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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Y 캐슬' 김서형 "조선생 이현진 고마워 눈물…뭐든 소화하는 배우 되고파"(인터뷰)


[조이뉴스24 권혜림 기자] 'SKY 캐슬'의 김주영은 마주하는 모든 인물들을 압도한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그는 자신이 세운 굳건한 계략의 성 안에 철저히 고립된다. 가장 가까이서 자신을 보필하는 조선생의 앞에서도 그 감정을 온전히 까발리지 않는다.

김주영을 연기한 김서형 역시 꼭 그랬다. 무겁고 또 날선 긴장감을 한 순간도 놓지 않고 이어가야 하는 이 캐릭터를 위해 김서형은 배역의 감정선을 최대한 따라가려 노력했다. 현실의 김서형은 도회적인 외모가 풍기는 분위기와 달리, 솔직하면서도 수더분한 면모가 굉장한 매력적인 사람이다. 하지만 'SKY 캐슬'의 현장에선 상대 배우들과 가벼운 대화를 주고받는 때에도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김주영의 최측근 조선생 역 이현진, 딸 케이로 등장한 조미녀, 한서진 역 염정아의 앞에서도 마찬가지였다.

'SKY 캐슬'은 대한민국 상위 0.1%가 모여 사는 'SKY 캐슬' 안에서 남편은 왕으로, 제 자식은 천하제일 왕자와 공주로 키우고 싶은 명문가 출신 '사모님'들의 처절한 욕망을 샅샅이 들여다보는 리얼 코믹 풍자극. 1%대의 시청률로 출발해 꾸준한 인기 상승세를 기록한 드라마는 역대 JTBC 드라마 최고 시청률 돌파에 이어 tvN '도깨비'를 제치고 비지상파 최고 시청률까지 갈아 치우며 신드롬급 인기를 얻었다. 지난 19일 방송분은 22.3%(닐슨코리아 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사진=플라이업엔터테인먼트]
[사진=플라이업엔터테인먼트]

지난 29일 김서형은 드라마의 종영을 앞두고 기자들을 만나 그간의 작업기를 풀어놨다. '인생 캐릭터'로 평가받고 있는 김주영 역을 소화하며 겪은 고충도 들을 수 있었다. 19부 대본을 받기 전까지 김주영의 정확한 과거, 조선생과의 관계 등을 자세히 알지 못했다는 김서형은 그런 상황에서도 한서진(염정아 분)과 이명주(김정난 분)를 향한 김주영의 시선부터 딸 케이를 향한 복잡한 감정까지 인물의 심리를 성공적으로 그려냈다.

특히 시청자들 사이에서 큰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던 조선생과 김주영의 관계는 지난 19회에서 구체적으로 밝혀졌다. 조선생이 미국 페어팩스에서 마약에 찌들어 있던 청년이었고 그런 그에게 다른 삶을 살게 한 것이 바로 김주영이었다는 사연이었다. 김서형 역시 19회 촬영을 준비할 때에야 뒤늦게 그들의 전사를 알게 됐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내가 페어팩스 마약하던 조선생을 구했다고? 조선생, 네 이름이 태준이었어?'라고 했죠.(웃음) 사실 시청자들의 추측 중에는 조선생 역시 김주영이 담당하던 학생이었을 것이라는 내용이 있었는데, 저는 그것도 설득력이 있다고 생각했었거든요. 둘의 과거를 잘 몰랐던 때에도, 김주영은 여태껏 자신을 지켜준 조선생에 대한 감정이 있을 거라 생각했어요."

이날 앞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김서형은 조선생 역 이현진과의 이야기를 전하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늘 김주영의 옆에는 조선생이 있겠지'라고 생각하며 신경을 많이 못 썼다"며 "앞서 두 사람이 어떤 관계인지 모르는 상황에서 (현장에서) 서로 막 떠들면 나중에 둘의 과거가 등장했을 때 이입이 잘 되지 않을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고 답했다.

"(이)현진이가 제가 힘들어하는 걸 많이 봤어요. 눈물을 찔끔 짜며 감독님과 이야기하는 것도 보고요. 이현진은 본인이 더 이야기하고 싶은 게 있었어도 감췄을 거예요. 어떤 지점에서 고민도 있었을 거고요. 쫑파티 때 이현진은 '대본에서 조선생의 대사보다 김주영의 대사를 더 많이 봤다. 조선생은 그랬을 것 같았다'고 하더라고요. 그 날도 그 이야기를 들으니 눈물이 났어요. 아마 저는 조선생이 있어 외롭지 않았을텐데도 스스로 외롭다고 느꼈고, 그게 그 배우에게 미안했어요. 후반부 촬영 때 현진이가 사진을 찍자고 해서 '그래 같이 찍자'며 찍어 SNS에 올렸어요. 그런데 그걸(그런 분위기를) 딱 그날에야 허락했다는 게 미안하더라고요."

 [사진=플라이업엔터테인먼트]
[사진=플라이업엔터테인먼트]

김서형은 조선생 역에 대한 이현진의 몰입도를 확인했던 또렷한 순간을 떠올리기도 했다. 한서진을 만나고 돌아온 김주영이 사무실에서 '왜 말을 두 번 하게 하지?'라고 말하며 조선생을 향해 가방을 던지는 장면을 촬영한 때였다. 애초 대본에는 서류를 던지기로 돼 있었지만, 김서형은 '슛'에 들어간 뒤 가방을 던지는 실수를 했다. 이현진은 가방을 얼굴에 맞고 나서도 연기를 멈추지 않았다. 조선생이라면 마땅히 했을, 김주영의 가방을 가만히 집어 들어 먼지를 털어내는 행동이었다.

"이현진에게 너무 고마워요. 제가 제 연기를 한다고 조선생을 잘 못 들여다본 건 아닐까 싶고요. 제가 가방을 던져 이현진의 눈에 맞았는데, 저는 그걸 봤는데도 연기를 멈출 수가 없는 거예요. 크게 맞은 것이 아닌지 '컷'이 떨어지지 않았어요. 마치고 '어떡하니' 하면서 보는데 눈 아래가 살짝 부었더라고요. 서류를 던지기로 합을 맞췄는데 가방을 던졌으니 감정을 통제하지 못한 제 잘못인 거잖아요. 그런데 그 때 이현진이 어떤 연기를 했냐면요, 예상치 못하게 가방이 날아왔는데도 그 가방을 집어서 먼지를 털어서 책상에 올려두는 거예요. 그 때 '저 아이, 조선생이네' 라고 생각했어요. 그날 너무 고마웠어요. 너무 안쓰럽고 애처롭고, '조선생이 날 이렇게 바라보고 있구나'라고 제대로 느꼈어요. 그 뒤로는 더 많은 대화를 나누게 됐고요."

그런가하면 김서형은 이날 'SKY 캐슬'을 통해 또 한 번 전성기를 맞이했다는 평, 차기작이 궁금하다는 질문에 "다음 작품이 뭘까 나도 궁금하다"며 "전성기라기보다는 김서형을 '뭐든 연기해 줄 수 있는 배우'로 받아들여 주신다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유독 매력적인 카리스마가 있는 배역을 많이 연기했는데 그런 복이 있었던 것 같다"며 "열심히 살아왔으니 '김서형에게는 뭘 줘도 다 해낼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다"고 덧붙였다.

한편 'SKY 캐슬'은 오는 2월1일 마지막회를 방송한다.

조이뉴스24 권혜림 기자 lima@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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