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10년]특별인터뷰…韓농구의 '금빛미래' 김종규①

2014 인천AG 금메달의 주역 "지금도 그 때 생각하면 짜릿해요"


[정명의기자] 조이뉴스24가 창간 10주년을 기념해 2014 인천아시안게임의 스타이자 프로농구 창원 LG 세이커스의 간판선수 김종규(23, 207㎝)를 만났다. 한국 농구의 미래를 짊어질 주역이라는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김종규로부터 아시안게임 금메달과 농구월드컵의 참패, 라이벌과 롤모델 등 궁금했던 이야기들을 들어볼 수 있었다.

◆ 아시안게임

한국 남자 농구는 지난 10월3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이란과의 아시안게임 결승전에서 79-77로 승리하며 2002년 부산 대회 이후 12년만의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획득했다. 김종규는 결승에서 27분을 뛰며 17득점 5리바운드 2어시스트를 기록, 한국의 금메달에 힘을 보탰다. 문태종(19득점 3어시스트)에 이어 대표팀 내 두 번째로 많은 득점이었다.

-금메달을 땄던 순간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

"믿기지 않는 결과였다. 5개월 동안 대표팀에 소집돼 훈련하는 동안에도 '우리가 정말 할 수 있을까', '내가 만약에 경기에 뛴다면 잘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컸다. 그러다 월드컵을 다녀오고 아시안게임 예선을 치르면서 조금씩 자신감이 생겼다.

형들이 워낙 잘해주셨기 때문에 딸 수 있었던 금메달인 것 같다. 아직도 형들에게 감사드린다. 모두가 바랐던 결과가 나온 뒤 며칠 동안은 정말 꿈만 같았다. 간절했던 것을 이뤄서 그런지 믿기지 않았고, 지금도 그 때를 생각하면 짜릿짜릿하다."

-결승전 상대는 강호 이란이었다. 이길 수 있다고 봤나?

"마음을 비우고 경기에 임하자는 생각이 가장 컸다. 재작년부터 붙어봤던 상대인데 정말 조직력도 좋고 이기기 힘든 팀이라고 느꼈다. 하지만 그만큼 이기고 싶은 상대이기도 했다. 대표팀이 소집 후 5개월 동안 팀 전체가 이란에 맞춰서 연습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연습을 많이 한만큼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마음을 비우고 경기한 것이 승리로 이어지지 않았나 싶다."

-결승전에서 문태종의 활약도 돋보였다. 대표팀 생활을 통해 곁에서 지켜본 문태종은 어떤 선수인가.

"일단 태종이 형이 대단한 선수란 것을 이번에 다시 한 번 느꼈다. 나이도 나이고, 몸 상태도 좋지 않았는데 마음먹은 대로 플레이를 하시더라. 태종이 형 뿐만이 아니라 (조)성민이 형도 그렇고(조성민은 대회 종료 후 무릎 부상으로 수술을 받았다), 나도 무릎이 좋지 않아 걱정이 많았다. 하지만 모든 선수가 아픈 것도 잊고 뛸 수 있었던 이유는 그동안의 고생이 수포로 돌아가는 것이 싫었기 때문이다."

-금메달 확정 후 문태종과 포옹하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왜 하필 문태종을 안았나.

"경기 전에 '태종이 형을 안아야겠다' 그런 생각은 없었다. 이길 줄 몰랐으니까. 그런데 종료 부저가 울리고 환호하고 있는 도중에 어안이 벙벙한 상태로 눈 앞에 태종이 형이 보였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형을 안았다."

-울지 않은 것도 의외였는데.

"이란을 이긴다는 생각은 안했지만, 만약에 우승을 한다면 눈물이 나올 것이라 생각했었다. 그런데 신기하게 눈물이 안나오더라. 오히려 대학교 때는 우승을 하면서 많이 울었다. 이번엔 실감이 안나서 눈물도 안나온 것 같다."

-병역면제 혜택도 있고, 금메달이 갖는 의미가 남다를 것 같다.

"2002년 영광을 우리가 12년만에 재현했고 그 안에 내가 들어 있다는 것이 더할나위 없이 영광스럽다. 초등학교 5학년 때 농구부실에서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금메달 따는 경기를 봤다. 그 땐 '저기 내가 있다면 참 멋있겠구나'라고 생각했다. 후배들도 이번 금메달을 보면서 내가 했던 생각을 똑같이 하고 있지 않을까."

◆농구월드컵

한국대표팀이 아시안게임에서 12년만의 금메달을 획득할 수 있었던 이유로는 농구월드컵의 참패가 큰 도움이 됐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아시안게임에 앞서 스페인에서 열린 농구월드컵. 한국은 16년만에 출전권을 얻어 1승을 목표로 출전했지만 세계와의 높은 벽만을 확인한 채 5전전패로 탈락했다. 하지만 이는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맞은 효과 좋은 예방주사였다.

-월드컵에서는 5전전패로 탈락했다.

"합숙 기간 동안 아시안게임에 초점을 맞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도 연습상대로 출전하는 것이 아니고, 우리가 엄청난 노력을 해 출전 티켓을 딴 것이기 때문에 무조건 1승 이상을 하겠다는 목표를 잡았다.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는 대회였다."

-그런데 목표를 이루지 못했다.

"워낙에 기량 차이도 많이 나고 힘과 신장 차이도 컸다. 모든 면에서 안되더라. 5패를 하고 한국에 돌아오면서 분위기가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안좋았다. 이제 정말 중요한 대회(아시안게임)가 남아 있는데, 모두 열정을 쏟아부었는데 운동 분위기가 침체될까봐 모두 걱정이 많았다. 하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그런 몸싸움과 힘든 경기를 치른 것이 우리도 모르게 좋은 경험이 됐던 것 같다."

-월드컵을 통해 김종규가 많이 성장했다는 평가도 있다.

"1대1로 득점을 해내는 부분은 솔직히 많이 부족하다. 이번에도 그런 부분이 좋아진 것은 아니다. 찬스가 왔을 때 과감히 공격을 하는 것, 감독님이 내려주시는 전술을 이해하는 부분에서 작년이나 재작년보다 좋아진 것 같다."

-더욱 발전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느낀 점도 있나.

"엄청 많다. 올 시즌에는 골밑에서의 1대1을 의식적으로 많이 시도하고 있다. 나 스스로 지난 시즌과 비교해보면 거의 2배는 많아졌다. 스텝도 틈틈이 연습하고 있다. 센터 포지션에서는 스텝 하나로 상대를 속일 수도 있고, 쉬운 찬스도 만들 수 있다."

◆창원 LG 세이커스

김종규는 지난 2013 신인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창원 LG의 지명을 받았다. 김종규의 합류로 단숨에 우승후보로 떠오른 LG는 2013~2014시즌, 창단 첫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챔프전에서는 울산 모비스를 넘지 못하고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LG에게도 김종규에게도 지난 시즌은 뜻깊은 시간이었다.

하지만 올 시즌, LG는 지난해의 위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문태종은 대표팀 차출 후유증으로 정상 컨디션이 아니고, 제퍼슨 역시 지난해만큼의 파괴력이 아니다. 김시래는 허리 부상으로 시즌 초반 결장했다. 김종규가 고군분투할 뿐이었다. 인터뷰가 진행된 10월30일까지 LG는 3승6패의 성적에 그쳤다. 오리온스가 8연승으로 선두에 오른 것과는 비교되는 성적이었다.

-대표팀 생활 후 곧바로 LG에 합류했는데 힘들지 않나.

"(양동근 등) 대표팀 형님들이 '농구선수 힘들다고 하면 안된다'고 말씀하시는데, 그 말이 맞는 것 같다. 나이 많은 형님들이 저렇게 뛰고 계신데 어린 내가 힘들다고 하면 말이 안된다. 다만 부상을 당하면 안된다. 아프지만 않다면 언제든지 뛸 준비가 돼 있다."

-무릎 상태가 정상이 아니라고 들었다.

"무릎과 발목이 그렇게 좋은 상태는 아니다. 솔직히 걱정도 좀 된다. 그렇다고 못 뛸 정도는 아니다. 좀 아프다고 쉬어버리면 스스로도 나약해질 거 같고, 팀원들에게도 미안한 일이다. 지난 시즌보다 출전 시간이 10분 정도 많아진 것 같은데, 태종이 형이 돌아오면 지금보다는 시간을 조절해주시지 않을까 생각한다."

-지난 시즌 챔프전 상대였던 모비스와 이번엔 개막전에 만났다.

"작년 생각은 크게 안났다. (양)동근이 형, 유재학 감독님과 다른 팀으로 뛰는 것이 좀 어색할 뿐이었다. 내 몸이 아닌 것 같기도 했다. 마음도 준비가 안돼 있었다. 그러다보니 몸도 더 지쳤다. 이렇게 뛰면 다치겠다는 생각이 그 때부터 들기 시작했다."

-개막전 승리로 첫 단추는 잘 뀄지만 이후 4연패를 했다.

"(김)시래 형도 몸 상태가 안 좋고, 태종이 형도 힘들어했다. 제퍼슨도 준비가 안 돼 있었다. 모비스도 많이 긴장한 것 같아 이기긴 했지만, 작년과 같은 시너지 효과가 나오지 않았다. 나 스스로도 너무 큰 목표를, 간절했던 목표를 이뤄서 그런지 정신적으로 무장이 필요한 상태였다. 그래도 우리팀은 앞으로 점점 좋아질 것이라 믿는다."

<②편에 계속…>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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