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12년]이수근 "웃음 봉인해제"…제대로 웃길 일만 남았다(인터뷰②)

"강호동, 인격적으로 존경할만한 영원한 형님"


[김양수기자] 개그맨 이수근(41)에게 웃음은 천직이다. 누군가에게 웃음을 주고, 누군가가 폭소를 터뜨릴 때 희열을 느낀다. 그리고 그제야 제 몫을 다 해낸 것 같은 만족감이 든다. "지치면 반칙"이라는 원칙 아래 건강한 웃음을 만들어내고 있는 이수근을 만났다.

요즘 이수근은 바쁘다. JTBC '아는 형님' '이달의 행사왕', KBS 2TV '구석구석 숨은돈 찾기', tvN '예능인력소', tvNgo '신서유기 시즌3' 등 다섯개 프로그램에서 활약 중이다. 특히 '아는 형님'에서는 전천후 에이스로 날아다니고, 최근 촬영에 돌입한 '신서유기3'에서는 드디어 웃음 봉인이 해제됐다.

"첫 시즌때는 웃기면 안될 것 같다고 해서 스스로를 많이 가둬놨고, 시즌2 때는 봉인이 약간 풀어졌어요. 그리고 이번엔 완전히 다 봉인이 해제됐어요. 제작진이 '하고싶은 대로 편안하게 하라'고 하더라고요."

'신서유기' 팀은 KBS 2TV '해피선데이-1박2일'에서부터 이어진 오랜 인연이다. 그는 "연예인보다 더 바쁜 나영석 PD, 믿는 형님 강호동, 요즘 들어 연예인 같아진 은지원과 함께하는 시간들이 소중하다"며 "불편함이 요~만큼도 없다. 이래서 멤버 합이 중요하다고 하는 것 같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복귀 이후 이수근을 다시 살린 건 요즘 가장 핫한 예능으로 손꼽히는 '아는 형님'이다. 이수근은 '아는 형님'에서 콩트부터 애드리브까지 뭐든 다 되는 만능 예능인으로 활약 중이다.

그는 "근본없는 예능으로 시작해서 처음엔 갈피를 못잡았는데 요즘은 촬영이 너무 재밌다"라며 "가끔은 우리끼리만 재밌어서 게스트한테 미안할 때도 있다"고 털어놨다.

"주제를 정하고 의미를 준다기보다는 어떻게든 웃음을 주는 게 목표인 프로그램이에요. 덕분에 김희철, 민경훈 같은 '예능스타'가 탄생한 게 아닐까 싶어요. 물론 형님부터 막내까지 오가는 강호동 형님이 중심을 잘 잡아주셨죠. 서장훈은 구시렁 대면서도 잘 치고 빠지고, 김영철은 뭘 해도 다 받아줘요. 저는 중간중간 오디오 채워주는 감초 역할을 하고 있어요."

이수근은 천생 개그맨이다. '안 웃긴다'는 평가가 세상에서 가장 두렵다고 했다. 그는 "'1박2일'과 '개그콘서트'로 큰 사랑을 받았던 좋은 기억이 있다. 나 개인의 실수로 대중들의 외면을 받았지만 다시 용서의 기회를 얻는 방법은 웃음 뿐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이수근이 다른 건 몰라도 웃기는 건 좀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다"고 말했다.

이수근은 첫 지상파 복귀작이었던 KBS 2TV '동네스타 전국방송 내보내기(이하 동네스타)' 이야기를 꺼내자 눈시울이 붉어졌다. '동네스타'는 '전국노래자랑' 예선에 참여하는 지방 곳곳의 동네스타들을 만나보는 프로그램. 이수근은 지난 3월30일 첫 방송을 시작으로 4개월여간 전국 곳곳을 돌아다녔다.

그는 "첫 공중파 복귀작이라는 긴장감이 있었지만, 가장 무서운 건 대중과 직접 만난다는 사실이었다"라고 털어놨다. 어느새 그의 눈가가 촉촉해졌다.

"우려와 염려가 컸어요. 그런데 시장 아주머니들이 엉덩이를 툭 치면서 '으이그 잘혀'라고 혼내시고 '잘 먹고 다니'라면서 밥 슥슥 비벼주실 땐 정말 표현 못할 정도로 감사하고 죄송하더라고요. 그날 이후 '나는 도덕 선생님 이상이 돼야겠다'고 다짐했어요. 요즘은 매일 마음 속으로 수업을 해요. 1교시 도덕, 2교시 도덕, 3교시 도덕, 4교시 예능, 5교시 도덕."

힘겨운 시기 가장 힘이 되어준 건 다름아닌 가족이었다. 어린 아내는 큰일을 치르면서 더욱 강해지고 밝아졌다. 이수근은 "가장 힘들고 아플 때 결국 내 편은 아내 뿐이더라"며 "팔불출이라고 놀릴 지도 모르겠지만 아내 말을 잘 들어서 손해 볼 건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강호동, 나에게는 영원한 형님…'옛날예능'은 이제 그만

이수근은 강호동과 인연이 깊다. '1박2일'에서 오랜시간 호흡을 맞췄고, 현재는 '아는 형님'과 '신서유기'로 일주일에 두세번씩 만나는 사이다. 오랜시간 국민MC로 군림해온 강호동에 대해 이수근은 "일에 대한 즐거움과 감사함을 잘 알고 있는 사람"이라며 "인격적으로 존경할 만한, 영원한 형님"이라고 말했다.

"강호동 형님은 최근 국민MC 타이틀을 스스로 내려왔어요. 그리고 '다시 국민MC가 되는 그날까지'라고 외쳐요. 배울 게 많은 분이죠. 그런데 요즘 자꾸 '옛날 예능'을 하려고 해서 걱정이에요. 어떤 상황에도 자꾸 게스트를 인터뷰하려는 습관이 있어요. 몸에 밴 습관이라 그런지 스스로도 깜짝깜짝 놀라더라고요.(웃음)"

이수근은 언젠가 다시 꼭 선보이고 싶은 예능으로 최근 종영한 KBS 2TV '우리동네 예체능'을 꼽았다. 이수근은 '예체능' 초창기에 강호동과 함께 MC를 맡았다. 그리고 최근 '예체능'에 재합류해 화제를 모았으나 아쉽게도 프로그램이 폐지 수순을 밟았다.

이수근은 "언젠가 '예체능'같은 체육프로그램을 새로 하고싶다. '출발 드림팀'도 폐지되고 현재 우리나라에 체육 예능이 없지 않나"라며 "비록 '예체능'이 양궁을 끝으로 마무리됐지만 그게 끝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시즌2 가능성은 늘 있다고 본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제 인생 2막 열었으니까 제대로 보여드릴게요. 제가 원래 센스나 위트가 남달라요(웃음). 그건 공부해서 배우는 게 아니고 타고나는 거거든요. 자신감 갖고 프로다운 웃음 보여드릴테니 기대하세요."

조이뉴스24 김양수기자 liang@joynews24.com 사진 정소희기자 ss082@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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