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인 "난 자신감 없다…그저 날 표현할 뿐"

자신이 생각하는 대중 예술의 본질에 충실한 유아인


[정병근기자] 배우 유아인은 복잡하지 않다. 그저 크리에이터로서 자신이 생각하는 대중 예술의 본질에 충실할 뿐이다. 그가 말하는 본질은 '더 창조적으로 접근하는 것'이다. 유아인은 흔들림 없이 그 길을 걸었고 지난 한 해 많은 성취로 그 길이 틀이지 않았다는 걸 보여줬다.

유아인의 최근 작품들을 보면 그가 말하는 '창조적인 접근'의 의미를 어렴풋이나마 알 수 있다. 그는 지난해 영화 '베테랑'에서 세상 무서울 것 없는 안하무인의 조태오 캐릭터를 통해 강렬한 인상을 남긴 것을 시작으로 사극 '사도', 로맨틱코미디 '좋아해줘', 그리고 최근 종영한 SBS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까지 어느 것 하나 비슷한 캐릭터가 없다. 안정보단 늘 도전을 택했고 모두 성공을 거뒀다.

작품과 캐릭터 선택은 매우 중요하고 어려운 일이지만 유아인은 다르다. 최근 인터뷰에서 정체성을 묻자 "크리에이터"라고 답한 그는 "하나의 창조적인 일로 생각하기 때문에 이런 역할들을 할 수 있었다. 작품과 캐릭터 선택이 하나도 어렵지 않다. 얼마나 재미있나"라고 했다.

"자신감이 정말 없다"는 그는 단지 자신을 정확히 알고 그걸 표현해 왔다. "남들과 같은 트랙 위를 달려서 1등을 할 수 있는 인물이 아니다"라고 생각한 그는 자신만의 길을 걷기로 했다. 그 길이 지름길은 아니지만 유아인에겐 그게 바로 본질이다. 계산 없이 진정성 있게 접근했고, 마침내 인정을 받았다. 그는 "작년 한 해는 내 길이 틀리지 않았다는 걸 알려줬기에 큰 성취였다"고 했다.

본인의 정체성을 뭐라고 생각하나

크리에이터라고 생각한다. 배우로 인물을 창조하고 작품에 일조하고 제가 해석하고 포착한 세상과 사람을 제 방식으로 재창조하고 표현해내고 있다. 그게 옷이건 그림이건 또 다른 프로젝트일 수 있다. 그래서 난 다양한 과정들을 통해 만들고 표현해내는 크리에이터다. 그 중에 배우라는 일이 하나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접근했을 때 배우를 좀 더 진정성 있게 하게 되는 것 같다. 하나의 창조적인 일로 생각하기에 '육룡이 나르샤'의 이방원 캐릭터도 선택할 수 있고 '베테랑' 조태오도 선택할 수 있었다. 난 작품 선택 하나도 어렵지 않다. 얼마나 재미있나.

난 선입견이 지속되는 걸 못 견딘다. 깨려는 습성이 있다. '성균관 스캔들'에서 여성들에게 판타지를 만들고 다음 작품에서 스스로 그걸 깨버리는 그런 걸 좋아한다. 지금은 유아인이란 배우가 멋있고 오빠 이렇게 인식하지는 않으시고 큰 틀에서 바라봐 주셔서 뭘 깨야겠다 안달복달 하지 않고 있다. 큰 틀 안에서 자유롭게 노는 모습을 보여드려야지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유아인을 지탱하는 자신감은 어디에서 나오나

난 자신감이 정말 없다. 그냥 자신을 알고 표현할 뿐인 거다. 자신이 있어서 표현하는 건 아니다. 뭐가 맞는지도 모르고 내가 정답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저를 보여드리는 거고 그게 제 일이라고 생각한다. 결국 자신을 드러내는 일이 얼마나 희소한 일로 비춰지는지의 문제다. 다들 남들 시선에 맞춰버리니까 거기서 유아인이란 배우가 별난 애로 비춰지는 게 있는 것 같다. 그게 저의 특별한 점은 아닌 것 같다.

제가 하는 일이 멋있어야 하는 순간도 있지만 단순히 사랑받는 일 그런 것만이 성취는 아니다. 특히 20대 때는 얼마나 예술혼을 느끼고 창조적으로 일을 하겠나. 나도 일부는 어떻게 더 멋있을까 사랑받을까 그렇게 살았다. 그런데 더 창조적으로 이 일에 접근을 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 그게 연기를 포함한 대중 예술의 본질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전 본질에 충실할 뿐이다. 그게 나의 과정을 만들지 않나 싶고 난 거기에 계속 따라갈 생각이다.

20대를 돌아보면 어떤가

본질적인 부분에서 충실히 했다. 본질이란 게 얼마나 식상하고 재미없나. 그런데 거기에 충실하면 쉬워지고 재미있어진다. 다른 생각들을 하니까 혼란스럽고 힘든 것 같다. 전 어려운 순간이 별로 없었다. 관계에서 생기는 어려움은 있지만 일을 하면서 선택의 순간이 왔을 때 힘든 순간은 없었다. 인기는 와줄 수도 없을 수도 있다. 내가 콘트롤 할 수 없는 부분이다. 어떤 작품은 야심차게 선택하기도 한다. 이 정도면 좋아하지 않을까 싶기도 했다. 그런데 뭐가 순수한 건지 아닌 건지 알면서 가야한다고 생각한다. 계산적으로 해놓고 잘됐다고 좋아하고 그렇게 징그럽게 사는 건 별로다. 그걸 잘 구분하면서 살아온 것 같다. 잘못하는 순간도 있겠지만 잘못이야 하고 반성하면서 살아 왔다.

앞으로 유아인이 나아갈 방향성은

내가 어떤 캐릭터를 가졌고 어떤 성향을 가진 인물이라는 걸 작품 선택으로 보여드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작품적으로 진정성 있는 배우가 되기 위해 애쓰면서 살아왔다. 거기에 맞춰진 선택을 해왔다. 난 남들과 같은 트랙 위에서 달려서 1등을 할 수 있는 인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런데 배우는 독보적인 존재가 되고 싶어하는 존재일 것이다. 그 상황에서 어떻게 독보적인 배우가 될 것인가 과제로 끌어안고 살았고 지금도 그 과정 속에 있다. 연기를 부각해서 보여드리는 작품이 하나의 방법이었다.

사람들의 마음을 사는 것이 연기만은 아니라 외모일 수도 오글거리는 매력일 수도 있다. 난 그런 것보다는 연기적으로 실험대 위에 서고 싶다.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일이겠지만 그것으로 나의 유일무이함을 만들고 싶다. 작년 한 해는 그 성취감이 컸던 것 같다. 시청률 20프로 넘는 로맨틱 코미디 없이 이런 큰 사랑을 받았다고 하는 자부심이 있다. 오랜 시간이 걸리는 일이라는 것도 알았다. 선명하지 않는 성취를 갖고 이게 본질이라고 최면을 걸며 살아온 입장서 작년 한 해는 그게 틀리지 않았어를 알려줬기에 큰 성취였다. 제가 다 만든 건 아니다. 아무리 애를 써도 그런 순간 안 올 수도 있다. 행운처럼 그게 와줘서 행복했고 겸허히 그 순간을 목도했다. 감사했다.

정병근기자 kafka@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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