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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人] 박보영 "금괴 돌려줄 것 같다고?⋯첫 스릴러 도전 상상 안됐다"


'골드랜드'서 1500억 금괴 손에 넣은 희주 역 소화
"백상 수상, 데뷔 20주년에 받은 선물⋯나아갈 힘 됐다"

[조이뉴스24 이미영 기자] "제가 1500억 금괴를 돌려줄 것 같다고⋯저도 상상이 안 됐어요."

작고 가녀린 체구로 거친 몸싸움을 하고, 살벌하게 총을 겨눈다. 눈빛엔 욕망이 가득하다. 우리가 상상하지 못했던 박보영이 '골드랜드'에 있었다. 이질감 없이 캐릭터에 스며들고, 흑화 된 그녀는 묘한 쾌감을 선사한다. 박보영의 필모그래피에, 또 하나의 인생캐가 더해졌다.

'골드랜드'에 출연한 배우 박보영이 인터뷰에 앞서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BH엔터테인먼트]
'골드랜드'에 출연한 배우 박보영이 인터뷰에 앞서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BH엔터테인먼트]

박보영이 지난 28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갖고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골드랜드'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놨다.

'골드랜드'는 밀수 조직의 1500억 금괴를 손에 넣은 희주(박보영 분)가 탐욕과 배신이 뒤엉킨 아수라장 속에서 금을 독차지하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금빛 욕망 생존 스릴러다.

첫 범죄 장르에 도전한 박보영은 욕망에 눈을 뜬 여자 김희주를 맡았다. 희주는 불행한 과거에서 벗어나 인생을 뒤바꿀 일확천금의 기회를 손에 쥔 인물로, 선을 지키려던 인물이 스스로 그 선을 넘으며 욕망의 얼굴을 보여줬다. 밝고 러블리한 이미지로 사랑받았던 '뽀블리' 박보영의 연기 중 가장 파격에 가까운 인물이다. 박보영 스스로도 "상상이 안 됐다"고 했다.

"항상 안해봤던 역할을 하는 것은 꿈이고, 다양한 장르를 많이 해보고 싶은 욕심이 있어요. 처음에 대본을 봤을 때 희주를 보며 의문이 들었어요. 지금까지는 제가 하는 역할의 대사나 톤이 살짝 보이거나 들리거나 머릿속에 있어야 하는데 '골드랜드' 희주를 연기하는 저는, 저조차 상상이 안갔거든요. 어떤 모습을 보고 제게 대본을 줬을까 싶었어요."

김성훈 감독은 그 의외성에 주목했고, 박보영을 설득했다.

"범죄 스릴러라는 장르에서 여자 캐릭터가 중심이 된다는 것이 흔치 않기 때문에 기회가 왔을때 욕심을 내보고 싶었어요. 감독님과 미팅을 했을 당시에, '박보영을 보면 금괴를 돌려줄 것 같은 이미지'라고 했어요. '욕심을 낼 것 같지 않은 사람이, 누구에게나 있는 욕망에 눈을 떠서 가지려는 모습을 보면 다른 의미의 감정을 선사해주지 않을까' 라는 말씀이 큰 설득이 됐어요. 그래서 용기를 낼 수 있었어요."

박보영은 희주의 욕망도 궁금했다. 박보영은 "제가 모든 사람들 앞에서 하는 인터뷰에선 '1500억 금괴를 당연히 돌려드리겠다'고 하겠지만, 스스로 머릿속에서만 생각하면 욕심이 날 것 같다"며 "그래서 희주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있었다. 돌려줄 것 같다고 생각하는 이미지에, '아니에요. 저 욕심을 낼 수도 있어요' 보여주고 싶었다"고 웃었다.

'골드랜드'에 출연한 배우 박보영이 인터뷰에 앞서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BH엔터테인먼트]
배우 박보영이 디즈니+ 시리즈 '골드랜드'에서 열연하고 있다.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

박보영은 욕망으로 인해 점점 피폐해져 가는 희주의 모습을 표현하기 위해 체중을 3kg 감량하고, 민낯에 가까운 메이크업을 했다. 총격 액션과 거침없는 몸싸움까지 소화했다.

"총이 그렇게 무거운지 몰랐어요(웃음). (김)성철 배우가 대사를 길게 하는 장면이 있는데, 뭐라고 하는지 안 들리고 손이 점점 내려가더라고요. 다른 사람들은 이 무거운 총을 들고 어떻게 액션까지 하나 싶더라고요. 다행히 희주가 총을 잘 쏘는 것이 아니고 처음 총을 쥐어보는 인물이라 너무 다행이었죠. 몸싸움도 합을 잘 짜서 하는 멋진 액션이 아니라, 살아남기 위해 처절하게 하는 거였어요. 이번엔 잘 맞는 법을 많이 배웠어요. 저는 때리는 것보다 맞는 것이 편하더라고요."

그는 "먼지 구덩이에서 구르고 피도 흘리고 땀도 쏟는다. 저의 피땀눈물이 있는데, 재미있었다"며 "기회가 되면 처음보다 재미있게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첫 장르물 도전을 마친 소감을 이야기 했다.

'골드랜드'에 출연한 배우 박보영이 인터뷰에 앞서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BH엔터테인먼트]
배우 박보영, 김희원, 김성철이 디즈니+ '골드랜드'에서 열연하고 있다.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금괴를 두고 추격전을 이어가던 인물들은, 끝내 욕망의 대가를 마주하는 파국적 결말을 맞았다. 희주는 1500억 금괴의 최종 주인이 됐다. 금괴를 둘러싼 욕망과 관계가 한꺼번에 폭발했고, 그 금괴를 쫓던 인물들이 무엇을 잃었는지에 초점을 맞추며 여운을 남겼다.

"행복한 느낌은 아니었어요. 희주가 와이너리를 운영하며 살게 된잖아요. '앞으로 남은 것들을 잘 쓰면서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 의문이 들었어요. 마침표를 찍으면서도 찝찝한 느낌이 들었죠."

금괴를 쫓는 인물들 중 희주는 사실상 최약체에 가깝다. 희주는 어떻게 금괴의 주인이 될 수 있었던 걸까.

"희주라는 캐릭터는 지옥 같은 과거 어린 시절에 벗어나고 싶었던 인물이에요. 전당사와 엄마를 엄마라고 부르지 못하는 환경이 컸어요. '돈이 있으면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지만 하기 싫은걸 하지 않아도 된다'고 하는 부분이 있어요. 막상 가져도 되는 것이 눈앞에 있으면 흔들리지 않을 사람이 있을까요. 도망을 치면 칠수록 이미 늪처럼 빠져들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생겼어요. 끝까지 가야 된다고 생각하고 했던 것 같고, '엄마도 아프고 요만큼만 있으면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은 마음'들이더 커져서 욕심을 낸 것 같아요."

시즌2에 대한 떡밥도 던졌다. 프랑스의 한 마을에서 평화롭게 지내는 희주와 우기(김성철 분)의 재회가 그려진 가운데 골드랜드 안회장과 거래를 했던 캄보디아 조직원 청강(김민)이 희주를 쫓아온 모습이 그려진 것. 금괴를 둘러싼 쟁탈전이 계속 될 것인지 열린 결말을 맞으면서 시즌2에 대한 궁금증을 높였다.

"우기와 얼굴을 마주하는 것은 한국에서 헤어지고 그 때가 처음인 것 같아요. 문자와 택배로 연락을 주고 받아도 희주가 어떻게 사는지 우기는 처음으로 본다고 생각했어요. 우기가 약속을 하지 않고 찾아온 느낌이 좀 더 컸던 것 같아요. 청강은 불청객이죠. 저희끼리도 작가님이'시즌2를 생각하는 것 아닌가' 했어요. 원래는 청강이 찾아오면서 '찾았다'라는 대사가 있었어요. 이야기를 열어놓은 것을 지나 다음 회차를 기대하게 만든 것 같아요."

'골드랜드'에 출연한 배우 박보영이 인터뷰에 앞서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BH엔터테인먼트]
'골드랜드'에 출연한 배우 박보영이 인터뷰에 앞서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BH엔터테인먼트]

드라마에서 박보영은 다양한 배우들과 호흡을 선보인다. 욕망 앞에 솔직한 남자 우기, 희주를 위험에 내모는 연인 이도경(이현욱 분), 욕망에 담보 잡힌 김진만(김희원 분), 그리고 금괴와 자신을 쫓는 박이사(이광수 분)까지 다채로운 관계를 맺는다. 박보영은 "첫 장르물을 하면서 무섭고 걱정을 했다. 같이 하는 분들이 잘하는 분들이라 이야기를 많이 하면서 그 책임감을 나눠가졌다"고 말했다.

김성철이 연기한 우기는 희주와 동맹을 맺었지만 속내를 알 수 없는 통통 튀는 존재로, 그를 시종일관 '누나'라고 부르며 곁을 지킨다. 흥미로운 관계성은 막판까지 극에 몰입하게 만든 요소다.

"(감독님이) 우기와 희주의 관계를 한 단어로 정의하고 싶지 않다고 했어요. 시청자들이 봤을 때도 '우기가 희주에게 갖는 마음이 뭘까' '배신일까, 희주의 사람일까'를 끝까지 가지고 가야 해요. 우기의 마음은 (김)성철이가 잘 알겠지만, 가족 같은 마음이 섞여있지 않을까. 방송으로 볼 때 저는 사랑이라고 생각했어요. 너무 희생하잖아요."

김희원, 이광수는 카메라 밖에서도 친한 배우들이다.

극중 이광수에게 쫓겼던 박보영은 "솔직하게 말하는 사이라, 뒷부분에서 '액션을 할때 더 세게 해도 된다'고 편하게 이야기 했다"라며 "이광수는 볼 때마다 섬뜩했다. 박이사 캐릭터에 분장을 하니깐 실제보다 더 큰 느낌, 키가 2미터 되는 느낌이다. 다만 워낙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다보니 시선이 익숙해서 조금은 덜 겁먹었던 것 같다"고 웃었다.

김희원은 전작 '조명가게'에서 감독과 배우로 만났던 인연이 있던 만큼, 따스한 조언을 해주는 든든한 존재였다. 박보영은 "김희원 선배님은 전작 감독님으로 만나서 그런지 자신감도 많이 심어주고, 연기를 했을 때 어떤 부분이 좋았다고 피드백을 줬다. 다른 느낌의 아빠 같은 느낌이었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골드랜드'에 출연한 배우 박보영이 인터뷰에 앞서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BH엔터테인먼트]
'골드랜드'에 출연한 배우 박보영이 인터뷰에 앞서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BH엔터테인먼트]

또 하나의 도전을 성공적으로 마친 박보영은 올해로 데뷔 20주년을 맞았다. 2006년 EBS 드라마 '비밀의 교정'으로 데뷔해 '과속 스캔들' '오 나의 귀신님' '너의결혼식' '콘크리트 유토피아' '정신병원에도 아침이 와요' '조명가게' '미지의 서울' 등 필모그래피를 빼곡히 채우는 작품 활동을 해왔다.

지난해 공개한 드라마 '미지의 서울'을 통해 백상예술대상 방송 부문 여자 최우수상은 '20주년 선물' 같았다고 했다.

"원래 상 자체에 큰 의미를 두는 편은 아니었어요. 백상은 워낙 큰 시상식이라 후보에 오른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었거든요. 마침 데뷔 20주년이기도 해서 팬분들께 좋은 선물이 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스스로에게 엄청난 자신감을 갖는 스타일은 아니었는데, 이번을 계기로 앞으로 나아갈 힘을 얻은 것 같아요."

현재 20주년 사진전도 진행 중이다. 첫날 전시회를 찾았다는 박보영은 지난 작품들 속 자신을 보며 "열심히 살았다"고 돌이켰다.

"1층에는 지금의 제 얼굴이 있고 2층에는 지금까지 했던 대본들과 영상이 나와요. 영상에 EBS 청소년 드라마 아랑이부터 지금까지 거쳐온 많은 작품들까지, 애기 때의 얼굴부터 조금씩 성장해가는 모습, 성숙해져가는 모습이 있었어요. 밝은 것도 하고 괴물도 되었죠. '나 부지런히 열심히 살았구나' 싶었어요."

"앞으로도 이 뒤를 어떻게 얼마나 채워야 할지 생각도 했어요. 예전에는 막막한 것이 많았다면 이젠 기대가 되는 것이 더 많은 것 같아요. 욕심도 생기고 오래 했으면 좋겠어요. 지금 저의 20주년이 제 인생의 어느 부분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중간 어디쯤이라고 생각하고 앞으로 나아가고 싶어요."

/이미영 기자(mycuzm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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