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은 온다]'대학 최대어'였던 권순형, 강원FC의 '중심'으로!

이을용-오하시 마사히로와 팀내 경쟁 뛰어넘어야 하는 기대주 권순형


'대학 최고의 미드필더', '최대어', '기대주' 등 수많은 수식어가 지난해 그를 따라다녔다. 당연히 드래프트를 앞두고 어느 팀으로 갈 것인가에 관심이 모아졌고, 그는 신생팀 강원FC에 우선지명되는 행운(?)을 누렸다.

막상 와보니 K리그는 만만한 곳이 아니었다. 신생팀이라 누구나 주전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은 '큰 형님들' 앞에서 버린 지 오래다. 개막전 엔트리에만 들어가도 감사할 일이다.

'대학 최고의 미드필더'에서 '프로 초년생으로'

강원도 강릉에서 강원FC의 마무리 훈련을 함께 하고 있는 미드필더 권순형(23)은 다음달 8일 K리그 개막을 앞두고 머릿속이 복잡하다. 잘 해낼 수 있을까 하는 부담감이 온 몸으로 퍼지면서 컨디션이 뚝 떨어진 상태. 겉으로는 내색하지 않지만 속은 까맣게 타들어가고 있다.

지난 24일 오후 훈련을 마치고 숙소인 관동대학교 유니버스텔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그를 만났다. 프로의 물을 먹고 있다지만 그의 얼굴에는 사회 초년생다운 설렘과 떨림이 공존하고 있었다.

2002년 U-16(16세 이하) 청소년대표팀에 선발됐던 권순형은 일찍부터 대성할 자원으로 꼽혔지만 체력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이듬해 2003 U-17 청소년월드컵대표팀에는 탈락의 쓴 맛을 봤다.

이후 치열한 자기와의 싸움을 한 끝에 대학 최고의 미드필더로 거듭났다. 특히 지난해 권순형은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대한축구협회가 출범시킨 U-리그(대학리그)에서 맹활약하며 스타로 발돋움했다.

공수의 연결고리로 너른 시야와 센스있는 드리블 실력 등을 갖춘 권순형에게 대학 최고의 미드필더라는 수식어는 아까울 것이 없었다. 권순형의 지휘로 고려대는 2004년 우승을 시작으로 6년 연속 전국대학축구대회 정상에 오르는 기쁨을 맛봤다. 권순형은 최우수수선수(MVP)에 선정되는 영광도 얻었다.

졸업을 앞두고 U-리그의 출범은 프로처럼 몸 상태를 만들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그는 "U-리그가 도움이 많이 됐다. 리그제를 통해서 프로의 패턴을 대략 알 수 있었다. 다만 전국대회와 병행을 하다 보니 제대로 뛰지를 못한 게 아쉬웠다"라고 기억을 꺼집어내기도 했다.

넘어야 할 형님들...이을용-오하시 마사히로

팀에서 경쟁 상대는 거대한 산과 같은 이을용(34)과 일본 J리그 가와사키 프론탈레 출신의 오하시 마사히로(28)다. 젊은피가 많은 강원FC에 경험 많은 두 미드필더의 존재는 큰 힘이다.

권순형도 두 선배로부터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 그는 "두 형님들께 프로가 무엇인지 배우고 있다. 내게 없는 '경험'을 가지고 노련하게 상황대처를 하는 것을 보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라며 감탄사를 날렸다.

특히 일본인인 오하시에 대한 느낌은 남달랐던 모양이다. 권순형은 "오하시 형님이 '프로는 힘든 것이란 없다. 주어진 상태에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라고 말하는 것을 들으면서 진정한 프로가 무엇인지 생각하고 있다"라며 각오를 새롭게 하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그렇지만 이들은 어디까지나 경쟁 상대다. 넘지 못하면 벤치에 앉아서 하늘과 그라운드에 시선을 두고 있어야 한다. 그래서 두 사람의 플레이와 훈련 모습 등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

"최순호 감독의 판단이 옳다는 것을 보여줄 것"

강원FC의 주축으로 자리잡아야 하는 이유에는 '국가대표'라는 꿈도 포함되어 있다. 지난해 권순형은 박성화 전 감독이 이끈 올림픽대표팀의 40명 예비명단에 들어가면서 파주 축구대표팀트레이닝센터(파주 NFC)의 잔디를 밟는 경험을 했다. 최종 명단에서는 탈락했지만 6년 만에 태극마크를 가슴에 달았던 것은 큰 감격과 충격으로 다가왔다.

그는 "TV에서 보던 친구들과 함께 훈련을 했다는 것 자체가 놀라운 일이었다. 열심히 해야 할 이유가 참 많은 것 같다"라며 웃었다.

무엇보다 권순형은 우선지명으로 선발해준 최순호 감독의 판단이 옳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 그는 "감독님이 기량을 믿고 뽑아준 만큼 정말 잘 해내고 싶다. 우리팀은 누구나 주전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이 있어서 더욱 그렇다"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강원FC 관계자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권순형은 팀의 주축으로 자리할 것이다. 지금은 노련한 두 선수의 플레이를 보고 배우는 것도 나쁘지 않지만 언제든 이들과의 경쟁에서 우월하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강릉=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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