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8년]한류리포트④ 한류의 미래, '강제 진출' 싸이를 보라


[장진리기자] 2012년, 한국 가요계에는 새로운 역사가 기록됐다. '국제가수' 싸이의 탄생이다.

싸이는 6집 앨범 '싸이육갑(싸이6甲)'의 타이틀곡 '강남스타일'로 일약 월드스타 대열에 올라섰다. 유튜브를 통해 지구촌에 퍼진 '강남스타일'은 전세계 사람들을 '말춤 열풍'에 빠뜨렸다. MLB 구장, 남태평양 뉴칼레도니아 바다, 필리핀 교도소에서 사람들은 홀린듯이 말춤을 췄고 초대형 허리케인이 불어닥친 버지니아 해변에서도, 8만명이 모인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도 말춤은 계속됐다.

그야말로 '강제 해외 진출'이었다. 싸이는 잘 만든 뮤직비디오 한 편과 안무만으로 전세계를 사로잡았다. 전무후무한 기록도 이어지고 있다. 싸이는 '강남스타일'로 6주 연속 2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아쉽게 아직 정상을 탈환하지는 못했지만 그 누구도 해내지 못한 6주 연속 2위라는 대기록을 세우며 K팝의 새 역사를 쓰는 중이다.

계획도, 아무런 프로모션도 없이 세계 정상의 자리에 선 싸이는 한류가 나아가야 할 미래의 교과서적 답안이다. '잘 만든 콘텐츠는 반드시 성공한다'는 단순한 진리를 다시 상기시키고 있는 것.

지금의 한류는 지나친 자본주의에 잠식됐다. 한국의 음악프로그램은 더이상 국내 팬들을 위한 것이 아니라 해외 진출을 위한 수단으로 변질됐다. 일부 아이돌그룹 제작자들에게 한국의 음악방송은 팀을 알리기 위해서가 아니라 해외 투자를 끌어오고 해외 진출을 도모하기 위해 거쳐야하는 정거장 역할이 됐다.

물론 자선사업이 아닌 이상 엔터테인먼트 업계 역시 다른 업계처럼 결국 자본주의의 논리로 돌아간다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지금의 한류는 '남들과는 다른 콘텐츠가 성공한다'는 단순한 이치를 잊고 있다. 그저 돈벌이 때문에 거푸집으로 찍어내듯 만든 콘텐츠로 파이를 키우기는커녕 애써 키운 파이를 조각내고 있다. 지금처럼 마치 한류를 '열려라 뚝딱' 하면 온갖 금은보화가 쏟아져 나오는 도깨비 방망이처럼 인식한다면 한류는 머지 않아 거품처럼 사라지고 말 것이다.

현재 동남아에서는 한국에서 디지털 싱글이나 미니 앨범 한 장 정도를 발매한 채, 혹은 그마저도 하지 않은채 K팝이라는 간판을 달고 활동하는 팀들이 부지기수다. 'K팝'이라는 이름 아래 해외 팬들을 만나고 있지만 이들의 실력은 보는 사람마저 낯 뜨겁게 할 정도. 이런 '함량 미달' 아이돌그룹의 활동이 이어진다면 머지 않아 K팝은 해외 팬들의 외면을 받을 것이 분명하다.

한 유명 아이돌그룹의 제작자는 "지금의 K팝 열풍은 분명히 우려되는 부분이 많다"며 "한류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제작자들의 생각부터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다른 가요 관계자는 "솔직히 싸이의 성공에 놀랐다"며 "새로운 아이돌그룹을 제작 중이었지만 최근 재고에 들어갔다. 처음부터 다시 기획해 멋진 콘텐츠를 만들어 볼 것"이라고 전했다.

SBS '인기가요' 연출진은 조이뉴스24에 "음악프로그램도 점차 바뀌고 있다. 많은 해외 팬들이 음악프로그램을 통해 가수들을 접하고 있다. 이런 부분에 책임감을 크게 느낀다"며 "전세계 팬들이 지켜보고 있다는 생각에 각각의 무대 연출에 매주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드라마에서 시작된 한류는 아이돌그룹에 의한 K팝 열풍으로 활짝 꽃을 피웠고, 이제는 싸이 등 개성 있는 콘텐츠까지 확산되며 성숙해가고 있다. 한류가 지금의 풍성한 식탁을 차리기 까지는 수많은 사람들의 땀과 노고가 있었다.

2012년 새로운 한류를 이어가는 사람들이 이제 대답할 차례다. 짧은 욕심에 모두의 풍성한 밥상을 뒤집어 엎을지, 아니면 밥상을 찾아올 새로운 식구들을 위해 새 밥상을 계속 차릴지, 답은 우리 손에 달려있다.

조이뉴스24 장진리기자 mari@joynews24.com 사진 정소희기자 ss082@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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