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10년]의미없는 시청률 경쟁, 위기의 지상파 드라마

케이블 드라마의 약진…지상파 드라마, 자성 필요하다


[장진리기자] 강산도 변한다는 10년, 드라마 인기의 척도는 시청률에서 SNS 버즈와 포털사이트 검색어로 옮겨갔다. 더이상 시청률은 드라마 인기를 반영하는 객관적인 지표가 되지 못한다.

드라마를 소비하는 방식도 너무 많이 달라졌다. TV 앞에서 리모콘을 들던 10년 전과 달리, 지금은 '본방사수'가 무조건적인 답은 아니다. 거실 TV 앞에 앉아 있어도 시청자들은 보다 편리한 휴대전화 속 모바일 앱으로 드라마를 시청하고, '본방사수'가 불가능한 이들을 위해서 IPTV·다운로드 사이트 등 콘텐츠에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은 보다 다양해졌다.

◆드라마 시청률 싸움, 더 이상은 의미 없다?

최근 지상파 드라마는 제 살 뜯어먹기 시청률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오만과 편견', '비밀의 문', '내일도 칸타빌레'가 경쟁을 펼치고 있는 월화극은 '오만과 편견' 외에는 한 자릿수 시청률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11일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MBC '오만과 편견'은 12.1%의 전국시청률로 유일하게 두 자릿수 시청률을 기록하며 월화극 1위를 지키고 있으며, KBS 2TV '내일도 칸타빌레'는 5.8%를, SBS '비밀의 문-의궤살인사건(이하 비밀의 문)'은 5.3%로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

수목극 역시 별반 상황이 다르지 않다. SBS '내겐 너무 사랑스러운 그녀'가 5.5%로 종영한 가운데, MBC '미스터 백'이 13.9%, KBS 2TV '아이언맨'이 4.0%(7일 닐슨코리아 기준)를 기록한 것.

월화·수목극이 모두 10% 초반의 시청률로 1위를 달리고 있다는 것은 지상파 드라마의 시청률 파이가 그만큼 줄어들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10년 전인 2004년에는 최고시청률이 50%를 넘는 드라마만 2편이나 있을 정도로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박신양-김정은이 출연했던 '파리의 연인'은 지난 2004년 8월 15일 방송분으로 최고시청률 56.3%를 기록했고, '대장금'은 3월 23일 방송분으로 55.5%를 기록했다.

채시라, 한가인, 송일국이 출연했던 '애정의 조건'은 45.2%, 권상우, 최지우의 '천국의 계단'은 42.4%, 하지원-조인성의 '발리에서 생긴 일'은 40.4%, 송혜교-비의 '풀하우스'는 40.2%를 기록하며 높은 시청률로 그 뒤를 이었다.

한 방송 관계자는 이런 현상에 대해 "현재는 정말 다양한 수단으로 드라마를 볼 수 있다. TV 시청률만으로 드라마의 인기를 평가하는 것은 의미 없다"고 지적한다.

◆케이블 드라마의 약진, 지상파 드라마 반성 필요할 때

10년간 드라마사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케이블 드라마의 약진이다.

지상파 드라마가 쪽대본과 사랑 놀음에 발목이 잡혀 신음할 때, 케이블 드라마는 웰메이드 드라마로 시청자들의 신뢰를 쌓아갔다. 여기에 종편까지 연이어 수작을 내놓으며 지상파의 주입식 드라마에 지친 시청자들의 다양한 입맛을 맞췄다. 이른바 드라마 춘추 전국 시대의 시작이다.

2~3년 전까지만 해도 시청률 1% 벽을 넘기 힘들었던 케이블 드라마는 '응답하라' 시리즈의 인기로 전세를 역전시켰다. '응답하라'는 1997과 1994 시리즈의 인기에 힘입어 현재 세 번째 시리즈 기획·제작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올해는 특히 케이블 드라마의 인기에 활짝 꽃이 피었다. '미생'을 필두로 '나쁜 녀석들', '신의 퀴즈' 등 장르를 가리지 않는 케이블 드라마의 인기는 지상파를 위협하다 못해 오히려 비주류라고 평가받던 케이블의 벽까지 허물 판이다. 신선함이라는 날카로운 검을 든 케이블 드라마의 공습이다.

케이블 드라마의 인기는 현재 위기의 지상파 드라마에 시사하는 점이 많다. 이는 지상파에서 노하우를 쌓은 스태프들이 한계 없는 플랫폼인 케이블로 옮겨와 보다 다양한 작품을 선보이는 것도 있지만, 케이블 자체적으로 오랜 기간 선보여온 참신한 기획이 2014년 지금, 빛을 발하고 있는 것.

지상파 드라마에는 오늘도 어디서 본 것 같은 사랑 노래만 흥청망청 쏟아져 나온다. 사랑 노래가 없어도 신선함이 없는 뻔한 소재, 뻔한 캐릭터 뿐이다. 지상파 드라마를 외면하는 시청자들의 차가운 손길은 무엇을 의미할까. 위기의 지상파의 자성이 필요할 때다.

조이뉴스24 장진리기자 mari@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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