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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자현 "지난 2년, 연기에 너무 목말랐다"


"너무 많은 상을 받았던 것이 오히려 부담이 됐던 것 같아요."

영화 '사생결단'으로 추자현은 영화상 그랜드슬램을 이뤘다. 연속 여자 신인상 수상으로 세간의 시선이 모아지면서 추자현의 차기작에도 관심이 쏠렸다. 하지만 추자현이 신작을 내놓기까지 2년의 시간이 지났다. 지난 2006년 상반기 개봉작 '사생결단' 이후, 2년만에 영화 '미인도'로 추자현은 컴백을 알렸다.

스스로 "애매한 포지션이었다"고 말하는 추자현은 "주연도 조연으로도 쓰기 어중한간 위치의 배우였다"고 지난 시간을 설명한다. 그 많던 상이 오히려 추자현의 입지를 좁게 만들었던 셈.

"주연으로 기용하기에는 티켓 파워가 없고, 그렇다고 작은 역할은 안 할 것 같은 그런 이미지였던 것 같아요."

새 영화 '미인도'에서 추자현은 도도하고 아름다운 조선 최고의 기녀 '설화' 역을 맡았다. 노출과 파격으로 시선을 모으고 있는 이번 영화에서 추자현은 이야기의 실마리를 쥔 신비롭고 인물을 연기했다.

이번 영화에 대해 추자현은 "나는 조연일 뿐"라고 말한다. 그러나 등장 횟수와는 또 달리 추자현의 위치는 영화에서 오롯이 빛을 발할 예정이다.

'사생결단'에서 자신의 연기 인생을 건 폭발적인 연기력을 선보였던 그였기에 그만큼 새 작품에 모아지는 기대도 크다. 2년 동안 스스로를 돌아보고, 많은 생각들을 해왔던 때문일까. 추자현은 거침없이 영화와 연기에 대한 이야기들을 들려주었다.

2년만의 작품이다

"준비했던 영화는 많았다. 어차피 영화로 자리를 잡고 싶었기 때문에 좋은 작품을 기다리자는 생각으로 느긋이 지냈다. 영화계가 불황이긴 불황인가 보더라. 준비하던 코미디 영화도 엎어지고, 여러 작품이 얘기는 오갔지만 불발됐다. 나는 역할의 크고 작음을 개의치 않는데도 불구하고 너무 상을 많이 받아서인지, 주목을 너무 받았던 것 같다. 너무 큰 역할을 티켓 파워도 없는 배우 주기에는 모험이니까 안 주고, 작은 역할은 또 안하겠거니 해서 안 들어오고 그런 애매한 위치였다."

"중국에서 드라마 좀 찍고 작품을 기다리다보니, 어느새 서른이 됐다(웃음). '미인도'는 지나가는 시나리오를 내가 중간에 채내서 출연하게 됐다. 우연히 시나리오를 봤는데, 작품이 재미있더라. '미인도'는 (김)민선이의 영화고, 나는 그냥 설화라는 예쁜 역할을 해보고 싶었다. 그래서 영화 프로듀서를 찾아갔는데, 쉽게 캐스팅됐다. 안 그랬으면 한복 입고 또 오디션을 봐야 했겠지(웃음)."

예쁜 여자 역할에 욕심이 났다 보다?

"사실 예쁜 여자여야 하는데, 내가 예쁜 배우는 아니잖나. 자신은 없었다. 가채가 큰 몫을 했다. 쪽을 지는 인물이었으면, 이만큼 그림이 안 나왔을텐데 가채를 올리니 얼굴도 작아보이더라. 조명과 촬영 감독님이 많이 신경 써주셨다."

"설화는 '김홍도'(김영호 분)가 좋아했던 인물이라 뭔가 그 안에 가진 것이 많은 여자다. 김홍도가 제자를 사랑하기 전에 마음을 줬던 기녀라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주연에 대한 욕심은 없었나

"이번 영화는 다들 힘들게 촬영하는데, 나만 논 기분이다. 다른 인물들의 감정선을 해치지 않는 것에 가장 중점을 두고 연기했다. 이 영화는 민선이의 영화고, 나는 정말 조연이다. 등장하는 신도 얼마 안되지만 연기를 할 수 있다는 것이 너무 행복했던 작품이다."

"'사생결단'이 개봉으로는 2년이고, 영화는 2005년에 촬영했으니까 햇수로 3년을 쉬었다. 쉬는 동안 가장 힘들었던 건 연기가 너무 하고 싶었다는 거다. 오죽하면 집에서 독백도 하고 나름대로 연기도 할 정도였으까. 현장이 너무 그리웠고, 연기에 대한 목마름이 너무 컸다. 두렵지는 않았지만 기회가 안 올까봐 걱정도 됐고. 언제 올지 모르는 막연함이 너무 괴로웠던 것 같다. 다행히 '미인도'가 와줘서 정말 행복했다. 사실 내가 가지고 있는 것보다 기대하는 시선이 너무 많아서 부담됐던 것도 사실이다. ‘사생결단’보다는 조금 성장한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데 자신이 없었다. 급하게 작품을 했으면 아마 실망하는 분들이 많지 않았을까."

'미인도'가 노출에만 너무 초점이 맞춰져 있어 부담스럽지는 않나

"'미인도'는 내숭 떨지 않는 영화다. '신윤복'(김민선 분)의 작품이 지금은 예술품이지만 조선시대 때는 굉장한 파격이었다. 사랑하면 안고 싶고, 자고 싶은 당연한 마음을 연기로 표현했다고 보면된다. 소재가 신윤복인데, 그만큼의 묘사도 없을 수는 없지 않다. 남녀가 사랑하는 것을 그림으로 표현한 것처럼 그 감정을 자연스럽게 관객에게 보여줄 수 있다면 성공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예술적으로, 자연스럽게 보여주는 것이 숙제지 노출은 그 다음 문제라고 생각한다."

'사생결단'이나 노출이 화제가 된 '미인도', 다음 작품인 '실종'까지 강한 캐릭터를 연기했다. 이미지에 대한 걱정은 없나

"한가지 이미지로 각인되는 것은 이미 방송에서 겪어 봤던 일이다(웃음). 아마 5년 전이라면 걱정이 됐을 거다. 하지만 앞으로는 시대가 변하고 관객들의 생각도 변할 거라고 믿는다. 계획적으로 강약을 조절할 수 있었으면 더 좋았겠지만 다음을 위해 현재를 꺼리는 배우가 되고 싶지는 않다. 과감하고 센 역할을 해서 한정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연기를 만드는 폭이 넓어진다고 생각한다."

"추자현이 센 사람이 아니라, 센 연기를 했을 뿐이니까. '미인도'는 김민선이라는 배우의 용기가 없었으면 나올 수 없는 작품이었다. 나는 용기 있는 배우들이 칭찬받는 분위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용기 있는 배우들이 있기 때문에 다양한 작품, 다양한 연기를 관객이 볼 수 있는 것 아니겠다. 노출에만 시선을 맞추면 배우는 움츠러들게 되고, 그만큼 연기의 폭은 좁아질 수 밖에 없다. 어렵게 용기를 낸 배우에게 칭찬을 해줘야 또 다양한 작품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조이뉴스24 /정명화기자 some@joynews24.com 사진 김현철기자 fluxus19@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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