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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10년]인터뷰…권오갑 총재②"팬들에 축구 매력 전하는게 우선"


"K리그 중계방송 등 콘텐츠 보급 노력 계속"

[이성필기자] 창간 10주년을 맞이한 조이뉴스24가 한국프로축구연맹 권오갑 총재와 K리그의 현안을 놓고 솔직한 대화를 나눠봤다. 바쁜 와중에도 K리그 현안들을 꼼꼼히 챙기고 있다는 권 총재는 조이뉴스24의 물음에 소신있는 대답을 던지며 프로축구의 밝은 미래를 이끌겠다고 강조했다.

<①편에서 계속>

-스플릿 시스템에 대해서는 말이 많다. 구단들은 영업일수를 걱정하고 있고 심판 판정 문제가 도마위에 오르기도 한다. 스플릿제 유지와 다른 제도 도입을 놓고 고민이 많을 것 같다.

"승강제를 시행하면서 스플릿 시스템도 함께 도입됐다. 어떤 방식이든 장단점은 다 있다. 시즌 종료 후 스플릿 시스템의 성과를 면밀히 따져본 뒤 논의하는 것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팬들에게 재미있고 흥미로운 축구의 매력을 전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팀들은 피 말리는 경쟁에 서있지만 스포츠의 매력이 바로 그런 것이다. 매 경기 결승전 같고 이기기 위해 끝까지 뛰는 모습이 바로 스포츠다. 올 시즌 마무리와 함께 내년도 리그 방식에 대해 구단들과 잘 논의해 방향을 잡겠다."

-구단 사이에서 의견이 분분한 연봉 공개 정책은 계속될 것인가?

"당연히 계속될 것이다. 현재 K리그의 재정건전성 확보를 위해 가장 필요한 조치는 우리의 실체를 정확히 파악하고 깨닫는 것이다. 어떤 제도라 하더라도 실행에 옮길 때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 망설이거나 주저할 수는 없다. K리그는 연맹 사무국의 경영공시를 필두로 각 구단 선수 연봉 공개, 관중 수 및 입장수입 공개 등으로 투명 경영의 첫 삽을 뜬 상태이다. 향후 각 구단의 재무제표 공개 등 경영 공시를 통해 시장의 신뢰를 확보하고 투명성을 제고해, 내실을 다지는 건강한 K리그로 거듭나고자 한다. 나아가 재정 페어플레이(FFP·Financial Fair Play) 도입 등 제도적인 가이드라인으로 구단을 뒷받침하는 작업들을 이어갈 계획이다."

-연봉 공개의 경우 구단 재정 투명화 등에 대한 효과는 있겠지만 스타급 선수들의 해외 유출로 인해 리그의 질적 저하가 가속화될 수 있다는 주장도 함께 있는데.

"각 구단이 확보한 재원을 안배하는 것은 결국 구단 스스로가 결정해야 한다. 프로연맹이 나서서 강제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다. 하지만 바람직한 방향으로 유도할 수는 있다. 구단의 손익을 공개하고, 좀 더 투명한 방향으로 가자는 것은 결국 프로축구 구성원들이 비즈니스 마인드로 모든 일에 접근하자는 의미이다. 모기업에, 시·도에 모든 것을 의존할 수만은 없다. 궁극적으로는 자생력 있는 구단이 돼야 하는데 그 시기를 앞당기자는 것이다. 더뎌도 한 걸음씩 앞으로 가야 한다. 제자리에서 안주하면 절대 살아남을 수 없다.

또한 선수의 해외 진출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로 인해서 일시적으로 K리그가 위축될 수는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다. 계속해서 새로운 선수들이 성장하고 커나가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K리그의 경쟁력은 여기에서 나온다고도 할 수 있다. 이미 K리그는 아시아축구연맹(AFC)의 리그 평가에서도 최상위에 올라있다. 지속적인 투자를 통한 구단 산하 유소년 출신 선수들의 배출, 이에 따른 각 구단의 탄탄한 경기력과 재정적인 보탬이 선순환 된다면 지금보다 더욱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

-팬과 관중을 축구행정과 홍보, 선수관리 등 모든 부문의 중심에 두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구단들이 잘 하고 있다고 생각하나

"구단의 역사나 여건에 따라 편차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프로축구와 같은 서비스 산업의 핵심은 사람(인재)이다. 지금까지 K리그에는 스포츠를 산업으로 바라보고 장기적인 계획을 끌고 갈 전문가가 부족했다. 그렇기 때문에 연맹은 구단 프런트의 비즈니스 역량 강화를 위한 다양한 교육사업(CEO 아카데미, GM 아카데미, 세일즈 아카데미, 축구산업 아카데미 등)을 펼쳐, 전문 인력 양성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CEO 아카데미는 프로스포츠 클럽 경영에 대한 이해 증진 및 CEO 역량 모델을 도출해내고, 솔선수범의 리더십을 보임으로서 전문 인력 양성에 대한 공감대를 조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모색하고 명사 특강과 하버드, MIT에서 분석한 자료 등을 활용해 경영지식을 습득한다. GM 아카데미는 프로축구 전 분야의 지식을 총괄하는 종합적인 프로축구 전문 경영인을 육성하고, K리그 현장에서 실제로 문제화되고 있는 과제들을 해결하는 과정으로 사무국장의 역량강화를 목표로 한다. 세일즈 아카데미는 객단가 공개 이후 후속조치로서 유료관중 증가 방안에 대한 연맹의 질적인 구단 지원 프로그램이다. 축구산업 아카데미는 1기는 취업률 40% 이상을 달성했고, 향후에도 축구와 스포츠계에 진출해나갈 것이다."

-최근 프로야구는 감독 선임 과정에 팬심이 반영되는 등 팬의 힘이 강하게 표현되고 있다. K리그에 시사하는 바가 큰데.

"프로스포츠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당연히 팬이다. 팬이 없다면 프로스포츠가 존재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감독 선임이나 구단의 중요한 정책 결정에 있어 최종 결정은 구단의 몫이지만 팬들의 생각에 귀 기울이고 열린 자세로 소통하는 것은 당연히 필요한 부분이다."

-중계방송은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다. 프로야구와 겹치면 거의 힘들고 동계프로스포츠인 프로농구, 배구가 시작된 후에는 더욱 어려워보인다. 문제점이 무엇이라고 판단하고 있나.

"TV중계 확대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고 있다. 하지만 냉정하게 봤을 때 방송사 간 사활을 건 무한경쟁 시대에 콘텐츠 경쟁력이 다소 부족한 K리그에 무조건 애정을 가져달라고 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무엇보다 K리그의 경기 품질을 높이는 작업이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경기력은 갑자기 강화될 수 없다. 품질 강화를 위해 예전의 '5분 더 캠페인'처럼 선수들이 좀 더 뛰며 재미있고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선보일 수 있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팬들이 즐거울 수 있는 이러한 캠페인을 전개해나가기 위해 계획을 세우고 있다.

프로야구와 겹치는 시간으로 인한 낮은 중계율을 해결하기 위해 경기시간 조정을 검토하고, 뉴미디어와 SPOTV+의 시청가구수 증대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또한 중계품질을 높이기 위해 방송사의 중계기술 향상을 지원하고, 선택적 중계제작지원을 통해 높은 퀄리티의 경기 화면을 안방에 전달할 수 있는 작업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또한 낮은 중계권료는 K리그 중계권의 해외 판매를 통해 해결책을 모색해나갈 계획이다."

-중계방송 부족 해결을 위해 지상파, 스포츠케이블은 물론 다양한 미디어 활용이 숙제로 꼽힌다

"미디어 환경이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있다. 야구를 비롯한 타 프로스포츠나 드라마, 예능 등 다른 TV 콘텐츠와 비교할 때 K리그가 경쟁력에서 앞서나가지 못하고 있다. 지상파나 스포츠케이블 중계방송이 부족한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SPOTV+를 기반으로 매 라운드별(토, 일) 2경기 이상 중계하고, 이를 인터넷과 모바일로도 중계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중계 커버리지나 채널 인지도가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이밖에도 손안에서 K리그를 접하도록 온라인과 모바일 기반의 자체 생산 콘텐츠를 팬들에게 보급하고자 하는 노력도 계속하고 있다.

-전임 정몽규 총재는 K리그 외에 나머지 하부 리그와의 승강제도 꼭 실현하겠다고 강조했다. 프로축구연맹의 역할이 중요할 것 같다.

"지난해 출범한 챌린지의 안정적 운영이 우선이다. 현재 10개팀인 2부리그의 적정 팀 수는 최대 14개팀으로 보고 있다. 서울이랜드FC가 올해 창단을 선언해 내년부터 챌린지에 참가해 11팀으로 운영된다. 챌린지를 안정적으로 운영한 이후에 하부리그를 탄탄하게 다져나가야 한다."

-향후 K리그의 장기적인 발전 계획이 있다면?

"브라질 월드컵 이후 재개한 K리그 클래식 관중을 비교해보니 관중추이에 큰 변화가 없었다. 프로축구는 축구라는 스포츠를 매개로 하지만 결국 비즈니스를 하는 것인데, K리그는 그동안 비즈니스 측면의 고려가 너무 부족했다. 눈앞의 경기력과 성적에 집중하고 나머지 분야는 균형발전을 이루지 못했다. 이것이 단기적인 처방을 지양해야 하는 이유이다.

2002 월드컵을 계기로 경기장과 같은 인프라는 획기적으로 개선됐지만 각 구단의 비즈니스적인 자생력은 별로 나아지지 못했고 오히려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현상도 일부 나타나고 있다. 이대로 방치하면 K리그는 더 큰 위기를 맞을 수 있다. 병을 키우기보다 빨리 환부를 도려내고 치료를 해야 그나마 이 단계에서 재생할 수 있다. 출범 이후 리그 전체가 한 번 도산했다가 10여년 뒤에 재출범해 지금은 철저한 비즈니스 모델로 전체 파이를 키우고 있는 미국프로축구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물론 이런 정책이 실효를 거두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단기적인 성과나 치적에 연연해서는 안 된다. 사실 프로축구를 단숨에 중흥으로 이끌 비책이나 지름길은 없다고 생각한다. 우직하게 연고지에 밀착하고, 축구를 일상 생활화하고, 유소년부터 차근차근 보급해야 한다. 성과는 느리게 나오겠지만 다른 방법이 없다. 지금 집행부는 그런 씨앗을 뿌리는 역할을 할 뿐이다. 미래의 수확은 다른 사람의 몫이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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