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밋밋한 에르난데스, 선동열 감독의 커가는 근심


'반격'을 준비 중이던 선동열 감독의 근심이 더 커질 모양새다. 복귀 후 제 역할을 해줘야만 하는 용병투수 루넬비스 에르난데스(31)가 첫 시험 등판에서도 만족스럽지 못한 모습을 보인 탓이다.

에르난데스는 지난 달 11일 광구 KIA전에서 경기 도중 오른 발목 근육이 파열되는 부상을 입고 14일 대구 한화전에 앞서 2군으로 내려갔다. 부상 치료 후 에르난데스는 지난 19일 상무와의 2군 경기서 5이닝 4안타 1실점을 기록하는 등 선동열 감독에게 '준비 완료'를 어필했다.

이에 선동열 감독은 에르난데스가 어느 정도 구위를 되찾았다고 판단하고 21일 대구 SK전에 앞서 1군으로 불러올렸고, 당장 이날 경기 상황이 여의치않자(?) 8회초 마운드에 올렸다.

사실 24일 롯데전에 선발로 기용할 예정이었지만, 2-7로 패색이 짙은 상황에서 두 번째 투수 최원제도 2.1이닝을 소화했고, 딱히 투입할 만한 투수도 없어 선 감독은 아쉬움 속에서 에르난데스의 호투를 기대하며 투입해본 것이었다.

하지만 에르난데스는 기대에 못미쳤다. 선두타자 나주환에게 중전 안타를 얻어맞고, 김재현에게는 볼넷을 내줬다. 이 와중에 도루와 포수실책까지 나와 나주환은 3루를 밟았고, 에르난데스는 마운드에 오르자마자 진땀을 흘렸다.

후속타자 하지호를 삼진으로 잡아냈지만, 결국 박재상에게 좌전 2타점 적시타를 내주며 에르난데스는 아웃카운트 한 개를 잡는 동안 3안타 1볼넷을 허용, 2실점하고 말았다.

그나마 위안거리는 이후 정신을 차린 에르난데스가 박정권과 박경완을 잇달아 잡아냈고, 9회초에도 삼자범퇴로 이닝을 마무리한 것. 그래도 지켜보는 선 감독으로서는 불안한 내색을 지울 수 없었다.

최근 삼성은 무너진 선발 마운드와 극심한 득점력 부재로 잇달아 고배를 마시고 있는 중이다. 최근 9경기서 8패를 당했고, 17일 두산과 더블헤더 2차전과 대구 SK 3연전 싹쓸이패로 다시 4연패 수렁에 빠졌다. 21일 SK전에서는 부활을 선언한 배영수마저 4.2이닝 12피안타(2홈런) 7실점하며 패전투수가 됐다.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 구속이 치명적인 약점이었다.

선 감독은 최근 자조섞인 웃음을 많이 짓는다. 타자들이 해줘야 할 때 해주지 못하고 마지막 문턱에서 매번 주저앉으니 속이 바짝바짝 타들어가고 있다. "어처구니 없이 무너지지 않는 것은 좋은 모습이 아니냐"고 애써 위안을 삼을 정도.

선 감독은 투수진의 강화로 반격 시기를 조율 중이다. 에르난데스의 복귀로 안지만을 다시 불펜으로 내려보내고, 조진호의 부진으로 선발로 보직이 변경된 차우찬을 붙박이로 고정할 생각이다.

선발의 불안정함은 지난 14일 휴식차 2군으로 내려보낸 정현욱(24일 복귀예정)과 불펜에 가세한 안지만을 기둥삼아 필승계투조로 어떻게든 막아볼 생각이다. 지승민과 김상수 등이 나름 제 활약을 해주고 있는 것도 위기 속 희망이다.

선 감독은 SK와 두산을 두고 "용병없이 지금 성적을 거두고 있는 대단한 팀들이다. 또 빈 자리가 나도 티가 나지 않는다"며 토종 선수들의 두터운 선수층으로 호성적을 이어가는 리그 1, 2위팀을 부러워했다. 말미에 "우리 용병은 있으나마나야..."라고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최근 2년간 이어지던 '용병잔혹사'가 재연될까 노심초사하고 있는 선 감독은 40여일 만에 에르난데스의 투구를 지켜보고 어떤 생각을 했을까. 불황(?)타개책을 세워야하는 감독으로서는 또 밤잠을 설칠 수밖에 없을 듯하다.

조이뉴스24 대구=권기범기자 polestar174@joynews24.com







alert

댓글 쓰기 제목 밋밋한 에르난데스, 선동열 감독의 커가는 근심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