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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12년]JTBC 여운혁 국장 "'아는 형님', 안정되면 재미없죠"(인터뷰②)


"기획안 바꾸는 데 주저안해…재미없으면 바로 수정"

[권혜림기자] 톱 방송인으로 손꼽히는 강호동이 전면에 나섰지만, JTBC '아는 형님'의 출발은 순조롭지 않았다. 트렌드보다는 정통 버라이어티에 가까운 포맷, 다수의 멤버들 간 합에 의존하는 경향이 큰 구성은 '요즘 시청자들'에게 도무지 통하지 않는 수인 것 같았다. 시청률도 화제성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하지만 첫 방송 후 약 반년이 지난 시점부터 슬슬 반응이 왔다. SNS를 통해 공유된 클립 영상이 화제에 오르는가 하면 매회 출연하는 게스트들과 고정 멤버들의 에피소드도 꾸준한 이슈를 낳았다. 지난 2015년 12월5일 첫 방송된 뒤 방영 1주년을 한 달 앞둔 '아는 형님'은 어느덧 JTBC의 간판 프로그램 중 하나로 자리잡았다.

JTBC의 개국 멤버이자 '아는 형님'의 기획과 연출을 맡기도 했던 여운혁 제작2국 국장은 '아는 형님'의 시작과 현재를 가장 잘 아는 인물이다. 조이뉴스24가 창간 12주년을 맞아 여운혁 국장을 만나 '아는 형님'의 성과에 더해 연출자 여운혁이 지닌 고집에 대해서도 함께 이야기를 나눴다.

여운혁 국장은 톱 방송인 강호동을 영입할 수 있던 배경과 그와의 오랜 호흡, 부진했던 '아는 형님'이 인기 반등을 이룰 수 있었던 요인에 대해 객관적 답들을 내놨다. "안정을 꾀하기보다 계속 불안하게 가야 재밌을 프로그램이 바로 '아는 형님'"이라는 예상 밖 답변 역시 흥미로웠다.

"'아는 형님'이 아직 완성된 프로그램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아직 더 가야할 길이 있다고 생각하죠. 물론 그 완성의 기준이 안정성은 아니에요. 이 프로그램은 안정되면 재미 없을 것 같거든요. 계속 불안하게 가야 시청자들도 재미를 느낄 것 같아요. '완성됐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 금방 지루해지지 않을까요? 시청률이 더 잘 나오든 아니든, 새로운 코너들로 계속 바꿔볼 예정이에요."

MBC 재직 시절부터 숱한 프로그램들을 함께 하며 호흡을 다져 온 강호동은 여운혁 국장이 JTBC에 합류하면서 일찍이 영입을 계획했던 인물이다. 그는 "잘 나가는 강호동, 유재석은 당연히 영입 대상이지 않았겠나"라며 "물론 다른 분들도 마찬가지고, 함께 한 분들이 잘 돼서 다행일 뿐"이라고 답했다. JTBC에서 강호동이 출연한 모든 프로그램이 히트한 것은 아니지만, 여운혁 국장은 강호동의 반짝이는 재능과 굵직한 경험에 큰 신뢰를 보내고 있었다.

"서로 그 정도의 신뢰는 있는 것 같아요. 워낙 이룬 것이 많은 연기자이니 잠시 주춤한다고 해서 외면할 카드는 아닌 거죠. 일로는 종종 갈등을 겪을 때가 있지만 사람으로서 그런 단계는 지난 것 같아요. 그런 류의 갈등은 오히려 극복이 되는 것 같고요.(웃음)"

'아는 형님'은 론칭 당시 제작발표회와 별개로 방영 후 3개월여가 지난 시점에 한 번 더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 초반 화제성 장악에 성공하지 못한 만큼 늦게나마 이슈를 띄우고, 출연진과 제작진의 사기를 북돋우려는 시도였다.

"당시 기자간담회를 했던 건 멤버들도 제작진도 새롭게 각오를 다지자는 차원이었는데 잘 된 것 같아요. 이 프로그램은 처음부터 정통 예능이었고, 다양한 친구들의 장점을 살리는 프로그램이었어요. 미술이나 음악, '먹방' 등 특정 관심사에 대한 프로그램이 아니잖아요. 내가 모은 멤버들을 데리고 뭘 해도 웃길 수 있다는 자신은 있었어요. 저는 애초 기획안을 바꾸는 데 주저함이 없어요. 재미 없으면 바로 바꾸죠.(웃음) 기획안에 집착하는 스타일이 아니라 이런 저런 시도를 할 수 있었어요."

여운혁 국장은 프로그램의 인기를 통상의 잣대인 시청률로 판단하지 않는다. 그는 "대중의 반응은 주변에서부터 알 수 있다"며 "정말 재밌어서 하는 말인지, 재미 없는데 괜히 해주는 덕담인지는 연락이 오는 연기자들의 낯빛과 표정만 봐도 알 수 있다. 그런 반응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느낀다"고 밝혔다.

그가 내놓은 가장 흥미로운 답변은 시청률 뿐 아니라 뉴스의 네티즌 댓글에도 크게 연연하지 않는다는 이야기였다. 시청자들의 반응을 가장 손쉽게 취할 수 있는 통로가 댓글인 만큼 그 이유가 궁금했다.

"댓글은 잘 보지 않아요. 물론 작가들이 '이런 저런 반응이 있다'고 알려줄 때는 듣지만요. 하지만 그런 반응들 때문에 기획을 바꾼 적은 없어요. 내용을 보면 모두 시청자로서 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에요. 하지만 제가 그걸 모두 반영해야 한다거나,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진 않아요. 이런 저런 말을 한 마디씩 다 들으면 평범한 프로그램이 나오는 것 같아요. 모두의 욕구가,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이 다른데 그에 모두 맞출 수 있는 프로그램은 없다고 생각하고요."

(3편에서 계속)

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lima@joynews24.com 사진 정소희기자 ss082@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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