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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5년차' 후지오 코치① "한국 선수들은 확신이 있다"


"자신에게 맞는 스타일 찾아 파고드는 것은 한국의 강점"

[조이뉴스24 김동현 기자] 후지오 요시후미(32) 한화 이글스 트레이닝 코치는 대표적인 '지한파' 지도자다. 어느덧 한국에 온 지도 5년째에 접어들었다.

그는 프로 경력은 없지만 학창 시절 야구 선수로 활약했다. 야구를 누구 못지 않게 잘 안다. 일본 체육계의 명문 사학 고쿠시칸대 대학원 스포츠과학과에서 '야구선수의 운동능력에 미치는 버선 형태 신발의 효과'라는 논문으로 석사학위를 취득한 후 야구와 축구 등 각종 종목에서 영향력을 발휘했다.

한국에 온 것은 지난 2014년. 두산 베어스 2군 코치로 한국 커리어를 시작했고 이후 재활 코치를 맡아 매년 선수들의 재활을 담당했다. "주로 투수를 담당했다"는 것이 그의 말이다.

대표적인 후지오 코치의 '작품'은 이영하(21, 두산 베어스)다. 2016년 1차 지명으로 입단한 그는 입단 직후 팔꿈치 수술을 받았지만 2군에서 후지오 코치와 함께 열심히 훈련한 덕분에 2017년 성공적으로 복귀할 수 있었다. 그리고 올 시즌 그는 두산 투수진의 한 축으로 당당히 자리매김했다.

그런 그에게 올 시즌은 변화의 해였다. 지난 겨울 정들었던 두산을 떠나 한용덕(53) 감독, 전형도(47) 코치, 강인권(46) 코치 등과 함께 한화로 이적했다. 비중이 큰 보직을 맡았다. 2군이 아닌 1군을 담당하면서 불펜 투수들의 트레이닝과 야수를 포함한 선수 전체의 치료에 관여하고 있다.

2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만난 그는 "과거엔 경험한 적 없는 새로운 일들을 하고 있는 느낌"이라고 웃었다.

보직이 완전히 달라졌으니 그럴 법도 하다. 후지오 코치는 "두산에 있을땐 재활이나 2군담당이 메인이었다. 대부분 투수를 담당할 일이 많았는데 2군에선 재활이나 몸 만들기가 주업무였다. 트레이닝을 통해 선수들을 성장시켜 1군에서 던질 수 있는 선수들을 만들어달라는 것이 나에게 맡겨진 임무였다"면서 "하지만 여기선 다르다. 1군에서는 무엇보다 결과가 중요하다. 트레이닝이나 치료 하나하나에도 눈 앞에 있는 경기에 지장을 줘선 안된다. 이런 부분을 신경써서 하고 있다"고 미소를 지었다.

야구를 계속 맡았지만 그는 축구와도 인연이 깊다. 그가 졸업한 고쿠시칸은 일본 내에서 축구 명문으로 꼽히는 학교다. 일본 국가대표 출신 수비수인 시오타니 즈카사(알 아인) 등 여러 유명 선수들을 배출한 곳이다.

그도 축구 트레이너로 활동한 적이 있다. 일본 축구 대표팀 미드필더 출신이자 일본 프로축구선수협회 회장이기도 한 다카하시 히데토(31, 사간 도스) 같은 선수들의 트레이닝을 맡았다. 일본에서는 최상위 클래스 선수로 통하는 선수다. 이밖에 일본 23세 이하 대표팀 출신으로 J리그에서 잔뼈가 굵은 우에다 고타(32, 파지아노 오카야마)의 피지컬을 책임진 적이 있다. 후지오 코치는 "(다카하시나 우에다를) 보고 있으면 정말 자기만의 생각이 확고한 인상을 받았다"고 말하면서도 "한국 야구 1군 선수들을 보는 느낌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축구 그리고 야구를 모두 섭렵한 그의 눈에는 한국 야구가 어떻게 비춰졌을까. 그는 "승리에 대한 열망은 한국이든 일본이든 강하다"면서도 "한국은 파워나 그런 부분에서는 일본보다는 앞선다고 생각하지만 부상이 조금 많은 느낌이다. 고교 야구에서 혹독하게 경기를 하다보니 팔꿈치나 어깨 수술을 받는 선수가 많은 것이 솔직한 인상"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투구 폼'의 문제다. 그는 "일본에서는 일단 폼을 중요시한다. 섬세함이나 디테일한 부분, 그러니까 전신을 사용해서 던지게 하도록 하는 경우가 많다. 폼을 정확히 익힌 후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과정을 배운다"면서도 "하지만 한국은 자신에게 맞는 스타일과 폼을 찾으려고 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그래서 한국에 처음 왔을땐 '이런 폼도 있구나'라든가 '신기한 폼의 선수가 많다'는 생각도 했다. 물론 그럼에도 150㎞ 이상을 던지는 선수가 있어 굉장히 놀랍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이러한 과정들을 보면서 매일 매일 배우고 있다. 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공부가 된다"는 것이다. "내가 지금까지 배우고 경험하면서 짠 메뉴들이 선수들 모두에게 꼭 정답은 아니라는 것"이 그의 말이다.

이 과정에서 한국 선수들에게서 보이는 뚜렷한 장점 또한 발견할 수 있었다. 후지오 코치는 "한국 선수들이 굉장히 좋다고 느낀 부분은 자신에게 맞다고 생각하는 부분을 파고든다는 점이다. 반대로 '필요한가?'라고 생각하는 부분은 납득할 때까지 잘 움직이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그는 "그렇기 때문에 나 또한 트레이너로서 이 방법의 필요성을 어떻게 전달해야하는지에 대해 매일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소통하고 있다.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다는 걸 느낀다"고 말했다. 한국 선수들과의 호흡을 통해 그 스스로도 진화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는 "삶도 마찬가지 아닌가. 정해진 일을 못한 채로 넘어가면 '그때 했으면 좋았을텐데'란 생각을 하지 않나"라면서 "그런 부분에 대해 선수들을 보면서 많이 배운다. 한국 톱 레벨에 있는 선수들의 루틴이라는 생각도 든다. 자신들의 생각을 확고히 가지고 있는 부분은 한국 야구선수들의 강점"이라고 말했다. 한국야구 5년차 트레이닝 코치의 눈에 비친 한국 선수들의 모습이었다.

조이뉴스24 대전=김동현기자 migg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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