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정지원 기자] 김창완 밴드가 지금 이 시간의 아름다움을 노래하는 '세븐티'를 통해 10년만에 신곡 기지개를 켠다.
27일 서울 종로구 팡타개라지에서 김창완밴드 새 싱글 'Seventy'(세븐티)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가수 김창완이 27일 서울 종로구 팡타개러지에서 열린 김창완밴드 싱글 'Seventy' 발매 기자간담회에서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https://image.inews24.com/v1/631870339a0c02.jpg)
김창완밴드 새 싱글 '세븐티'는 올해 72세 김창완이 깨달은 삶의 진리를 담고 있다. 유한한 삶의 가장 단순한 진리는 결국 사랑과 용서이며, 인생이란 무언가로 가득한 긴 여정이 아니라 늘 다니던 길에 흩뿌려진 평범한 시간과 일상의 종합이라는 내용을 노래한다.
김창완은 10년만의 신곡 소감에 대해 "우리는 1년 내내 붙어있어서 10년 만이라는 건 여태까지 게을렀다는 말"이라 너스레를 떨며 웃음을 전했다.
김창완은 이번 신곡에 대해 "제목을 '칠십'이라 할까 '일흔살'이라 할까 고민하다가 너무 노인네 얘기 아닌가 싶어서 '세븐티'로 짓게 됐다. 세월에 관한 노래"라고 밝혔다.
'세븐티'와 '청춘'을 잇따라 부른 김창완은 "최근에 참 예쁜 말을 들었다. 막내딸이 우리 엄마한테 언니가 참 부럽다고 했단다. '뭐가 그렇게 부럽니' 했더니 '이렇게 좋은 엄마를 9년이나 일찍 만났으니 얼마나 부럽냐'고 말했다더라. 이렇게 예쁜 말 들어본 적 없어서 너무 놀랐다"고 최근 에피소드를 전했다.
이어 김창완은 "'세븐티'가 몇십 년 동생인 '청춘'을 부러워할까 생각했다. 그러면서 얼마 전까지도 그런 감상이 없었는데, 나도 내 '청춘'이라는 노래가 굉장히 고맙게 느껴지더라. 45년 전에 내게 와줘서 참 고맙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김창완은 '세븐티'에 대해 "노인의 회한으로 받아들여질까 걱정했다. 그런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청춘의 시간들이 지금의 이 시간이 얼마나 아름답고 소중한 지 강조하고 싶었다. 각자의 시간을 깨닫는 곡을 만들고 싶었다. '세븐티'라는 숫자에 연연할 필요 없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청춘'을 쓸 때와 '세븐티'를 쓴 현재의 시간관을 비교해 달라는 질문도 이어졌다. 김창완은 "'청춘' 쓸 때는 참 귀여웠다. '언젠간 가겠지' 하하. 어처구니가 없다. 그 다음에 시간이 버무려진 터라 시간관이 조금씩 변하게 됐다. 가는 청춘이 아쉬워 질 것이라는 발상은 풋내나지만 귀엽다. 지금은 그런 생각 하지 않는다. '세븐티'와 '백일홍', '청춘'의 시간관은 많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신곡 '사랑해'의 작곡 비화도 공개됐다. 김창완은 "과거 지드래곤과 같은 무대에서 공연을 했었다. 요즘엔 무슨 떼창이 그렇게 많냐. 우리 노래는 떼창이 없다. 우리가 떼창을 유도하는 밴드도 아니다. 그래서 '떼창 곡 하나 만들고 싶다' 하다가 '다같이 사랑해 하면 얼마나 행복할까' 싶었다. 그렇게 속 시원하게 떼창하겠다는 마음으로 우겨서 만든 노래다. 가사도 아무 것도 아니다. 할아버지가 떼창 하라 하면 떼창할까 싶다. 나도 어떨지 궁금하다"고 답했다.
![가수 김창완이 27일 서울 종로구 팡타개러지에서 열린 김창완밴드 싱글 'Seventy' 발매 기자간담회에서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https://image.inews24.com/v1/eec605c8299f9e.jpg)
데뷔 후 49년이라는 활동 기간 내내 어린 아이에게 관심을 갖고 노래를 만드는 이유에 대한 솔직한 생각도 전했다. 김창완은 "시간을 경험하면서 시간에 대한 관념과 시각이 생긴다. 그런 착각으로부터 벗어나고 싶다. 냉정하기 그지없는 시간과는 괴리감이 많다. 피 끓었던 청춘의 시간, 내가 임종을 맞을 시간은 다를 게 하나 없다. 그 시간이 똑같을 거라 생각한다. 누구에게나 공평하다. 그래서 어린 아이의 시간을 많이 말씀드린다. 그 시간이 우리에게 똑같이 있기 때문이다. 동요나 어린이 이야기를 들으면서, 어른으로서 얼마나 편견에 사로잡혀 사는지 단 몇 마디로 깨우치게 된다. 우리가 다들 그런 시간에 살길 바란다. 어린 시간에 살았던 그 시간을 지금 살아갔으면 한다"고 밝혔다.
김창완은 내년 데뷔 50주년을 맞는 소감에 대해 "50주년이라는 건 상당히 비극적인 역사를 내포하고 있는 일이다.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 막내가 세상을 떠났을 때 '산울림은 끝났다'고 선언했기 때문에, 산울림 50주년에 대해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 대신 산울림의 음악 정신을 충분히 갖고 있는 우리 밴드가 유업을 이어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창완은 자신의 노래로 위로 받는 리스너들이 많다는 얘기에 "'위로'라는 말이 현대인의 화두가 됐다. 현대인들이 강박적으로 생각하는 쫓기는 시간관에서 비롯되는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또 김창완은 "얼마 전에 '내 곡이 위로가 됐어요' 하면 어떤 심정이길래 노래 한 자락, 이 바람결 같은 게 위로가 됐을까 싶다. 나는 나 스스로 위로 받아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안 하는 편이다. 아주 어린 나이에 맏이로서 해야 할 일이 있었고, 위로 받기 보다는 위로하려고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싱어송라이터로서 가장 중요한 순간을 꼽아 달라는 질문을 받은 김창완은 "작곡이든 뭐든 가장 많이 하는 건 나를 둘러싼 나에 대한 허울과 편견을 걷어내는 것이다. 침잠, 가라앉히는 걸 가장 먼저 한다. 많은 예술가가 얘기하는 것처럼 영감에 대해 별로 기대하지 않는다. 누가 나를 관찰한다면 동물처럼 보일 것이다. 매일 매일 루틴을 반복한다. 그 반복에서 벗어나는 순간 곡이 써지기도 하고 그림이 그려지기도 한다"고 답했다.
![가수 김창완이 27일 서울 종로구 팡타개러지에서 열린 김창완밴드 싱글 'Seventy' 발매 기자간담회에서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https://image.inews24.com/v1/0df2b662355b19.jpg)
김창완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기 무력감을 느꼈으나 음악으로 이겨낸 만큼, 다시 음악을 하는 현재의 마음이 소중하다고 밝히기도. 김창완은 "내가 요즘 얼마나 무력한가 라는 걸 느꼈던 시절이 있다. 코로나19 시절에 절실히 느꼈다. '예술이 뭐 있어?' 사람들은 여기 저기서 앓다가 격리돼 있고. 사회가 아니라 개개인이 다 격리된 시절을 겪고 나니까 무력감에 빠졌다. 그 때 나를 건져내 준 것이 또 음악이다. 그 때부터 공연도 더 열심히 하고 다시 음악을 열심히 만들었다. 꾸준히 노력을 하고 있다. 그러다가 10년 만에 다시 찾아뵙게 됐다. 올해 또 공연을 해나가면서 무대를 통해 나 또한 다시 배우고 승화시키고 해 나가겠다. 내 음악 방향도 '사랑과 평화'다"고 밝혔다.
연예계 데뷔 49년째, 아직도 열정적으로 활동하는 김창완의 원동력은 무엇일까. 그는 "유목민은 같은 곳에 잠자리를 펴지 않는다는 얘기가 유명하다. 나 역시 어제의 나에 안주하지 않는다. 산울림이 나의 모태인 건 틀림 없지만 거기에 앉아있지 않는다는 의미다. 50주년도 의미 있지만, 49년도 의미가 있고 51년도 의미가 있다. 경중을 따지고 싶지 않다"고 감상을 전했다.
밴드 음악, 록 음악이 국내 음악 시장 메인 스트림에 오른 것에 대해서는 좋지만 큰 의미는 없다고 솔직하게 답했다. 김창완은 "창피한 얘기지만 그런 정보에 대해 잘 모른다. 조금이라도 뭘 알면 말씀을 드리겠는데. 밴드가 얼마나 활성화 됐는지 난 모르겠다. 하지만 좋은 소식인 것 같다. 그러나 밴드를 장르로 생각한다면 단호하게 반대할 것 같다. 록은 음악 장르가 아닌 태도라는 유명한 말이 있다. 그렇다면 음악 신에서 록을 장르가 아닌 태도로 받아들이고 있는가, 그렇다면 좋겠지. 하지만 포크, 발라드, 트로트처럼 '록 장르'가 조명을 받고 있는 거라면 그건 별 의미 없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낭만과 염세를 담은 김창완 특유의 삶을 관조하는 태도에 대해서는 "음악이 나를 반영하는 것일 수 있다. 음악이라는 것 자체는 내 해방구일 수 있고, 내가 달아났을 수도 있다. 그것이 나의 출발점인지 목표점인지는 불분명하다. 어떤 음악으로부터는 달아났고, 어떤 음악을 향해서는 가고 있다"고 말했다.
김창완밴드는 이번 싱글 발매와 함께 전국 투어 '하루'의 막을 올린다. 2월 7일 서울 연세대학교 대강당에서 시작되는 '하루'는 이후 강릉 밀양 용인 익산 광주 김해 등에서 관객을 만난다.
한편 김창완밴드의 '세븐티'는 27일 각 음원 사이트에서 감상 가능하다.
/정지원 기자(jeewonjeo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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