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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5차전 9회말, 김성근 감독이 하늘만 올려다본 이유


SK가 1차전 패배를 맛본 후 2차전부터 내리 4연승을 거두며 한국시리즈 2연속 우승컵을 높이 들어올렸다. 철저한 불펜 운용과 수비 시프트의 변화, 그리고 타선의 집중력에 배터리의 호흡까지 어느 하나 빈틈 없는 야구를 펼친 SK에게 두산은 또 다시 무릎을 꿇고 말았다.

운명의 마지막 5차전(10월 31일 잠실구장). 한국시리즈 'V2'를 달성하느냐, 두산의 반격을 허용하느냐 갈림길에서 SK에게 9회말 마지막 위기가 찾아왔다. 김광현의 무실점 호투, 김동주의 실책, 조동화의 호수비, 채병용의 마무리 기용 등 흐름에 변화를 주는 수많은 플레이가 이어진 후 2-0으로 앞서던 9회말, 1사 만루라는 절체절명의 고비를 맞았다.

그리고 타석에 들어선 이는 김현수. 그야말로 드라마틱한 전개였다. 한국시리즈 들어 극심한 부진을 겪으며 의기소침한 김현수였지만 시즌 리딩히터는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3차전서 이미 마지막 결정적 순간 병살타로 주저앉은 바 있는 김현수였기에 오히려 김성근 감독의 불안감은 증폭됐다.

경기의 흐름이 이 상황까지 치닫자 김성근 감독도, 김경문 감독도, 잠실구장을 가득 메운 3만 관중도 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마무리로 등판한 채병용과 운명적인 기회를 맞은 김현수의 맞대결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이 순간 김성근 감독은 채병용의 투구를 지켜보지 않았다. 하늘만 올려다보며 운명을 가를 마지막 승부에 눈을 질끈 감았다. '내가 할 것은 다했다'는 생각으로 조용히 결과만 기다릴 뿐이었다.

그리고 채병용은 김현수를 투수앞 땅볼로 유도해 병살타로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경기장이 떠나갈 듯한 함성과 탄식으로 뒤섞인 순간 김성근 감독은 마운드를 쳐다봤고, 환호하는 SK 선수들을 보고서야 환하게 미소를 지었다.

김성근 감독은 경기 후 9회말 김현수가 타석에 들어섰을 때의 느낌에 대해 가감없이 털어놨다. 9회말까지 피말리는 수싸움을 전개해왔고, 더 이상 감독이 할 일은 없었다고 당시의 급박했던 순간을 전했다. 이제 승부는 하늘에게 맡길 수 밖에 없다고 판단하고 그 결과만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김 감독은 "김현수가 타석에 들어설 때 하늘만 바라봤다. 더 이상 뭘 하겠느냐"며 "현수가 (안타를) 친다면 시리즈의 분위기는 두산으로 넘어가 올해 우승은 힘들 것라고 판단했다"고 당시의 긴장감을 떠올리며 뒤늦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철저한 데이터 야구로 최선을 다했기에 마지막 승부에서는 더 이상 할 게 없었던 김성근 감독. 9회말 위기를 지켜보는 그의 심정은 '이제 하늘에 맡긴다'였다. 그리고 하늘은 이 명장에게 우승을 안겨줬다.

조이뉴스24 권기범기자 polestar17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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