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12년]역주행과 인디의 반란…이 노래 뜰 줄 알았어?②

의외의 히트곡 12곡


[정병근기자] 음원차트는 제작자도, 작사-작곡가도, 가수도, 대중도 모른다. 어느 정도 히트를 담보할 수 있는 가수들이 있긴 하지만 그마저도 확신할 수 없는 게 음원차트다. 생각하지도 않았던 가수와 곡이 등장해 1위를 거머쥐기도 하고,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폭발적인 사랑을 받기도 한다.

2016년 음원차트에서도 깜짝 신데렐라가 탄생했고, 기록적인 역주행을 한 곡들도 많았다. 1월부터 10월까지 의외의 히트곡 12곡을 꼽아봤다.(신데렐라의 탄생…이 노래 뜰 줄 알았어?①에 이어)

5년 전 노래라고? 정준일 '안아줘'

정준일이 신곡으로 음원차트에서 무섭게 치고 올라간다고 생각한 사람들이 많을 게 분명하다. 기적의 시작은 사실 5년 전이다.

정준일은 메이트로 활동하다 2011년 11월 솔로 정규앨범 'Lo9ve3r4s'을 발표했다. 타이틀곡은 '안아줘'다. 이 앨범은 명반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대중적으로 큰 주목을 받진 못했다. 이후 그는 한 장의 정규앨범을 비롯해 미니앨범과 싱글들을 꾸준히 발표했다.

그렇게 5년이 흘렀고, 올해 5월 음원차트에 갑자기 '안아줘'가 등장했다. 아예 뜬금 없는 역주행은 아니었다. 5월 초 MBC '우리 결혼했어요'에서 육성재가 가상 아내 조이와의 이별을 앞두고 마지막으로 불러준 노래가 '안아줘'고 그게 역주행의 불씨가 됐다.

방송의 힘으로 오래 전 곡이 주목받았을 경우 잠깐 차트에 등장했다가 오래 지나지 않아 사라지는 게 일반적인데 '안아줘'는 달랐다. '안아줘'는 5월 가온차트에서 47위에 오른 뒤 6월 53위, 7월 49위, 8월 38위, 9월 46위로 대단히 롱런하고 있다.

언니들의 기적, 언니쓰 '셧 업'

언니들의 노력은 대중을 감동시켰고, 박진영은 역시나 '여가수 미다스의 손'이었다.

KBS2 '언니들의 슬램덩크'에서 민효린의 꿈으로 걸그룹이 결성됐을 때만 해도 순수 코믹 모드였다. 그도 그럴 것이 홍진경, 김숙, 라미란, 민효린, 제시, 티파니의 조합은 나이도 직업도 걸그룹을 하기엔 기상천외했다. 만 원을 받고 이들을 프로듀싱하기로 한 박진영이 유일하 기댈 곳이었다.

박진영은 정말 진지하게 언니쓰 프로듀싱에 나섰고, 여섯 멤버는 눈물 콧물 다 흘려가며 연습에 매진하고 매진해 환골탈태했다. 여전히 부족한 점은 있었지만 박진영이 강조한 것처럼 이들의 노력은 대중에게 감동을 줬고 꽤 완성도 높은 '셧 업'을 만들어냈다.

사실 화제성과 음원 성적은 별개다. 그런데 '셧 업'은 멜론 실시간차트 1위를 찍더니 7월 한 달 내내 많은 사랑을 받았다. 가온 7월 월간차트에서 5위를 기록했는데 이는 톱가수들도 하기 어려운 성적이다. 당시 그 위로는 원더걸스와 돌풍을 일으키던 비와이 그리고 여자친구 뿐이었다.

프로듀서보다 참가자, 비와이 열풍

힙합신에 괴물이 등장했다. 엠넷 '쇼미더머니5' 효과도 컸지만 역대 시즌 중에서 이 정도의 열풍을 일으킨 참가자는 없었다. 최근 광고에서도 자주 모습을 내비치고 있는 비와이는 당시 방송에서 내놓은 음악마다 음원차트 최상위권에 올려놓았다. 그리고 롱런했다.

비와이는 음원차트에서 7월부터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그레이가 프로듀싱한 '데이 데이'와 '포에버'는 가온 7월 월간차트에서 나란히 2,3위에 올랐다. 2015년 발표한 정규앨범 타이틀곡 '더 타임 고우즈 온(The time goes on)'이 21위로 역주행했을 정도로 비와이의 존재감은 확실했다.

'데이 데이', '포에버'는 8월 월간차트에서도 각각 6위, 13위를 기록할 정도로 꾸준한 사랑을 받았다.

오죽하면 사재기의혹까지, 스탠딩에그

십센치도 어반자카파도 인디신의 음원강자에서 출발해 인기가 가요계 전체로 확산됐다. 다음 차례는 스탠딩에그다.

2010년 데뷔한 스탠딩에그는 매우 독특한 팀이다. 에그1호, 에그2호, 에그3호라는 이름의 멤버들로 구성됐고, 멤버들의 얼굴도 공개하지 않은채 활동하고 있다. 객원 보컬을 영입해 음악 작업을 하지만 때론 본인들이 직접 노래를 부르기도 한다.

스탠딩에그는 꾸준히 팬층을 넓히며 음원차트에 간간히 등장하다가 지난 6월 발표한 '뚝뚝뚝'으로 수상한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다. 몇몇 차트에서 상위권에 오른 것. 그리고 8월 발표한 '여름밤에 우린'으로 마침내 각종 음원차트 1위를 찍었고, 8월 가온차트에서 무려 2위에 올랐다.

스탠딩에그의 1위가 얼마나 의외였냐면, 사재기 의혹까지 나왔다. 이에 스탠딩에그는 "음원 사재기를 할 돈도, 기획사도, 매니저도 없다"고 했다.

역주행은 한동근처럼, 정주행은 덤

2013년 MBC 오디션프로그램 '위대한탄생3'에서 우승했지만 큰 주목을 받진 못했다. 그리고 2014년 9월 데뷔곡 '이 소설의 끝을 다시 써보려 해'를 발표했지만 그의 이름은 잊혀져만 갔다. 그러다 데뷔 2년 만에 불쑥 한동근의 이름이 다시 튀어나왔다. 데뷔곡과 함께.

'이 소설의 끝을 다시 써보려 해'는 발표된지 2년여 후 국내 음원차트 1위를 올킬했다. 역주행의 시작은 한동근의 신곡이었다. 신곡 '그대라는 사치'를 발표한 뒤 '이 소설의 끝을 다시 써보려 해'가 역주행을 시작하더니 음원차트를 씹어삼킨 것. 더불어 '그대라는 사치'는 고공 정주행을 했다.

더 놀라운 건 '이 소설의 끝을 다시 써보려 해'가 매우 롱런하고 있다는 점이다. 가온차트 8월 월간차트에서 단숨에 5위로 진입해 9월엔 2위로 순위가 상승했다. 9월 월간차트에서 '그대라는 사치'는 8위였고, 두 곡은 여전히 음원차트에서 톱10을 유지하고 있다.

2년 전 데뷔곡으로 음악방송에서 1위까지 거머쥔 한동근은 역주행의 아이콘이 됐다.

무서운 신인, 볼빨간사춘기

볼빨간 사춘기를 들어본 이가 몇이나 있을까 싶다. 엠넷 '슈퍼스타K6'에 출연했던 팀이라는 건 더 모를 수밖에. 그도 그럴 것이 프로그램 당시 크게 주목을 받지도 못했고, 데뷔한지 반 년 밖에 안됐다. 미니앨범과 정규앨범을 한 장씩 냈을 뿐이다.

'우주를 줄게'는 8월 29일 발매된 정규앨범 타이틀곡으로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그러다 입소문을 타며 꾸준히 순위가 상승하더니 9월 26일 독주체제였던 임창정의 '내가 저지른 사랑'을 밀어내고 1위를 거머쥐었다. 이후 쟁쟁한 가수들의 신곡에 밀렸지만 매번 다시 1위를 탈환했다.

'우주를 줄게'는 가온 9월 월간차트 5위에 올랐고, 여전히 멜론 실시간차트(10월26일 기준)에서 3위일 정도로 매우 롱런하고 있다. 더불어 더블타이틀곡 '나만 안되는 연애'까지 꾸준히 톱10이고, 수록곡 'You(=I)'도 인기다. 지난 4월 발표한 '심술'도 음원차트 톱100에 소환시켰다.

조이뉴스24 정병근기자 kafka@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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