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여전히 말이 짧아서 곧바로 구체적인 설명을 요청해야 하지만, 그래도 인터뷰 스킬이 많이 늘고 여유도 생겼다고 느껴진다. 농담도 자연스럽게 섞을 줄 안다. 여전히 타격감이 좋아서 대화를 나누는 재미가 크다. 낯가리고 말이 없어도, 이렇게 매력적인 사람이라니. 연기 잘하는 건 기본이고 보면 볼수록, 알면 알수록 푹 빠져들게 되는 배우 엄태구다.
오는 6월 3일 개봉되는 '와일드 씽'(감독 손재곤)은 한때 가요계를 휩쓸었지만 예기치 못한 사건에 휘말려 하루아침에 해체된 3인조 혼성 댄스 그룹 '트라이앵글'이 20년 만에 찾아온 재기의 기회를 잡기 위해 무모한 도전을 벌이는 코미디 영화다. 엄태구는 구상구 역을 맡아 강동원, 박지현과 트라이앵글 멤버로 활약했다.
![배우 엄태구가 영화 '와일드 씽'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https://image.inews24.com/v1/e3244407523ac0.jpg)
상구는 정통 힙합 전사를 꿈꿔왔으나 현실은 고작 한두 마디 파트가 전부였던 트라이앵글의 막내이자 메인 래퍼다. 활동 내내 지독한 3인자 콤플렉스에 시달렸고, 그룹 해체 후엔 솔로 앨범과 화보집을 쏟아냈지만 형편없는 실력으로 빚더미에 앉았다. 보험 설계사로 근근이 버티던 그는 다시 뭉치자는 현우(강동원 분)의 제안에 야심을 품고 합류한다.
엄태구는 '파워 내향인'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파격 변신을 감행해 놀라움과 재미를 동시에 안긴다. 엄태구가 나왔다하면 웃음이 빵빵 터진다. 그만큼 엄태구의 연기 열정이 대단했다는 의미다. 엄태구 역시 웃음을 주고 싶다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했다고 밝혔다. 다음은 엄태구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 극에 나온 화보 촬영은 어땠나?
"부끄럽고 민망했다. 테스트 촬영할 때 장소가 없어서 입구에서 침대 놓고 그냥 찍었다. 엉덩이는 CG였다. 제안했다면 고민했을 테지만 그런 요구가 없었다. 편집하는 과정에서 재미를 위해 엉덩이를 CG로 하셨다. 괜찮냐고 물어보시길래 괜찮다고 했다."
- 주변에서의 반응은 어땠나?
"형(엄태화 감독)은 영화 재미있다고 했다. 대본 처음 봤을 때 발라드 가수가 제일 재미있어서 하고 싶었다. 그런데 어머니가 영화를 보고 "너는 상구가 어울린다"는 얘기를 해주셨던 것이 기억이 난다. "너는 상구 했어야 해" 그런 느낌의 말이었다. 영화가 재미있다는 말을 더 많이 들었다."
![배우 엄태구가 영화 '와일드 씽'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https://image.inews24.com/v1/b8966f8e1d5b9b.jpg)
- 상구가 투영된 부분이 있나?
"'낙원의 밤', '판소리 복서'도 제가 했기 때문에 비슷한 것이 있는데, 상구도 그렇다. 상구는 제 입으로 말하기 조심스럽지만, 캐릭터를 맡으면 열정은 좀 있는 것 같다. 어떻게 하면 잘 표현할 수 있을지에 대한 것은 있다."
- 무대가 그립기도 하나?
"무대가 그립다기보다, 저는 어떤 역할 하고 싶냐고 물어봤을 때 대답한 적이 한 번도 없다. 오늘 든 생각인데, 되게 하고 싶은 역할이 생겼다. 로커다. 코미디 말고 진지한 로커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랩을 배운 것처럼 록도 배울 수 있다. 랩 배운 과정이 힘들지만 재미있었던 것 같다."
- 대표적인 내향인 배우이지 않나? 수줍고 착한 이미지에 대한 부담도 있나?
"사실 저는 내향인인 것 같지 않다. 현장에서 말도 잘하고 장난도 많이 친다. 노력하는 것도 있지만 내향인이 아니다. 그 정도는 아닌데 내향인으로만 비치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그리고 수줍고 착하지만 한 것은 아니다. 안 수줍고 안 착하다. 다양한 모습이 많다."
- 성격과는 다른 역할을 하면서 해방감을 느끼거나 성격적으로 변한 것이 있나?
"이 직업을 하면서 분명히 있는 것 같은데 구체적으로 그렇다고 생각하는 게 아니다. 자연스럽게 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만 한다. 진짜처럼 잘 나오면 기분 좋다. 그게 약간의 해방감이 섞여 있는 것 같다. 성격적으로도 그렇다. 제가 말을 안 하면 분위기가 다운되고 피해를 주는 것 같다. 웃으면 좋고 편하고 자연스럽다. 이건 '워크맨' 덕분인 것 같다. '바퀴 달린 집'에 나간 적이 있는데 집에서 쉴 때라 8개월 동안 거의 집에만 있었다. 그러다 처음 나갔는데 사람도, 카메라도 많아서 긴장을 많이 했다. 정신이 없었다. 지금은 '워크맨'을 매주 촬영하면서 훈련이 됐다. 제가 변한 것도 있지만 말하는 것이 예전보다 익숙해졌다. '빠더너스'를 찍었는데 자연스러웠다."
![배우 엄태구가 영화 '와일드 씽'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https://image.inews24.com/v1/99826a629f6d5e.jpg)
- 일하는 과정이 고통보다는 즐거움일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고통이다. 그런데 잘 나왔을 때 기쁨이 된다. 고통만 있는 건 아니고 재미도 있다. 하지만 할 때는 힘든 것이 대부분이다."
- 요즘의 행복은 무엇인가?
"지금 행복하다. 작품 찍고, 인터뷰하는 상황이 어떻게 보면 꿈같고, 감사하다. 작품 하나를 무사히 마쳤다는 안도감이 있다. 지금 작품을 찍고 있지 않았다면 더 행복할 텐데, 며칠 뒤에 있을 신을 생각하면 마음이 더 무겁다.(엄태구는 현재 디즈니+ '나는 죄인이오'를 촬영 중이다.)"
- '와일드 씽'을 통해 이걸 해냈다 싶은 만족감도 있나?
"만약 그런 역할을 다시 하게 되면 다시 그 과정을 해야 하는데 할 수 있나 하는 확신을 할 수 없다. 보시는 분들이 너무 자연스럽게 봐주시면 다행이고 감사한 마음이 들 것 같다."
- 무대인사 팬서비스 계획이나 공약이 있나?
"아직은 없다. 공약도 두 분(강동원, 박지현)이 하시며 항상 따라갈 생각이다."
- 엄태구 배우에게 연기란?
"너무 어렵다. 지금도 촬영하고 있어서 항상 느낀다. '마음 편하게 가자' 하지만 쉬운 컷이 없다. 직업이 되는 순간 다 어려워지는 것 같은데, 매 순간이 어렵다."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