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희정의 아웃사이더] 퓨처스 남부리그 수위타자 백상원, '삼성 내야의 미래'


"비록 2군이지만 타격 1위 해서 기분 좋죠. 다음엔 1군에서 이 상을 받을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25일 오후 서울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2010 CJ마구마구 프로야구 정규시즌 최우수선수 및 최우수신인상, 개인타이틀 시상식이 열렸다. 퓨처스리그(2군리그) 남부리그 수위타자로 선정되어 참석한 백상원(삼성. 2루수)은 시상식에서 결연한 각오로 수상 소감을 밝혔다.

많은 취재진과 팬까지 모인 행사장을 바라보며 "이런 자리는 처음"이라고 말한 백상원은 연신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그의 표정에선 갓 프로무대를 밟은 신인다운 풋풋함도 풍겨왔다.

백상원은 지난해 드래프트에서 전체 28번, 삼성에 4라운드 지명된 경북고-단국대를 졸업한 우투좌타 내야수. 대학에서 2년 연속 태극마크를 달고 국제대회에 참가하는 등 빼어난 수비와 방망이 실력을 자랑하며 최고의 2루수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프로 데뷔 첫 해 그는 단 한 번도 1군 무대를 밟지 못한 채 퓨처스리그에서 시즌을 마감했다. 특히 시즌 초반엔 극심한 타격 슬럼프로 마음 고생도 컸다.

"개막 초부터 4월말까지 근 한 달간 바닥을 쳤죠. 56타수에서 안타 세 개가 전부였으니까요. 이렇게 해서는 바로 잘리겠구나 하는 위기감을 느꼈죠. 야구를 포기해야겠다는 마음까지 먹을 정도였으니까 심각했어요."

지금은 웃으면서 이야기를 꺼내지만 당시엔 죽고 싶을 만큼 힘들었다며 백상원은 미간을 찌푸렸다. 대학시절 평균 타율 3할을 유지하며 늘 마음만 먹으면 쉽게 안타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넘쳤으나 어느덧 성적은 밑바닥까지 떨어졌고 자존심도 크게 상했다.

그러나 부진한 가운데서도 꾸준히 가능성을 믿어준 코칭스태프가 있었기에 지금 이 자리에 설 수 있었다며 자신을 이끌어준 장효조 2군 수석코치와 김종훈 코치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제가 실의에 빠져 있을 때 늘 위로해주시고 힘을 불어넣어주셨어요. 수석코치님이 제게 '너는 시즌 내내 잘 하든 못하든 계속 뛰게 할 테니까 부담 갖지 말라'고 하셨어요. 그 이야기를 듣고 이틀 뒤부턴가 신기하게도 조금씩 방망이가 살아났어요. 심적으로 여유를 갖게 된 것이 슬럼프를 극복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 봐야죠."

백상원은 101경기에 출장, 324타수 99안타 54타점을 기록하며 타율 3할6리로 남부리그 수위타자에 올랐다. 상무, 경찰청 등의 쟁쟁한 멤버가 버티고 있는 북부리그에서는 타율 10위 안에도 포함되지 못하는 낮은 편이지만 어찌 되었건 그는 남부리그 최고의 타율을 기록한 선수가 된 것이다.

"제가 여기서 상을 받는다는 것 자체가 좀 민망하네요. 2년 뒤 군복무 마치고 나서 제대로 다시 상 받으러 와야죠.(웃음)"

백상원은 국군체육부대 입단 테스트를 앞두고 있다. 짧게는 내년 시즌, 멀게는 2년 정도 후엔 확실하게 삼성 내야의 한 축을 맡을 수 있는 실력이지만 그는 하루라도 빨리 군복무를 마치고 운동에 전념하는 것이 현재 자신이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의 길이라며 군입대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백상원은 퓨처스리그에서나마 프로 데뷔 첫해를 타율 3할대로 마감한 것에 대해서는 만족감을 보였지만 신인이면 누구나 1차 목표로 하는 1군 입성을 이루지 못한 점에 대해선 아쉬움을 드러냈다.

"작년 드래프트에서 대학 내야수 중에선 가장 먼저 지명을 받았는데 1군에 올라가지 못한 건 저밖에 없는 거 같아요. 그 점이 가장 속상해요."

기자는 임팩트 없이 잠깐의 1군 나들이를 경험하는 것보다는 결과적으로 평생 기록이 남는 수상자로 인정받는 것도 나쁘지 않다며 위로했지만 그는 고개를 내저으며 자신의 한계를 깨달았다고 했다.

"아직 부족한 게 많아 불러주지 않으신 거겠죠. 앞으로 엄청나게 많은 노력을 해야 할 거 같아요."

이날 시상식의 스포트라이트는 당연히 1군에서 수상한 선수들에게 쏟아졌다. 데뷔 10년 만에 타격 타이틀 7관왕을 석권한 데 이어 정규시즌 MVP에 등극한 이대호(롯데), 중고신인으로 그 누구도 예상치 못한 신인왕 자리를 꿰찬 양의지(두산). 그들의 성공신화는 결코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았다.

퓨처스리그 남부리그 타격 1위로 프로 데뷔 첫해를 장식한 백상원의 출발은 그리 부족하지 않다. 앞으로 삼성 내야의 주역이 될 백상원의 미래를 기대해 본다.

홍희정 객원기자 ayo3star@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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