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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환도 원하지 않는 '박태환의 한국 수영 독주'


[최용재기자] 박태환(23, SK텔레콤)의 2012 런던 올림픽이 끝났다. 박태환은 200m 은메달, 400m 은메달, 그리고 1천500m 4위라는 성과를 올렸다.

박태환의 올림픽 성과가 곧 한국 수영의 성과다. 한국 수영의 역사가 곧 박태환의 역사다. 박태환은 지난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한국 수영 최초로 메달(금 1, 은 1)을 따냈다. 400m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한국 수영 최초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로 이름을 올렸다.

여기서 박태환의 역사는 멈추지 않는다. 2개 대회 연속 2개의 메달을 딴 한국 수영의 유일한 선수다. 런던 올림픽에서 2개의 은메달을 추가한 박태환의 총 메달 개수는 4개. 한국 수영이 올림픽에서 따낸 총 메달 개수도 4개다.

박태환의 등장으로 한국 수영은 세계무대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그리고 세계 수영의 중심으로 향할 수 있었다. 박태환이 한국 수영 역사를 새로 세우며 세계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것에 한국 국민들은 열광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일이다. 세계 수영의 중심에서 버티고 있는 선수가 한국에는 오직 박태환뿐이기 때문이다.

박태환은 한국 수영에서 독주를 이어가고 있다. 국내 선수들은 박태환과의 경쟁조차가 불가능할 정도다. 그만큼 박태환과 나머지 한국 선수들과의 기량이나 기록 차이는 크게 벌어져 있다. 이번 런던 올림픽에서도 경영에 15명의 대표선수가 출전했지만 메달 경쟁은 남의 나라 몫이었다. 박태환을 제외한 그 누구도 결선에 진출하지 못했다.

박태환에 이어 한국 수영 역사를 써내려갈 다음 주자가 없다는 의미다. 한국 수영의 위상이 더욱 높아지려면 '제2의 박태환', '제3의 박태환'이 등장해야 하는데 현실은 그러지 못하다. 박태환의 다음 주자가 나오지 않는다면 한국 수영은 다시 변방으로 밀려날 수밖에 없다.

박태환도 이런 한국 수영의 미래를 걱정하고 있었다. 박태환 본인도 한국 수영에서 자기 혼자 독주하는 것을 바라지 않고 있다. 하루빨리 자신과 같이 세계무대에서 경쟁할 수 있는 선수들이 등장하기를 기다리고 있다.

5일(현지시간) 코리아 하우스에서 만난 박태환은 한국 수영의 미래를 위한 조언을 던졌다. 수영연맹만, 선수들만 노력해서 되는 일이 아니라고 했다. 모두가 함께 노력해야 세계와 경쟁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태환은 우선 가능성 있는 선수들을 향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박태환은 "내가 베이징과 런던에서 메달을 딸 수 있었던 것은 수영연맹과 SK텔레콤 전담팀 등의 도움이 있어서 가능했다"고 말했다.

이어 박태환은 "나뿐만 아니라 한국에는 결선에 올라갈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선수들이 많다. 이번 런던에서도 그 가능성을 보였다. 백수연 선수가 아깝게 9위를 차지하며 결선에 진출하지 못했다. 최규옹 선수도 있고 정다래 선수도 있다. 수영연맹 등이 가능성 있는 선수들에게 많은 지원을 해줬으면 좋겠다"며 후배들이 수영에만 전념할 수 있는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박태환은 또 자신감을 가지라고 조언했다. 박태환은 "자신감을 가지고 출전한다면 내가 아니어도 많은 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낼 것이다. 꼭 해외전지훈련을 나가야 하는 것은 아니다. 한국에도 좋은 프로그램과 좋은 코칭스태프가 많다"며 세계무대에서 경쟁할 배짱과 기량을 기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박태환은 한국 수영 환경 개선을 주장했다. 박태환은 "올림픽과 세계적인 대회를 보면 수심이 국제규격에 잘 맞게 돼 있다. 하지만 한국 수영장은 그렇지 못하다. 한국 수영의 문제는 거기에 있다. 수영장의 발전이 있었으면 좋겠다"며 열악한 한국 수영 환경에 안타까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박태환도 바라지 않는 박태환의 독주. 한국 수영의 환한 빛이자 어두운 그림자다.

조이뉴스24 런던(영국)=최용재기자 indig80@joynews24.com 사진 최규한기자 dreamerz2@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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