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류한준 기자] 17년 만에 상대팀 감독이 돼 다시 만났다. 지난 2002 한·일월드컵에서 한국축구대표팀의 '4강 신화'를 함께 썼던 박항서 감독과 거스 히딩크 감독이 그라운드에서 지략대결을 펼쳤다.
한·일 월드컵 당시 감독(히딩크)과 수석코치(박항서)로 테극전사를 이끌었던 두 지도자는 이제는 베트남(박항서)과 중국(히딩크) 22세 이하 축구대표팀을 이끌고 마주했다.
베트남과 중국은 8일 중국 후베이성 황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평가전에서 맞대결했다. 이날 경기가 성사될때까지 우여곡절도 있었다.

히딩크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는 중국 22세 이하 대표팀이 베트남과 평가전을 먼저 제안했으나 박 감독은 일정을 맞추기 힘들었다. 박 감독은 베트남 22세 이하 대표팀 뿐 아니라 A대표팀까지 맡고 있었다.
베트남 A대표팀은 지난 5일 태국에서 열린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원정 1차전을 치렀다. 그러나 박 감독은 히딩크 감독과 '인연'을 위해 중국 22세 이하 대표팀이 제안한 평가전을 수락했다.
그는 A대표팀이 말레이시아와 원정 경기가 잡혀있지만 22세 이하 대표팀을 이끌고 중국으로 왔다. 박 감독은 히딩크 감독과 재회에 눈물도 흘렀다.
베트남 매체에 따르면 '특별한 만남'이 됐다. 박 감독은 평가전 전날(7일) 히딩크 감독을 만났다. 박 감독은 베트남 매체와 가진 인터뷰를 통해 "(히딩크 감독을)다시 볼 수 있다는 점이 내게는 매우 의미있는 경기"라며 "그는 내 지도자 경력에 큰 영향을 준 감독"이라고 말했다.
박 감독은 이어 "히딩크 감독은 17년 전 한국 언론으로부터 많은 비난을 받았다. 대표팀을 맡은 뒤 월드컵이 열리기 전까지 항상 비판에 시달렸다. 그러나 히딩크 감독은 선수들과 한국을 믿었다. 그리고 월드컵을 준비하는 선수들에게 강한 정신력을 요구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2002월드컵에서 한국이 4강 신화를 이룬 데는 여러가지 원인이 꼽히겠지만 휼룡한 지도자가 있었다는 것을 인정해야한다"며 "히딩크 감독은 책임감이 뛰어난 지도자"라고 강조했다.
두 지도자가 처음 만난 평가전에서는 박 감독의 지략이 더 뛰어났다. 베트남은 조직력에서 중국에 한 수 앞섰다. 중국의 허술한 수비를 측면 돌파로 흔들었다.
베트남은 응웬 티엔이 전반 선제골에 이어 후반 추가골을 넣어 중국에 2-0으로 이겼다. 두 골 모두 측면 돌파 후 크로스에 이은 득점으로 연결됐다. 반면 중국은 전, 후반 내내 베트남 수비벽에 막히면서 이렇다할 반격도 없었다.
베트남과 중국은 2020 도쿄올림픽 최종 예선을 겸하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주최 2020 U-23 챔피언십 본선에서 다시 맞대결 할 수 있다. 조 추첨은 오는 26일 열릴 예정이다.
김학범 감독이 이끌고 있는 한국 22세 이하 대표팀도 2020 U-23 아시아챔피언십에 참가한다. 지난 대회 성적을 바탕으로 한국은 포트2, 베트남과 중국은 각각 포트 1, 3에 배정됐다. 조추점 결과에 따라 한국은 박 감독 또는 히딩크 감독을 만날 수 있다. 세 팀이 한 조에 속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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