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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은 온다]터프가이 이호, 강원FC '최후의 보루'로 거듭난다


터프한 수비력..."동명이인 이호 선배와는 포지션이 달라요"

K리그 신생구단 강원FC는 대학에서 잘나갔던 선수들의 집합소나 다름없다. 적어도 한 번 정도는 팀 우승의 주역이거나 각종 대회에서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된 경력이 붙어 있다.

2009 신인드래프트에서 우선지명으로 강원FC의 부름을 받은 수비수 이호(23, 187cm)도 마찬가지. 지난해 출범한 U-리그(대학 축구리그)에서 경희대학교를 리그 1위로 이끌며 최우수선수상을 수상했다.

고1 때까지 158cm의 작은 신장에 오른쪽 발목 부상으로 1년 휴학을 하면서 "축구를 포기하라"는 주변의 압력에 시달릴 만큼 이호의 청소년 시절은 순탄한 길이 아니었다.

또 다른 '이호'와의 추억

이호는 드래프트에서 미드필더 부문으로 지명을 받아 당시 러시아 제니트에서 뛰고 있던 이호(25, 현 성남 일화)와 이름은 물론 포지션까지 수비형 미드필더로 똑같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그의 원 포지션은 중앙 수비수다. 지난 24일 마무리 훈련이 진행 중인 강원도 강릉 관동대학교에서 만난 이호는 "당시 주변에서 이호 선배와 비교를 많이 했는데 원래 내 포지션은 중앙 수비수"라며 포지션이 다름을 분명히 했다.

내친 김에 이호는 선배 이호와의 인연을 설명했다. 서로 친분도 없고 잘 모르지만 김포 통진중학교 재학시절 중동고와 연습경기를 통해 또 다른 이호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중동고와 연습경기를 하는데 누군가가 '이호'라고 부르더군요. 그래서 고개를 돌리니 우리 학교가 아니라 중동고 감독 선생님이 이호 선배를 부르더라고요. 그런데 경기 중 양쪽에서 계속 이호를 찾으니 안 쳐다볼 수가 없던데요."

애석하게도 선배 이호는 후배 이호를 기억하지 못했다. 하루 뒤 성남 전지훈련지에서 이호를 만나 후배의 에피소드를 들려줬지만 연습경기에 대한 기억도 없고 중동고도 오래 다니지 않아서 기억에 없다는 것이다.

대신 이제부터 이들 간의 추억은 새롭게 쌓이게 됐다. 강원FC와 성남일화는 정규리그에서 두 번, 컵대회에서 한 번의 만남이 예정되어 있다. 공격에 심심치 않게 가담하는 선배 이호를 후배 이호가 막는 것만으로도 화제가 되기에 충분하다.

김형일과 꼭 닮았고...

경희대 재학시절 이호는 상대 선수들이 가장 싫어하는 선수였다. 터프하게 수비를 하다보니 상대 선수들이 쉽게 그의 앞으로 다가서질 못한다. 게다가 한 인상하는 이호의 얼굴을 보면 알아서 위축된다.

대학시절 이호와 경기를 치러봤다는 모 선수는 "슛을 하려고 하는데 누군가 내 몸을 덮치는 것 같아서 바라보니 이호였다. 결국 그 경기 내내 슛 한 번 하지 못했다. 내가 이호에게 진 것이다"라고 기억을 되짚었다.

이호와 대화를 나누다보니 어떤 선수와 말투는 물론 포지션과 경기 스타일까지 똑같아 "그 선수를 아느냐" 물어보니 대학 선배라고 했다. 방짝(룸메이트)이었고 프로 입문을 앞두고 전화통화를 하며 조언을 구할 정도로 친밀한 사이라고 했다.

그 선배는 2007년 대전 시티즌을 통해 K리그에 데뷔해 신인왕 후보까지 올랐던 수비수 김형일(25, 포항 스틸러스)이다. 김형일의 부평고등학교 1년 후배인 이근호(24)의 표현에 따르면 "팀 선배들이 김형일과 경기를 하면 워낙 무섭게 달려들어 걱정하는 선수"라고 할 만큼 대인방어 능력이 뛰어난 수비수다.

그런데 거친 수비력으로 상대를 제압하는 김형일이 대학시절 "살살 좀 해라"라고 말하며 무서워한 선수가 바로 이호였다고 한다.

"프로는 힘들다는 말 하면 안 된다"는 조언을 가슴에 담는다

터프함을 무기로 상대를 제압하지만 부드럽고 신사 축구를 구사하는 최순호 감독 앞에서는 걱정거리다. 이호는 "감독님이 거친 스타일을 별로 안 좋아 하시는 것 같다. 공격수가 수비수를 따돌리고 슛을 시도할 경우 몸으로 막아내지 말고 멋지게 할 수 있게 놓아주라는 말을 자주 하신다"고 전하면서 하도 이런 말을 자주 들어서 때로는 머리가 아프다고 했다.

그렇다고 스타일이 맞지 않아 마냥 힘들어하면 프로가 아니라는 생각을 한다. 선배인 J리그 출신의 미드필더 오하시 마사히로가 "프로는 힘들다는 말을 하면 안 된다. 힘든 것은 없다"라고 해준 말이 마음을 울렸기 때문이다.

그래서 공부를 더 하면서 즐기는 축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수비수 네마냐 비디치가 이호의 롤모델. 자신과 비슷한 플레이를 하면서도 영리함을 보여주는데 감명을 받았다.

이호는 내셔널리그 울산 현대미포조선에서 온 김봉겸과 대학시절 자웅을 겨뤘던 곽광선, 정철운 등과 주전 중앙 수비수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다.

강원FC가 불러줘 감사할 따름이라는 이호는 "팀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라며 "정말 오고 싶었던 팀이었다. 팬들의 축구 열기도 대단하다고 들었는데 더 열심히 하겠다"라고 신생팀의 주전 수비수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내비쳤다.

조이뉴스24 /강릉=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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