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원호 사무총장 "유소년 배구에 미래 달려"

[창간11년]인터뷰②대표팀 경쟁력 강화, 연맹 당연히 도와야 할 일


[류한준기자] 신원호 한국배구연맹(KOVO) 사무총장은 프로배구단 운영 경험이 있다. 지난 2005년 LIG 손해보험(현 KB 손해보험)에서 단장으로 일했다. 당시 팀 사령탑은 신영철 현 한국전력 감독이었다.

신 총장은 그런 이유에서 각 구단이 내는 현장의 목소리에 익숙한 편이다. 이제는 특정 팀 소속이 아니라 V리그 전반을 아우르는 기구에서 책임자로 일하고 있기 때문에 단장 시절과 차이는 있다.

신 총장은 조이뉴스24 창간 특집 인터뷰를 진행하는 내내 말을 아끼지 않았다. 임기 동안 V리그의 발전과 정착, 그리고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해 노력을 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였다.

<①편에 이어…>

▲V리그는 지난 시즌 TV 중계 시청률에서 같은 겨울 스포츠인 프로농구를 앞섰다. 이런 부분 외에 연맹이나 구단에서 현장의 팬들을 위해 노력해야 할 부분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인식을 바꿔야 한다고 본다. 이제 스포츠는 단순히 경기에서 팀이 이기는 게 주목적이 아니라고 본다. 트렌드가 변하고 있다는 것을 연맹과 각 구단이 알아야 한다. 프로야구나 프로축구의 예처럼 하나의 산업으로 봐야 한다. 또한 앞으로는 사회통합과 공익추구라는 목적에 맞춰가는 방향으로 가야한다고 본다. 주변에서 배구가 '겨울스포츠의 꽃'이라고 얘기를 많이 하고 있는데 여기에는 두 가지 물음이 따라야 한다고 본다. V리그를 운영하는 목적, 그리고 이유에 대해 늘 고민해야 한다. 연맹과 구단 모두 마찬가지다. 같은 동계종목으로 경쟁과 함께 상호 발전을 위해 노력해야 하는 농구와 달리 배구는 종목 특성상 거친 몸싸움이 없다. 매너, 존중, 배려, 소통, 화합 등을 팬들에게 더 많이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최근 인기가 높아졌다고 하지만 늘 위기라는 생각도 함께 가져야 한다고 본다."

▲각 구단에서 V리그 발전과 인기 유지를 위해 노력해야 할 부분은 무엇이라고 보나.

"뻔한 얘기같지만 각 구단들이 팬서비스를 위한 노력에 더 힘을 실어야 한다고 본다. 프로농구와 비교해 보면 아직 프로배구는 부족하다. 물론 차이가 있겠지만 앞서 얘기한 것처럼 젊은 팬들에게로 범위를 좁히면 배구는 아직 농구만큼 매력을 끌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예를 들어 구단 대학생 홍보대사 같은 자원을 잘 활용하고 경기장을 찾는 팬들을 위한 다양한 공간 및 이벤트를 마련해야 한다고 본다. 팬들에게 경기장에 가면 재미있는 일들이 있다고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연맹에서도 먼저 움직여야 할 부분이 있다면 당연히 그렇게 할 것이다. 앞으로는 배구에서도 다른 종목에서 나온 박세리 키즈, 김연아 키즈, 손연재 키즈 같은 현상이 나와야 한다고 본다. 물론 이를 위해선 재차 강조하지만 유소년 배구가 당연히 발전하고 잘 운영돼야 한다."

▲선수 복지 차원(FA 기간 축소, 샐러리캡 확대 등)에서 연맹에서 준비하고 있는 방안이 있는가?

"연맹은 일단 매년 물가상승률을 기반으로 샐러리캡에 대해 조금씩 늘리는 노력을 하고 있다. 연맹이 바라고 있는 부분은 각 구단이 연봉 총액이 아닌 최소소진율을 지켜달라는 것이다. 자유계약선수(FA) 제도 도입의 가장 큰 목적은 팀 전력 평준화에 있다. 그러나 현재 각 구단 상황이 모두를 만족시킬 수 없는 부분이 분명히 있다. FA도 외국인선수 제도처럼 양면성을 갖고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FA 보상선수 규정에 대한 완화가 필요하다고 본다. 아울러 팀 보호선수 확대 방안에 대해서도 연맹 차원에서 논의를 하고 있다. FA 자격 획득 기간 축소보다 보호선수 확대가 현실적으로 더 맞다고 본다. 이런 문제 제반에 대해 순차적으로 개선을 할 계획을 갖고 있다."

▲최근 성인대표팀(특히 남자부의 경우) 국제대회 성적이 좋지 않다. 주관 기관인 대한배구협회와 연맹의 동반자적 협력 관계가 어느 때보다 필요한 상황이다. 연맹이 앞으로 해나가야 할 역할과 추구하는 목적은 무엇인가?

"일부에서는 대표팀 선발과 운영 등에 대한 권한을 배구협회가 아닌 연맹으로 넘기는게 더 낫다는 얘기를 하고 있다. 그 점에 대해서는 이해를 충분히 하고 있다. 남녀 성인대표팀의 경우 대부분이 프로선수로 구성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본다. 하지만 연맹은 배구협회의 고유 권한을 인정한다. 그 방침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다. 뻔한 얘기같지만 대표팀 운영에 연맹이나 구단이 걸림돌이 돼서는 안된다고 본다. 배구 인기에는 국제경쟁력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본다. 연맹으로서는 대표팀과 각 구단의 소통, 즉 커뮤니케이션에 더 힘을 쏟을 것이다. V리그 경기일정이나 선수 차출 등에 최대한 협조하고 배구협회와 이런 부분들에 대해 상의할 예정이다. 연맹에서도 대표팀 방문 등을 통한 간접적인 지원도 계속 해나갈 계획이다. 배구협회에서 원하고 있는 지원금 문제 등은 연맹 이사회를 통해 잘 조정해 나갈 것이다. 첫 술에 배부를 수 없고 각자 속한 조직의 이해 관계에 따라 의견이 다르고 생각이 엇갈릴 순 있겠지만 이를 잘 조정하는 역할도 연맹의 몫이라고 본다."

▲신 총장은 유소년 배구가 V리그의 근간이라고 여러 번 강조하고 있다. 연맹에서 계획 또는 추진하고 있는 유소년 및 클럽배구 지원책은 무엇인가?

"신인 드래프트를 통해 지원되는 학교지원금을 상향식이 아닌 하향식으로 가도록 노력하고 있다. 그만큼 유소년 배구 지원을 점차 늘려가는 방안으로 규정을 손보고 있다. 남녀 각 구단이 연고지를 두고 있는 곳에 연고지 육성 학교 지원금 제도가 대표적인데 이는 새로 창단하는 유소년 배구팀 지원과도 관계가 있다. 앞으로 V리그는 외국인선수 비중을 점차 낮춰가는 쪽으로 가야 한다고 본다. 그러기 위해서는 당연히 선수 수급의 기반이 되는 유소년배구를 성장시키고 당장 효과가 나타나지 않더라도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프로와 아마추어 배구가 상생하는 첫번째 지름길도 여기에 있다고 본다. 연고지 지원에 충실한 구단에게 힘을 불어넣기 위해 드래프트에서 연고지 우선지명권과 같은 제도애 대해서도 논의가 필요하다고 본다. 유소년 배구교실의 경우 현재보다 좀 더 늘어난 52개교로 확대(2015년 기준으로 40개교에서 운영 중)하고 이를 유지하는 방안을 연구중이다. 클럽배구팀의 경우 1차는 창단 유도, 2차는 엘리트 선수 수급에 맞춘 프레임 워크(frame work)를 준비하고 있다. 이 문제는 배구협회 뿐 아니라 문화체육관광부와도 긴밀한 논의와 협조가 필요하다."

▲현재 V리그 인기를 더 끌어올리고 이를 유지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이 있을 수 있나? 신 총장의 개인적인 생각을 듣고 싶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확실한 답은 유소년배구 육성과 활성화에 있다. 어린 선수들이 자연스럽게 배구라는 종목과 친숙해지고 이들 중 일부는 엘리트 선수가 돼 미래의 V리거가 될 수 있고 다른 부류는 V리그의 팬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고 본다. 각 구단들도 새로운 스타선수 발굴을 위해 꾸준히 노력을 해야 하는 건 당연하다. 연맹은 이런 기반을 다질 수 있도록 돕는 일을 해야 한다고 본다. 개인적으로 V리그는 '눈 속에 핀 매화'와 같다고 본다. 연맹 캐치프레이즈 중 하나인 '설매화(설레이고 매너있고 화합하는 배구)'와 일맥상통한다고 본다. 아울러 앞서 강조한 부분이지만 하나의 스포츠 산업으로 사회통합과 고용창출에 이바지할 수 있는 연맹이 됐으면 한다. 이를 이루기 위해 나뿐만 아니라 연맹 임직원 모두 노력하겠다. 지켜봐 달라."

약 한 시간 가까이 진행된 인터뷰를 마무리하면서 신 총장에게 V리그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 중에서 '나는 이래서 이 선수가 좋다'를 꼽아달라는 돌발 질문을 했다. 리그를 주관하는 기구의 실무책임자로 대답하기 곤란한 물음일 수도 있었지만 그는 혼쾌히 대답했다.

신 총장은 "특정선수를 언급하긴 어렵지만 팀내에서 궂은 일을 맡고 있으면서 묵묵히 코트에서 뛰고 있는 선수가 좋다"고 했다. 그는 서재덕(한국전력)과 송희채(OK 저축은행)의 이름을 가장 먼저 꼽았다. 여자부에서는 한송이(GS 칼텍스)와 김희진(IBK 기업은행)을 들었다. 신 총장은 "한 자리가 아닌 여러 포지션을 소화하면서도 코트 안팎에서 팬들에게 늘 환한 미소를 보내는 부분이 마음에 든다"고 껄껄 웃었다.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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