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6년 특별인터뷰]지소연 ③ 김연아의 '외로운 선택' 이해해요


여자 축구가 국제축구연맹(FIFA) 연령별 월드컵을 비롯해 주요 대회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며 성적을 내면서 더욱 활성화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지소연(19, 한양여대)이나 여민지(17, 함안 대산고) 등 스타성을 갖춘 선수들의 등장은 팬들의 관심이 조금만 더 모이면 흥행에도 어느 정도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남자축구에 상대가 안될 것 같다'는 글에 화가 나기도

지소연의 가치는 지난 8월 말 증명됐다. '피겨 여왕' 김연아(20, 고려대)의 매니지먼트사인 ㈜올댓스포츠와 계약, '진정한 첫 번째 고객'이 됐다. 올댓스포츠는 2014년까지 4년간 매니지먼트 계약을 맺고 지소연의 미국 여자프로축구(WPS) 진출 등을 돕는다.

물론 소속사의 어수룩한 일처리와 국내 여자축구 구단들의 이해관계가 엇갈리면서 지소연은 드래프트 신청과 철회의 우여곡절 끝에 미국 무대 진출에 '올인'하기로 했다. 신생팀 웨스턴 뉴욕의 지명을 받을 가능성이 크고 보스턴 브레이커스로부터 관심을 받고 있지만 어른들의 이기주의에 지소연만 상처를 받는 꼴이 됐다.

지소연의 상처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여자가 축구를 해봤자 얼마나 잘하겠느냐'는 일부 사람들의 시선이 마음을 아프게 만든다. 그들을 설득하려 해봤자 지금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밖에 안된다는 생각이다.

인터넷에서 여자 축구에 대한 반응을 두루 살폈다는 지소연은 "남자 축구에 상대가 안 될 것이라는 누리꾼들의 댓글을 봤어요. 그런 분들이 우리와 같이 뛰어봐야 진짜 잘한다고 느낄 것 같아요"라며 살짝 분노했다.

최고가 되기 위해 지소연은 매일 축구 일지를 작성해 보완해야 할 점들을 적으며 자신과의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여전히 벽과 골대를 향해 수백 번의 슈팅 연습으로 감각을 살리고 있다. 홍삼, 개소주, 흑염소 등 건강 보조식품을 지치지 않는 몸을 만들기 위해 먹기 싫어도 인내하며 입속에 털어 넣고 있다. 이런 노력이 지금의 지소연을 만들었기에 '여자라서'라는 편견은 부당할 수밖에 없다.

'피겨 여왕'에 대한 비난 이해할 수 없어

자연스럽게 비슷한 나이(1991년 2월생인 지소연은 1990년생인 김연아와 동급생이다)의 김연아에 대해서도 동정심이 생겼다. 같은 소속사 여부를 떠나 여자로서 같이 스포츠를 하는 입장에서 세계 최고의 자리에 올랐는데도 그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는 것을 보면 안타깝기만 하다.

김연아는 국제빙상연맹(ISU) 세계피겨선수권대회, 그랑프리 파이널,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등에서 모두 1위 자리에 올랐다. 세계 최고점을 기록하는 등 그의 연기에 대해서는 극찬의 연속이었다. 진정한 세계 피겨 여왕이 된 것이다.

둘은 똑같이 한국에서 세계 최초의 길을 걸었다. 김연아의 모든 성적이 그랬고, 지소연의 U-20 월드컵 실버부트(득점 2위), 실버볼(우수선수) 수상과 한국의 FIFA 주관대회 첫 3위 입상을 이끈 점 등이 그랬다.

그러나 김연아의 경우 어린 나이에 정상을 차지한 뒤 허무함이 찾아왔고 올 시즌 그랑프리 시리즈를 모두 포기하고 내년 세계선수권대회에만 출전하겠다는 선택으로 이어졌다. 여기저기서 '배가 불렀다', '돈 연아' 등의 비판이 쏟아졌다.

아직 서로 얼굴 한 번 본 적이 없는 가운데 지소연은 "안타깝다. 나라를 빛내고 알린 선수인데 (주변에서) 그렇게 뭐라고들 하는 게 너무 안타깝다. 내가 봐도 김연아는 자랑스러운 선수다"라며 동병상련의 뜻을 나타냈다.

김연아의 선택도 이해한다는 입장이다. 자신은 10명의 동료와 함께 기적을 만들었지만 김연아는 모든 것을 혼자 감당해야 했기에 그랑프리 불참 등 대회 출전 포기를 선언하기까지 너무나 힘들었을 것이라는 게 지소연의 생각이다.

서로 꿋꿋하게 한 길을 가기를 기대한다는 지소연은 "노력한 만큼 대가를 받는 거잖아요. (김연아가) 흔들릴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해요"라며 힘을 불어넣어줬다. 물론 자신도 더 큰 도전을 향해 쓰러지지 않고 계속 전진해 세계 최고의 자리에 오르는 꿈을 실현하겠다고 선언했다.

한국여자축구의 '영웅' 지소연의 진정한 시작은 지금부터다.

<끝>
조이뉴스24 파주=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관련기사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