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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9년]KBS 이강현 드라마국장 "2013년, 평년 이상의 풍작"


"2014년, 소재의 다양화·접근방식의 차별화로 다채로운 작품 선보일 것"

[김양수기자] 2013년 KBS는 드라마로 웃고 예능으로 울었다. KBS는 '개그콘서트'의 약진에도 불구하고 국민예능 '1박2일'의 부진, 신규 예능프로그램의 '베끼기 논란' 등으로 편치 않은 한해를 보냈다.

반면 드라마는 달랐다. 평일 미니시리즈와 아침 저녁 일일극, 주말 연속극 등에서 고르게 높은 시청률 성적을 거두며 시청자들과 소통했다. 일본 원작드라마를 새롭게 각색해 선보인 '직장의 신', 돌아온 청소년드라마 '학교 2013', 힐링 의학드라마 '굿 닥터' 등 색다른 장르물도 성공적이었다. 여기에 KBS 고유의 'TV소설', 농촌드라마 '산너머 남촌에는', 단막극의 자존심 '드라마스페셜' 등이 명맥을 이었다.

또다른 한해의 시작을 준비하기에 앞서 올 한해 KBS 드라마를 되짚어보기 위해 KBS 이강현 드라마국장을 만났다. 그는 올 한해 KBS 드라마에 대해 "올해 (드라마) 농사는 평년 이상의 풍작이었다"고 자평했다.

-KBS 드라마가 평균 이상의 성적을 거뒀다.

"3~4년 전부터 KBS 드라마가 평일은 물론 주말까지 시청률 1위를 휩쓰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한동안 잘 나가던 KBS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초까지 약세였다. 하지만 현재는 상승커브를 돌았다. 앞으로도 개성있고 매력있는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2TV에서는 시트콤을 폐지하고 저녁일일극 '루비반지'를 편성했다.

"방송 산업 전반이 어렵다. 예전엔 평일 미니시리즈가 동시간대 시청률 꼴등을 해도 광고는 완판됐다. 요즘엔 1등도 (광고) 완판이 쉽지 않다. 열악해져 가는 방송 광고시장에서 수익을 극대화하고 회사 경영 개선을 위해 노력 중이다. 그 일환으로 시트콤을 일일연속극으로 대체했다. 오후 8시대는 일일극으로 자리잡기 쉽지 않아 적잖이 부담이 컸다. 지금은 기대 이상이다. 광고도 증가하고 있고, 시청률도 안정적이다."

-수요일 밤으로 옮겼던 '드라마스페셜'이 일요일 밤으로 되돌아간다. 이유는.

"당초 '드라마스페셜'의 편성시간 변경은 시청률은 저조해도 황금시간대에서 공격적으로 해보라는 의미였다. 덕분에 드라마국 분위기도 활기찼다. 하지만 이미 예능프로그램들이 자리를 잡고 있는 시간대에 단막으로 승부를 건다는 게 쉽지 않았다. 또한 일요일 느즈막한 시간에 단막극을 즐거보던 마니아 시청자들의 시청패턴까지 빼앗은 건 아닌가 고민했다. 차라리 단막극 자체를 즐기는 시청자들을 쫓아 일요일 밤으로 가는 게 낫겠다 판단했다."

-KBS가 '드라마스페셜'로 단막극의 명맥을 이은 가운데 최근 MBC와 SBS도 단막극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는데.

"폐지된 단막극을 부활시킨지 3년이다. 단막극은 새롭고 참신한 신인 작가와 연출자, 배우를 발굴하는 성과를 거뒀다. 단막극을 통해 훈련된 작가와 연출들은 '직장의 신' '학교2013' '그녀들의 완벽한 하루' 등에서 나름의 성과를 거뒀다. 최근 지상파에서 단막극을 잇따라 선보이는 것 역시 고무적이다. 드라마 PD 입장에서는 단막극으로 새로운 감수성을 훈련하고 새로운 장르에 도전하는 것이 의미가 있다. 또한 신인 작가와 연기자를 과감하게 기용하면서 에너지를 재충전할 수 있다. 그간 KBS를 부러워했던 MBC, SBS PD들도 단막극 편성으로 일부 숨통이 트였을 것이다."

-시대극인 'TV소설', 농촌극 '산너머 남촌에는2', 대하사극 '정도전' 등 다양한 장르의 드라마를 유지하는 이유는.

"공영방송인 KBS는 상업적 이유만으로 드라마를 편성할 수 없다. 소수계층이 소구하고 보고 싶어하는 드라마 장르, 또한 소외받은 계층들의 이야기를 전하는 것도 공영방송의 책무 중 하나다. 농촌물을 비롯해 대하드라마, 청소년 드라마와 단막극 등은 소수 계층을 소재로 삼고, 동시에 소수의 이야기를 다수시청자에게 알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

-'TV소설'을 통해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는.

"그리 멀지 않은 20~30년 전, 어머니 아버지 세대의 이야기를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서정적으로 그리는 작품이다. 단절된 정서적 유대를 연결해 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지방 소도시를 배경으로 절제된 감정, 감수성 넘치는 정서를 표현하고자 여러가지를 시도 중이다. 'TV소설'의 중심테마는 '모성'이다. 어머니는 세월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그리움과 애틋함, 그리고 감동을 품고 있는 단어다. 어려운 시대를 거쳐 자식들을 훌륭하게 키워낸 어머니들의 이야기를 그려내고 있다."

-'산너머 남촌에는2'는 언제까지 계속될 수 있을까.

"농촌드라마는 제작이 쉽지 않은 장르다. 현재 농촌엔 드라마의 중요한 스토리라인을 끌고갈 젊은이들이 부족하다. 농촌이 도시화되면서 전원풍경을 담아낼 공간도 줄어들었다. 1920년대의 농촌이야기를 할 수도, 기계화된 현대의 부농을 다룰 수도 없어 고민이 많다. 그래서 옛날 스타일의 이상적인 농촌의 정취를 담아내려 노력 중이다. 현재까지 '산너머 남촌에는2' 작가들이 잘 해주고 있다. (후속 방송은) 언젠가 소재 고갈이 온다면 생각해 볼 문제다."

-'대왕의 꿈' 이후 6개월 여 만에 '정도전'이 부활한다. 대하사극을 매년 1편 씩 선보이기로 했는데.

"철저히 경제적인 이유에서 휴식을 결정했다. 평일 미니시리즈는 광고 수익으로 제작비 이상의 수익을 얻지만 대하드라마는 시청자 서비스다. 50분 드라마 2편을 제작하는 데 주당 약 4억5천만원 가량이 투입된다. 6개월 간 방송한다면 100억원 이상이 필요한 셈이다. 1TV는 광고채널이 아닌 고로 비용대비 경제적 부담이 크다.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과정인 만큼 이해를 부탁한다. 오는 1월부터는 정치이념과 통치철학을 다루는 인물 중심의 대하사극 '정도전'을 선보일 예정이다."

-최근 지상파 방송국 3사에서 '67분룰'을 정했는데.

"종전의 '72분룰'은 일부 작품을 제외하고 대부분은 각사의 노력 하에 지켜졌다. 또한 드라마 시간을 무한정으로 늘리지 않는 순기능이 있었다. '67분룰'은 열악한 드라마 제작환경, 위험에 노출되는 상황, 철야작업으로 인한 비용부담 등을 개선하기 위해 다시 제정했다. 비록 광고 손해는 보더라도 작품의 완성도는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2014년 새롭게 선보일 KBS 드라마 소개를 부탁드린다.

"기존 KBS 드라마가 무겁고 진지했다면, 2014년엔 소재의 다양화. 접근방식의 차별화를 두고 다양한 색깔의 드라마를 선보이려 한다. 시청자들이 기대해도 좋을 만큼 독특하고 다양하고 다채로운 드라마를 선보이겠다."

-마지막으로, 드라마 환경에 대한 제언을 부탁드린다.

"편성시간 축소 뿐 아니라 열악한 제작현장을 합리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그러려면 사전제작이 필수적이고, 드라마 간의 지나친 경쟁을 지양해야 한다. 그간 지상파 3사는 같은 시간대에 평일 미니시리즈를 편성해 시청자들의 시청권을 박탈해왔다. 이제는 교차 편성 등 합리적인 시간대 조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드라마가 고비용화 되는 점도 개선할 부분이다. 제작비의 상당부분이 특급 주연연기자들의 출연료와 특급 작가들의 고료로 들어간다. 자율적인 절감이 필요한 시점이다."

조이뉴스24 김양수기자 lia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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