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 벗은 '우결수', '김삼순'보다 현실적인 연애백서


[권혜림기자] JTBC 새 드라마 '우리가 결혼할 수 있을까'는 애초 MBC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을 연출한 김윤철 PD의 신작으로 기대를 모았다. 김윤철 PD가 '내 이름은 김삼순(이하 김삼순)'에서와 같이 현실감 넘치는 연애 감정과 판타지적 소망을 다시 한번 구현할 수 있을지는 '우리가 결혼할 수 있을까(이하 우결수)'를 향한 시청자들의 주된 기대였을 것이다.

지난 29일 방영된 '우결수' 첫 화는 적어도 연애 에피소드의 현실성에 있어서는 '김삼순'을 넘어서는 기민함을 보여줬다. '여자들이 꿈꾸는 프러포즈'라는 제목 아래, '우결수' 1회는 순탄치 않을 주인공 커플 혜윤과 정훈의 앞날을 재기 넘치게 예고했다.

교사인 혜윤(정소민 분)은 사랑하는 남성 정훈(성준 분)과 결혼을 앞두고 있다. 존경받는 의사 집안의 아들인 정훈과 달리, 혜윤은 평범한 집안의 둘째딸이다. 그러나 "밑지고 딸을 시집보낼 수 없다"는 확고한 철학을 지닌 혜윤의 어머니 들자(이미숙 분)는 되려 '대기업도 아닌 작은 회사'에 다니는 정훈을 탐탁지 않아한다.

들자는 "정훈을 만나며 선도 보지 않았었냐"며 딸의 진심을 의심하는 동시에 결혼을 만류하려 한다. 그러나 혜윤은 "선이라는 건 내 조건과 상대 조건의 대차대조표일 뿐"이라며 정훈을 향한 믿음을 굽히지 않는다.

혜윤의 한 마디는 집안의 요구에 못이겨 원치 않는 선 자리에 나가야 했던 수많은 결혼적령기 남녀들의 무릎을 치게 만드는 대사. 혜윤은 연애와 결혼을 '따로국밥'으로 치곤 하는 요즘 세태의 정 가운데에 서 있으면서도 좀처럼 순정을 잃고 싶진 않다. 그야말로 우리 시대의 평범한 스물아홉 여성이다.

정훈은 아이스크림에 반지를 숨겨 청혼을 준비하지만, 혜윤은 반지가 목에 걸려 구사일생한다. 결국 정훈은 사랑스럽게 꾸며진 호텔 스위트룸에서 무릎을 꿇고 다시 프러포즈를 한 끝에 혜윤의 승낙을 얻어낸다. 혜윤이 반지를 받으며 던지는 한 마디 역시 여성 시청자들의 마음을 간단하게 대변한다. "여자들은 심플하고 군더더기 없는 프러포즈를 원한다"는 대사가 그것.

한편 혜윤의 친구이자 웨딩잡지 기자인 동비(한그루 분)와 독신주의자인 요리사 기중(김영광 분)의 이야기는 느슨해진 연애 커플의 로맨스를 현실감 있게 그려냈다. 결혼이라면 학을 떼는 기중에게 동비는 그간의 '강한 척'을 버리고 속내를 고백한다.

결혼을 준비하는 혜윤과 정훈 커플을 보며 내심 부러웠음을 말하며 서운함의 눈물을 보이는 동비에게 기중은 차갑게도 "시간을 갖자"고 답한다. 동비는 기중을 찾아가 최후의 결단을 전하지만 돌아오는 것은 "정말 미련이 남지 않았다면 여기 오지 말았어야 한다"는 차가운 말 뿐이다. '간을 보러' 기중을 찾은 동비는 미련이 가득한 속내만을 들키며 본전도 찾지 못하고 돌아선다.

동비를 향해 내뱉는 기중의 건조한 대사들은 권태와 이별을 겪어 본 남녀의 속사정을 정확히 꿰뚫는다. 이에 한 수 아래인 동비가 할 수 있는 일이란 차가운 대문에 귀를 대고 기중의 움직임을 살피는 일 뿐. 초라해도 이렇게 초라할 수가 없다. 눈에 띄는 미모를 자랑하는 동비지만 자신을 목매게 만드는 연애고수 기중 앞에선 비참함의 대명사로 내던져진다.

그러나 강철같은 이성으로 동비의 마음에 상처를 입힌 기중이 극의 전개와 더불어 어떤 변화를 맞게될 지는 '우결수'를 보는 또 하나의 재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연인의 눈물도 본체만체 제 주장만을 고집하던 기중이 사랑의 감정 그 자체에 충실한 새로운 캐릭터로 태어날 수 있을지, 시청자들의 관심이 쏠릴 법하다.

'우결수'는 매주 월·화요일 밤 11시 방송된다.

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lima@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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