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도라'의 상자가 열렸다, 원전 사용국에 보내는 엄중한 경고

[정명화기자] 국내 최초 원전 소재 재난영화 '판도라'(감독 박정우)가 베일을 벗었다.

29일 오후 서울 왕십리 CGV에서 열린 '판도라'의 언론시사회에는 올 겨울 화제작임을 입증하듯 많은 취재진과 영화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판도라'는 국내 최초로 원전 소재를 다룬 초대형 재난 블록버스터로 관객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최근 발생한 지진을 비롯해 현실적인 문제와 맞물려 더욱 화제를 모으고 있다. 역대 최대 규모의 강진에 이어 한반도를 위협하는 원전 사고까지, 예고없이 찾아온 대한민국 초유의 재난 속에서 최악의 사태를 막기 위한 평범한 사람들의 사투를 그린 영화다.

공개된 영화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대재난을 마주한 평범한 사람들과 혼란에 빠진 우리 이웃의 모습을 담아내 사실감을 더한다. 평범한 일상을 보내던 사람들이 지진으로 인해 아수라장으로 변해버린 삶의 터에서 좌절하고 슬퍼하는 모습이 연민을 자아낸다.

영화는 재난영화의 공식을 충실히 따른다. 평화롭게 시작해 걷잡을 수 없는 혼란과 충격으로 무너져 가는 비극의 현장, 그리고 그 속에서 피어오르는 실낱같은 희망을 그린다. 무엇보다 뜨거운 가족애와 희생정신이 눈물샘을 자극한다.

콘트롤타워를 잃고 우왕좌왕하는 정부의 모습은 현 정권을 연상시킨다. 그러나 올바른 정신과 결단력을 가진 리더, 즉 대통령의 존재가 얼마나 중요한지 또한 느끼게 한다.

발전소에 갇힌 사람들의 처절한 몸부림과 원전 폭발로 인해 모든 것이 무너져 내린 재난 현장, 그리고 동료들을 구하기 위해 위험을 불사하는 주인공들의 치열한 사투는 사진만으로도 손에 땀을 쥐는 긴박감과 거대한 스케일이 느껴진다. 특히 생존을 위해 거리로 쏟아져 나온 사람들과 극도의 혼란 속에서도 사랑하는 가족을 지키기 위해 애쓰는 모습은 강한 공감을 일으키며 가슴 먹먹한 감동을 전한다. 여기에 팽팽한 긴장감이 도는 청와대의 모습까지 더해지며 긴박함을 만들어낸다.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현실적 재난으로 더욱 공포감을 불러 일으키는 '판도라'는 왜 이 영화가 개봉까지 민감한 입소문을 모아왔는지 알게 한다. 뚜껑을 연 '판도라'는 예상보다 더 리얼하고 더 현실적인 재난영화의 면모를 선보인다. 원전사용 국가에 보내는 엄중한 경고, 이것이 영화라서 얼마나 다행인가. '판도라'는 영화가 영화로만 그칠 것이 아니라는 점을 뇌리에 각인시킨다.

영화 '판도라'는 정진영과 김대명을 비롯해 김남길, 김영애, 문정희, 이경영, 강신일, 유승목, 김주현 그리고 김명민 등이 출연했으며 '연가시'의 박정우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오는 12월 7일 개봉 예정이다.

정명화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판도라', 눈치작전 끝…12월 영화 중 첫 개봉일 확정

• '판도라', 800장·6천 명·5천 평…숫자로 보는 스케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