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동열 감독 사임, KBO 후폭풍 고민

정운찬 총재 리더십 치명타…후임 사령탑 선임 문제도 과제


[조이뉴스24 류한준 기자] 부담이 더 커진 자리를 만들었다. 선동열 한국야구대표팀 감독이 지휘봉을 내려놨다.

선 감독은 지난 14일 오후 긴급 기자회견을 가졌다. 그는 이날 한국야구위원회(KBO)를 찾아 정운찬 KBO 총재를 만났다. 그리고 취재진 앞에 섰다.

짧은 시간이었고 미리 준비한 회견문을 다 읽지 못했지만 전달한 메시지는 분명했다. 선 감독은 야구대표팀 지휘봉을 내려놨다.

이번 일은 어느 정도는 예견됐다. 선 감독은 지난 9월 막을 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전후로 비난의 한 가운데 있었다. 야구대표팀 선수 선발 과정에 따른 잡음이 있었다.

사임으로 선택을 한 결정적인 이유도 있다. 선 감독은 야구대표팀 선수 선발 관련으로 국정감사 자리까지 나왔다. 야구인 뿐 아니라 체육인으로서는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자존심에 상처를 받았다. 그리고 결정타가 된 것은 국정감사 자리에 나온 정 총재의 발언이 됐다. 정 총재는 국정감사에서 손혜원 의원(민주당)의 질의에 '사견' 임을 전제로 했지만 선 감독에 상처를 줬다.

그는 손 위원이 한 'TV를 보고 대표팀 선수를 선발하는 것이 옳으냐?'는 물음에 "선 감독의 불찰"이라고 했다. 앞서 선 감독은 국정감사에서 해당 내용에 대해 "전국 5개 구장에서 동시에 열리는 프로야구 경기를 지켜보며 (대표팀 선수를)효율적으로 선발하기 위해서는 한 장소에서 TV로 5경기를 보는 것이 더 낫다"고 얘기했다.

정 총재는 또한 "(선 감독의 행동은)경제학자가 현장에 가지 않고 단순히 수치만 본 뒤 분석하고 대응하는 것과 같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는 "국제대회가 많지 않고 대표팀 상비군이 없다면 전임 감독은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공적인 자리에서 사실상 현 전임 감독 체제에 대해 반대 의사를 표현한 셈이다.

선 감독은 국정감사에서 "2020년 도쿄올림픽까지는 대표팀을 맡겠다"는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전임 감독제 계약 기간을 준수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하지만 정 총재의 발언이 결국 방아쇠가 됐다.

정 총채는 현재 KBO 수장인 동시에 야구대표팀 운영 최고 책임자라는 공적인 자격으로 국정감사에 나왔다. 발언 당시에도 '공인'인 동시에 KBO를 책임지는 자리에 있는 이로 적절치 않다는 지적과 비판을 받았다. 국정감사라는 공적인 자리에서 두 차례나 '사견'을 전제로 한 말에 문제가 있다는 의미다.

선 감독은 정 총재 전임인 구본능 KBO 총재가 야구대표팀 사령탑으로 임명했다. 선 감독은 지난해(2017년) 첫 전임 감독제를 적용한 야구대표팀 사령탑 자리를 맡았다. 그는 그해 11월 일본에서 열린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BPC)을 통해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데뷔 무대를 가졌다. 그리고 아시안게임에서는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20년 도쿄올림픽까지 임기를 보장받았다. 그러나 이번 사임 결정으로 만 1년도 되지 않아 자리에서 물러났다. 정 총재와 KBO는 선 감독 후임자를 선임해야한다. 하지만 순탄치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 총재는 '사견'임을 전제로 했지만 현 야구대표팀 전임 감독제에 대해 반대 의견을 분명히 밝혔다. 이런 상황에 전임 감독제 여부를 떠나 그 자리를 맡을 야구인도 쉽게 찾을 분위기가 아니다. 정 총재 발언이 부메랑으로 돌아온 셈이다. 그리고 선 감독은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사실상 정 총재와 KBO의 능력 부재를 공개적으로 질타했다.

이래저래 상황은 더 꼬였다. 정 총재와 KBO 입장에서는 후폭풍을 제대로 맞고 있다.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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