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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계 만연한 폭행…'사랑의 매' 인식 바뀌어야


[조이뉴스24 김형태 기자]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는 "이러다가 죽을지도 모른다는 공포에 시달렸다"며 폭행의 악몽에 대해 털어놨다. 조재범 전 대표팀 코치의 폭행 관련 항소심에서 그는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맞았다"며 "아이스하키 채에 맞아 손가락이 부러진 적도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체육계의 폭력 행위를 근절하기 위해선 지도자들의 자성은 물론 메달 등 성적에만 관심을 갖는 국민들의 인식 변화도 시급하다는 평가다.

◆'사랑의 체벌'로 둔갑한 폭력

체육계에서 폭행은 일종의 '필요악'으로 여겨지는 분위기였던 게 사실이다. 최상의 성적을 올리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동기부여가 '강한 터치'라는 인식이 팽배했다. 워낙 다양한 분야에서 오랫동안 '체벌'이 당연시 돼 왔기에 폭력과 사랑의 매를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 지도자는 물론 선수들도 굳이 나서서 손찌검 피해에 대해 목청을 높이지 않는 공기가 팽배했다. 굳이 긁어 부스럼을 만들 필요가 없다는 체육계 안팎의 '묻어가는' 분위기도 이러한 흐름에 일조했다.

◆올림픽 金메달리스트도 후배 폭행

체육계에 만연한 폭행이나 가혹행위가 큰 문제로 비화돤 사례는 심석희 이전에도 있었다. 특히 역도 스타 사재혁의 사례는 많은 사람들에게 충격으로 다가왔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남자 역도 금메달리스트인 사재혁은 2016년 3월 후배 폭행으로 큰 논란의 대상이 됐다. 2015년 연말 한 주점에서 후배 역도선수를 주먹과 발로 수차례 때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았다. 피해 선수의 광대뼈 부근이 함몰되는 등 중상을 입자 역도연맹은 선수 자격정지 10년의 중징계를 내렸고, 사재혁의 선수생명은 실상 끊어졌다.

◆지도자 인식 변화 시급

아마 야구계에서는 지도자의 선수 폭행이 더 이상 큰 뉴스거리가 안 될 정도로 만성화 됐다는 지적이다. 고도의 집중력과 지구력이 요구되는 종목일수록 폭행의 강도가 심해지는 경우가 있는데, 단기간에 큰 성과를 거두기 위한 압박이 선수들에 대한 손찌검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한 체육계 관계자는 "결국 성과를 빨리 거둬야 한다는 지도자의 중압감이 선수들에 대한 거친 반응으로 나타나는 게 일반적이다. 성과제일주의의 부작용이랄 수 있는데, 순위로 모든 게 정해지는 체육계 특성상 체벌이 일시에 뿌리 뽑히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상대적으로 일탈에 너그러운 체육계 특유의 문화, 그리고 큰 문제 없이 손을 드는 지도자들의 인식 변화가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메달 색깔 집착이 문제의 근원"

문화체육관광부는 2016년 1월 폭력을 행사하면 무조건 자격정지 1년 이상의 중징계를 내리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도입, 폭력행위 근절에 나섰다. 하지만 이후에도 체육 지도자들의 선수 폭행 사건은 줄어들지 않고 있다. 제도만 만들어놓고 방치하기보다는 실효성을 점검해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폭력 가해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고 지도자는 물론 선수들에게도 인권의 개념을 강화시키는 교육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 체육계 인사는 "결국 지나친 경쟁 문화가 사회면을 뒤흔드는 폭력 행위의 시작"이라며 "메달 색깔에만 집착하는 국민들의 시선도 바뀌어야 모두가 끔찍해 하는 폭력 문화가 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조이뉴스24 김형태기자 tam@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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