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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다 괜찮다' 야구팬 울린 최동원의 한마디


[권기범기자] 한국프로야구가 배출한 최고의 스타가 우리 곁을 떠났다. 최동원(향년 53세) 전 한화 2군 감독이 14일 별세했다.

최 전 감독은 한화 코치로 재직하던 2007년 대장암 진단을 받고 투병하다 결국 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유명을 달리했다.

고 최동원은 무쇠팔로 유명한 한국프로야구 최고의 스타. 경남고 출신인 그는 2학년 시절 전국우수고교초청대회에서 경북고를 상대로 노히트 노런을 기록하는 등 아마추어 때부터 크게 두각을 드러냈다. 1983년 롯데 자이언츠에 입단해 프로로 활약한 최 전 감독은 1984년 27승13패6세이브 평균자책점 2.40을 기록하며 팀을 후기리그 우승으로 이끈 뒤 삼성과의 한국 시리즈서는 홀로 4승을 책임지며 포효했다. 1989년 선수협 결성 문제를 이유로 삼성으로 보복성 트레이드를 당한 뒤 은퇴의 길을 걸었지만, 그가 남긴 족적은 연고지 부산을 넘어 야구팬들을 감동시키기에 충분했다.

김광수 두산 감독대행은 최 전 감독을 두고 "그런 투수를 본 적이 없다. 체력과 어깨의 강함은 따라올 사람이 없었다"고 회상하기도 했다.

야구팬들은 아침 일찍부터 고인의 소식을 전해듣고 애통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각 포털사이트와 커뮤니티 사이트에는 애도의 글이 넘쳐나고 있다.

특히 더욱 가슴이 아픈 점은 최 전 감독의 생전 행보다. 2009년 KBO 경기 운영위원으로 활동할 때만 해도 병세가 호전돼 건강한 모습이었지만, 지난 7월22일 경남고와 군산상고간의 레전드 매치 때 오랜만에 모습을 드러낸 그는 수척해진 얼굴로 목동구장을 찾은 야구인들을 놀라게 만들었다. 힘든 투병생활이 느껴지는 모습이었지만 최 전 감독은 당당하게 선후배를 응원하며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이 자리에서 그는 "성격상 친선경기지만 그냥 장난스럽게 하는 것이 아니다. 다부지게 해보려고 안보는데서 연습하다가 순간적으로 허리가 안좋아져서 오늘은 무리"라며 "장난스럽게 보일 경우 이치에 맞지 않아 출전하지 않기로 했다"고 당당하게 인터뷰까지 했다. 또 수척해진 모습에 대해서는 "식이요법으로 몸이 좋아지고 있다"고 웃으며 팬들에게 걱정말라고 당부했다.

당시 목동구장에 모인 야구인들은 그의 모습을 보고 즐겁게 웃을 수만은 없었다. 투병생활의 힘겨움이 고스란히 드러난 얼굴을 보고 고교 선후배들은 가슴이 아팠고, 모 해설위원은 "정말 몸관리를 잘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하며 최 전 감독의 건강을 염려했다. 하지만 그가 "난 괜찮다"고 쾌활한 목소리로 답하면서 축제의 분위기로 잘 마무리될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얼마 전 장효조 삼성 2군 감독의 비보가 전해졌을 시에도 언론인터뷰를 통해 "난 괜찮다"고 다시 강조했다.

그래서 야구팬들은 더욱 가슴이 아프다. 주변 사람은 물론 팬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최 전 감독은 마지막까지도 당당한 모습을 보여줬다. 생의 마지막 순간이 다가오고 있음에도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괜찮다'고 거듭 말하던 최동원. 야구팬은 그를 영원히 불꽃같은 선수로 기억할 것이다.

조이뉴스24 권기범기자 polestar174@joynews24.com 사진=박영태기자 ds3fan@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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