출한 재일 한국인 이상일 감독이 13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국보' 언론시사 후 내한 기자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가부키를 조명한 그는 "제 뿌리는 한국에 있고 한국인이다. 일본에서 나고 자라서 일본 문화에 영향을 많이 받았다"라며 "가부키는 일본 전통 예능이다. 거부감은 없었고 관심을 가지기 힘들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또 "'악인'이라는 영화를 찍은 후 '온나가타'(가부키에서 여성 역할을 연기하는 남성 배우) 실존 배우에 관심을 가졌다. 실존 배우를 모델로 해서 만들고 싶었다"라며 "굉장히 아름답게 보이기도 하고, 남성이 여성을 연기한다는 것이 관점에 따라 다르겠지만, 50~60년 동안 예술을 위해 갈고 닦으며 독특함, 신비함의 실루엣이 어떻게 나오는지 알아내고 싶다는 생각이었다"라고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를 밝혔다.

그는 "가부키를 하는 배우들, 그들을 지지하고 보살펴주는 가족의 휴먼에 무게를 뒀다. 가부키뿐만 아니라 다양한 예술에 인생을 걸고 실력을 갈고닦는다"라며 "무대에서 빛을 받고 있지만 그걸 수반하는 그림자가 짙고 넓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 그림자를 짊어지고 예술을 통해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의 방식은 어떤 곳이든 보편적으로 흥미를 느끼는 것이라 믿고 있다"라고 전 세계 관객들의 공감을 얻는 이유를 전했다.

앞서 '국보'는 부산국제영화제에 공식 초청되어 국내 관객을 먼저 만났다. 그는 "부산에서 오픈토크를 했는데 쿠로카와 소야 배우도 함께 했다. 당연히 어리기 때문에 긴장하기도 했는데 그 모습 자체가 앳되고 순수했다"라며 "질문을 받았을 때 대답하기 전에 저의 얼굴을 보며 도움을 청했다. 현장에서와 비슷하다고 느꼈다. 연기하기 전에 질문이 있거나 하면 늘 그런 식으로 저의 얼굴을 빤히 바라봤다. 그 기억이 떠올랐다"라고 회상했다.

일본 천만영화 '국보'를 연출한 재일 한국인 이상일 감독이 13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국보' 언론시사 후 내한 기자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국보' 스틸컷 [사진=NEW]

가부키를 연기하는 배우의 일생을 조명하는 작품이기 때문에 배우들의 연기가 무엇보다 중요했다. 그는 "가부키 연기가 높은 허들이고 어려운 일이었다. 주연 두 명뿐만 아니라 모두가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이해하고 스타트를 했다. 그들은 가부키 배우들과 가부키에 경의를 품고 있다"라며 "극에서 리얼한 존재감을 표현하지 못한다면 붕괴된다고 생각했다. 그들에게 중압감을 주는 것보다는 그들 자신이 그 자체와 싸워야 했다"라고 전했다.

이어 "배우들은 필사적으로 가부키 연습을 했다. 현장에 왔을 때 잘 연기하기 위해 1년 이상 열심히 준비했지만, 가부키만 잘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얘기했다"라며 내면을 표현하는 것이 중요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가부키 배우들의 드라마를 보여주고 싶었다. 무대에서는 어떤 풍경이 보이는지 보여주고 싶었다"라며 "그들이 품고 있는 감정, 중압감, 무대에 오른 기쁨 등 다양한 내면을 보여주고 싶어서 클로즈업을 사용했다"라고 설명했다.

"5~6년 전부터 기획했다"라고 말한 그는 "이 역할은 요시자와 료밖에 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연기가 뛰어나다. 그 레벨을 넘어서서 키쿠오와 요시자와 료 모두 가지고 있는 텅 빈 느낌이 있다. 마음도, 몸에도 투명하면서도 텅 빈 무언가, 큰 구멍이 뚫린 느낌이었다"라며 "요시자와 료는 외형도 굉장히 아름답다. 연기하지 않고 가만히 있을 때는 도자기 인형 같은 느낌이 있다. 연기하면 인형이 살아나서 인간이 된 느낌이다. 특수한 분위기가 있었다. 요시자와 료가 아니면 안 된다고 생각해서 일찍 캐스팅을 했다"라고 요시자와 료를 극찬했다.

또 "요코하마 류세이는 '유랑의 달'에서 같이 작업했다. 요시자와 료와 대조적으로 열의를 밖으로 드러내려 한다"라며 "요코하마 류세이는 중학생 때 가라테 챔피언이다. 집중적으로 추구해서 해내는 집요함이 있었다. 어려운 일을 맡겼을 때 열심히 해서 해낼 것이라고 생각해서 캐스팅을 했다"라고 밝혔다.

일본 천만영화 '국보'를 연출한 재일 한국인 이상일 감독이 13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국보' 언론시사 후 내한 기자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국보' 스틸컷 [사진=NEW]

"눈과 피를 중시했다"라는 그는 "눈은 흰색이고 피는 붉은 색이다. 눈은 죽음에 대한 부분이 있다. 흰색이 모든 것을 뒤덮어서 아무것도 없는 상태로 만든다고 생각했고, 붉은색은 생명이 깃든 색이다. 처음에 흰색이 얼굴을 완전히 뒤덮는데 투명하게 완전히 비운다는 의미다. 거기에 붉은색을 더해간다"라고 전했다.

이어 "키쿠오가 떨려서 화장이 안 될 때 슌스케가 와서 키쿠오의 화장을 도와준다. 빨갛게 화장해준다"라며 "키쿠오가 피를 마시고 싶다고 하고 난 뒤 슌스케가 피를 나눠주는 것처럼 화장을 해주는 식의 연출을 넣었다"라고 부연했다.

이상일 감독은 최근에 본 한국 콘텐츠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개봉 후 시간이 없어서 많은 것을 보진 못했는데 '유랑의 달'에서 같이 작업한 홍경표 감독님의 '하얼빈'을 극장에서 봤다. 그 작품을 통해 영상의 힘을 느끼고 감명받았다"라며 "또 넷플릭스에서 '승부'를 보고 이병헌 배우의 훌륭함을 많이 느꼈다"라고 고백했다.

또 그는 "제가 '파친코2' 연출로도 참여했다. 한국 배우 중 김민하, 이민호 배우가 기억에 남는다. 처음으로 해외 배우와 함께했는데 한국 배우들 덕분에 잘할 수 있었다"라며 "신선했고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다. 사고방식도 확고하고 연기론도 확실하고 기초가 탄탄하다고 느꼈다. 소통이 원활했다"라고 칭찬했다. 그러면서 "윤여정 배우님이 처음엔 너무 무서웠다. 함께 일하다 보니 신뢰 관계가 되어서 기뻤다"라고 덧붙였다.

'국보'는 오는 11월 19일 개봉된다.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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