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생 40주년 MLB 로고에 얽힌 사연


메이저리그 팬들에게 너무도 낯익은 그림이 있다. 파란색과 빨간색 바탕에 한 타자가 타격을 하는 장면이 흰색 실루엣으로 처리된 메이저리그 공식 로고다.

이 로고에 대한 사연이 24일자 '월스트리트 저널'에 소개돼 눈길을 모으고 있다.

그에 따르면 이 로고가 만들어진 건 40년 전인 1968년. 당시 메이저리그가 출범 100주년을 기념하고 용품판매권을 한 회사에 넘기며 상품에 대한 인증을 위해 제작했다.

메이저리그는 뉴욕의 '샌드라 앤드 머타'라는 마케팅 회사에 로고 제작을 의뢰했고 몇몇 작품이 만들어진 가운데 현재 로고가 선택돼 메이저리그를 상징하는 간판이 됐다.

메이저리그가 이를 제작하기 위해 들인 돈은 1만달러에서 2만5천달러 사이. 하지만 지금은 연 매출 수십억 달러를 기록하는 메이저리그에 관련 모든 상품에 그 로고가 부착된다. 메이저리그는 2007년에만 그 로고가 들어간 관련 상품을 33억달러어치나 팔았다.

로고를 만든 인물은 제리 디오르라는 디자이너. 그는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일을 지시받아 대충 스케치를 한 뒤에 조금 다듬었다"며 "까맣게 잊고 있다가 이듬해 월드시리즈에서 뉴욕 메츠 유니폼에 부착돼 있는 로고를 처음 보았다"고 회상했다.

특히 이 로고는 인기를 모으기 시작하던 프로농구 리그 NBA 로고에도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당시 NBA 커미셔너 월터 케네디는 메이저리그 로고를 보고 역시 리그를 대표하는 로고의 필요성을 느꼈으며 특히 메이저리그 로고와 비슷한 이미지의 로고를 원했다.

결국 디오르의 동료인 앨런 시겔이라는 디자이너가 1969년 메이저리그 로고처럼 파란색과 빨간색 바탕에 당시 LA 레이커스 가드로 활약하던 제리 웨스트의 드리블 모습을 흰색 실루엣으로 처리해 로고를 만들었다.

메이저리그 로고의 경우 미네소타 트윈스 강타자 하몬 킬브류의 모습이라는 설이 나돌기도 했다. 하지만 디오르는 로고에 들어 있는 타자의 모습은 그저 자신이 그린 것일 뿐 누구의 모습도 아니라고 밝혔다.

디오르는 자신이 만든 로고와 관련, 메이저리그로부터 단 한 푼의 로열티도 받지 못했다. 디오르 자신도 회사 소속으로 만들어 판 것이기 때문에 자신이 돈을 받을 이유는 없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한 가지 서운한 게 있다. 그 로고를 만든 사람이 자신이라는 걸 메이저리그가 인정해주기를 바라는 것이다.

물론 그 로고가 그의 작품이라는 물질적인 증거는 없다. 단지 당시 그와 함께 일한 동료 디자이너들이 그의 작품이라는 사실을 말해주고 있을 뿐이다. 당시 한 동료는 "나도 메이저리그 로고를 제작했지만 디오르 작품에 밀려 선택되지 못했다"며 "그의 작품이 더 뛰어났다"고 밝혔다.

메이저리그는 로고 제작 40년을 맞아 실루엣 처리된 타자를 밝히기 위해 디오르와 몇차례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제 메이저리그도 그를 로고 제작자로 공식 인정하려는 분위기다.

76세의 노인이 된 디오르는 "메이저리그가 그를 알아주고 내 손자들이 그를 아는 것만으로도 고마운 일"이라며 "로고는 내 인생 최대의 자랑거리"라고 말했다.

/알링턴=김홍식 특파원 dio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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