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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12년]'판듀' 김영욱PD "'김나박' 3대 보컬 특집 어때요?"


이선희 김건모 전인권 이문세 등 레전드 행렬…'판듀'는 아직 목마르다

[정병근기자] '판타스틱 듀오'에는 방송에서 보기 힘든 대형 가수들이 총출동했다. 누구보다 음악에 깐깐한 이들이 괜히 '판타스틱 듀오'를 선택한 게 아니다. 예능프로그램이지만 음악에 대한 진정성을 그들도 느껴서다. 그 중심에 완성도 높은 음악과 감동을 전달하기 위해 노력이 있다.

프로그램을 연출한 김영욱PD는 "시청률보다 적어도 음악에 있어서만큼은 창피하지 말자는 생각으로 여기까지 왔다"고 했다.

사실 '판타스틱 듀오'는 김영욱 PD가 자신의 강점을 가장 잘 살릴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사실 김 PD는 출연하는 가수들 못지 않게 음악에 푹 빠져 있는 인물이다. 어렸을 때부터 음악을 시작해서 음대 진학을 준비했던 그는 음악 저서 '피아노홀릭'을 썼고, 동일 이름의 팟캐스트를 운영했다.

그런 그가 연출하는 음악 소재 프로그램이 허투루 만들어질리 없다.

김 PD는 곡 편곡과 무대 구성에 있어서 직접 밑그림을 그린 뒤 권태은 음악감독의 상의를 하고, 가수들과 방향에 대해서 논의를 한다. 때론 가수들과 편곡 작업까지 같이 할 정도로 음악 내공이 깊다. 또 현장의 감동을 시청자들에게 전달하기 위한 그의 노력은 상상 이상이다.

('이선희부터 이문세까지…왜 '판듀'였을까'에 이어)

Q. 세대나 장르를 고려해서 적절한 구성으로 섭외를 하는 것 같다

세 명의 가수가 나올 때 세 명의 합을 맞춘다. 여러 합들을 해봤다. 이선희 태양 임창정처럼 다 센 섭외로 하기도 했고 거미 윤미래 바다처럼 또래인데 경쟁 조합인 경우도 있었다. 김건모 양희은 씨스타처럼 세대를 나눠버린 경우도 있었고. 그때 그때 섭외된 가수들을 그냥 다 붙이진 않는다. 셋의 합이 흥미를 일으킬 만 해야 한다. 여러 기준이 있다. 또 연승을 한 가수가 다음에 어떤 가수와 붙는지도 중요하게 생각했다.

Q. 섭외에 가장 공들인 가수는 누구인가

이문세 씨는 1년 전 기획안 통과 되자마자부터 섭외를 시작했다. 전인권 씨도 교통사고가 났었어서 많이 딜레이 됐다. 섭외는 다 어렵다. 김건모 씨도 많이 주저하셨었고 양희은 씨도 여러번 라디오에 찾아가 말씀을 드렸다. DJ DOC는 '우리가 어떻게 듀엣? 뭘 할 수 있나요?' 그런 반응이었다. 설득하는데 오래걸렸다. 김종국 씨는 최근 예능에서만 모습을 비춰서인지 본인을 예능 담당으로 섭외하는 줄 알더라.

전화로 섭외한 경우는 없었다. 다 직접 가서 설명드렸다. 프로그램이 지속되면 섭외가 그래도 좀 쉬워질 거라고 생가하는데 절대 그렇지 않다. '판듀'가 음악을 대충 하진 않겠다는 감이 오시면 하신다. 또 세 명 중에 한 명 적당히 떼우려고 하는게 아니라는 걸 알면 하신다.

Q. 모든 무대가 다 훌륭했지만 특별히 더 깜짝 놀란 무대가 있나

김태우와 월미도 작은거인이 부른 '길'이다. 김태우 씨가 편곡을 해온 건데 잘 됐고, 돈을 많이 써서 브라스 세 명을 불렀다. 기억에 남는다. 전인권 씨 무대 인트로 부분도 기억에 남는다. 전인권 밴드가 연주를 했는데 깊이가 있어서 좋았다. 김건모 씨는 정말 노력하는 천재다. 음색만으로도 유지할 수 있는데 머물지 않고 끊임없이 노력한다. 이문세 씨는 무대 전반에 대한 걸 직접 체크하신다. 프로듀서 느낌이 있다. 이선희 씨는 5연승을 하셨는데 매 무대가 앞선 무대와 달라야 한다는 것에 중점을 두셔서 고민을 많이 해야 했다. 양희은 씨는 원형을 많이 건드리는 걸 안 좋아하신다. 조심스럽게 편곡을 하려고 했다. 아주 조금 건드리는 게 가장 어렵다. 제일 어려웠다. 그런데 그 분의 목소리가 모든 걸 감싸주시더라. 씨스타는 너무 바빠서 잠도 제대로 못 자고 와서 하는데 욕심이 나서 더 열심히 하더라.

무대를 준비하면서 가장 크게 느낀 건 레전드 급의 가수들은 단지 운이 좋아서 그 위치에 가 있는 건 아니라는 거다. 괴롭고 힘들기만 하면 못 하는 건데 모두 대단한 사람들이고 귀감이 된다. 저렇게까지 철저히 하는구나를 보고 배운다. 영광이다.

Q. 방송에 잘 나오지 않는 가수들과 촬영을 하다 보면 색다른 에피소드도 있겠다

전인권 씨는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셨다. 출연하시기로 한 뒤에 삼청동에서 만나 만두전골 먹으면서 얘기를 나눴는데 정말 때도 안 묻어있고 그래서 살아오시며 상처도 많이 받으셨겠다 싶더라. 토크가 가능할지에 대해 걱정도 많이 하셨다. 전 얘기를 나눠 보니 있는 그대로를 보여드리면 될 것 같았다. 그런데 촬영 마지막에 다시는 예능은 하고싶지 않다고 하시더라.(웃음) 본인이 너무 바보 같이 나온 것 같다고, 앞에 앉아있는 연예인들처럼 재미있는 농담도 하고 싶고 한데 어렵다고 하시더라. 실제로 재미있는 분이시고 방송 속도가 좀 느려야 맞춰가실 텐데 그런 부분에서 아쉬움이 있으신 것 같더라. 난 클래식을 좋아하던 사람이다. 들국화의 음악도 잘 몰랐고 탁성도 별로였다. 게다가 음정도 틀리는데 왜 좋아하나 싶었었다. 그런데 무대를 본 뒤에 정말 충격을 받았다. 이래서 전인권 전인권 하는구나 싶더라.

Q. 꼭 한 번 '판타스틱 듀오' 무대로 초대하고 싶은 가수는

조용필 씨다. 벌써 접촉은 해봤다. 물론 까였다.(웃음) 재도전 해볼 생각이다. 나훈아, 임재범, 인순이, 이적, 김동률 등 아직 나왔으면 하는 가수가 많다. 또 '김나박'이 있다. 김범수 나얼 박효신 씨로 대한민국 3대 보컬 특집을 해보고 싶다.

Q. '판타스틱 듀오'가 유럽에 포맷이 수출됐다. 기분이 남다르겠다

칸 영화제 전에 같은 장소에서 TV 포맷 쇼가 열린다. 전 세계에서 모여서 엑스포처럼 열리는데 올해 '판타스틱 듀오'를 갖고 갔다. 성심성의껏 자료를 준비해드렸다. '판듀'는 국가를 안 타는 포맷이다. 휴대폰 이용은 전 세계적인 트렌드이기도 하다. 갔다 오신 뒤에 반응이 좋았다고 하시길래 팔릴 것 같았다. 저도 그곳에 가본 적이 있는데, 제가 처음 방송 일을 시작할 때랑 비교하면 우리나라 프로그램 포맷이 앞서 있다. 옛날처럼 일본 프로그램 보면서 어떻게 저렇게 할까 하던 시대가 아니다. 곧 시장을 주도하는 국가 중 하나가 될 것 같다. 유럽에서 한국 프로그램 포맷은 처음이라고 하니 기분 좋다. 프랑스 이태리 스페인 순으로 갈 것 같고, 또 제가 기대하는 건 스페인이 뚤리면 남미까지 갈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보고 있다.

Q. 마지막으로 팟캐스트는 언제쯤 다시 할 수 있을 것 같은가

사실 물리적인 시간보다 정신적인 여유가 필요하다. 정신적인 여유만 되면 한 시간이면 팟캐스트 방송을 만든다. 방송 편집도 하는데 팟캐스트는 발로도 한다.(웃음) 그런데 정신적인 여유가 안 된다. 나름 팬들이 꽤 있어서 다시 하고 싶다. 그리고 저작권 수입자가 되고 싶다.(웃음) '피아노엘' 앨범이 있는데 실연자랑 저작권 등록이 돼있다. 등록을 해보고 싶었다.

조이뉴스24 정병근기자 kafka@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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