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스타들, '설기현표 결단'이 필요하다

[최용재기자] 한국 축구 역사상 가장 감동적이고 행복했던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신화라는 영광과 함께 많은 '2002년' 브랜드의 스타들이 탄생했다.

10년의 세월이 지난 2012년이지만 2002 월드컵의 추억과 희열이 너무나 크기에 그때의 스타들에 대한 그리움은 여전히 식지 않고 있다. 은퇴하지 않고 현역에 남아있는 2002 스타들이 그라운드에 나서서 활약하는 모습을 아직까지도 많은 축구팬들이 보고 싶어 한다.

특히나 한국 축구팬들은 안정환, 김남일, 송종국 등 아직까지 새로운 팀을 찾지 못하고 있는 선수들의 마지막 불꽃이 K리그에서 타오르기를 갈망하고 있다. 2002 스타들의 마지막 모습을 국내에서 보고 싶은 축구팬들의 사랑과 애정이다.

하지만 쉬운 문제가 아니다. 2002 스타들은 한국 축구 최고의 스타들이다. 따라서 몸값 역시 최고다. 이들을 영입하고 싶어도 몸값을 감당하기 버거운 K리그 클럽들이 대부분이다.

그래서 2002 스타들의 희생이 필요하다. 자신을 조금 낮추고 한국 축구팬들과 K리그를 위해 희생할 수 있는 마음가짐이 있어야 한다.

신태용 성남 일화 감독이 이와 관련해 현실적인 조언을 한 이유다. 신 감독은 "안정환, 김남일, 송종국 등 2002년 스타들이 눈높이를 낮춰야 한다. 2002년은 2002년이고 지금은 10년이 지난 2012년이다. 내가 스타라는 인식보다는 마지막으로 팀을 위해 희생할 수 있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K리그 발전을 위해서라도 그렇게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설기현이 그랬다. 설기현 역시 2002년 스타다. 이탈리아와의 16강전에서 천금같은 동점골을 넣은 그야말로 2002년 최고의 스타 중 한 명이다. 그런 설기현이 인천 유나이티드를 택했다. 그가 인천을 택한 것은 스타의식과 영예, 돈 때문이 아니었다. 허정무 인천 감독과의 인연과 의리, 그리고 인천의 성장과 K리그 전체의 진화를 위해 설기현은 자신을 낮추고 희생정신을 가슴에 품고 인천 유니폼을 입었다.

다른 2002 스타들도 '설기현표' 결단이 필요하다. 설기현의 희생정신을 본받아야 한다. 자신을 좀 낮춘다고 해서 한국 축구팬들의 애정이 줄어드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자신을 낮추면 낮출수록 그들에게 열광했던 팬들의 심장은 더욱 강하게 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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