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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극장' 무농약 농사꾼 '괴짜 베토벤', 그리고 친절한 '우렁각시'


[조이뉴스24 김양수 기자] '인간극장'이 무농약 농사를 짓는 예술가 '베토벤'과 '우렁각시' 아내의 이야기를 다룬다.

16일부터 20일까지 방송되는 KBS 1TV '인간극장'은 '괴짜 베토벤과 친절한 우렁각시' 편으로 꾸며진다.

양주의 한 시골 마을엔 '베토벤'이라 불리는 남자가 산다. 건장한 체격에 새하얀 곱슬머리, 단박에 눈에 띄는 외모를 가진 이훈길(58)씨. 10여 년 전, 하던 업을 접고 부모님의 농사를 돕겠다고 내려왔다. 처음엔 아버지 곁에서 착실히 농사를 배우는가 싶더니, 3년 만에 농약 없이 농사를 짓겠다고 폭탄선언. 부모님의 속을 뒤집었다. 냉랭한 시부모님과 남편 사이에서 난감한 건 아내, 혜자 씨도 마찬가지. 매사 자기 고집대로 일을 하는 훈길 씨는 온 가족의 근심이 되었단다.

[사진=KBS]

늦깎이 농부, 훈길 씨의 전공은 서양화. 평생 그림을 그리며 살 줄 알았는데. 결혼을 하고 가장이 되면서 인생이 달라졌다. 생계를 꾸리고 두 아들을 키우려면 나 홀로 예술혼을 불태울 수는 없는 노릇. 결국 학원에서 입시 미술을 가르치는 선생님이 되었다.

그런데 가장이 되어 보니, 이번엔 연로하신 부모님이 눈에 밟혔다. 평생 고생만 하신 부모님 곁에 있겠다 결심했고, 마흔 줄에 농부가 됐다. 그리고 또 다른 꿈이 생겼다. '안전한 먹거리를 위해 평생을 바치겠다'. 제초체도 살충제도 거부, 그러니 공들여 가꾼 밭은 갈아엎기 일쑤, 벌레 먹은 작물은 제값을 받지 못했다. 평생을 농군으로 살아온 부모님은 애가 탈 노릇. 점점 냉랭해지는 부자 사이에 중재자로 나선 사람은 바로 아내, 혜자 씨였다.

혜자 씨의 고향은 전남 고흥. 스무 살에 상경해 미용을 배웠다. 그때 만난 운명의 남자가 바로 훈길 씨. 미용실의 단골손님이었고, 7년의 연애 끝에 결혼을 했다. 두 아들을 낳고 평범한 주부로 살아가나 했는데, 갑자기 농부가 되겠다는 남편. 처음엔 안가겠다 버텼지만 5년 전, 남편의 간곡한 부탁에 결국 양주로 내려왔다. 그날로 시작된 혜자 씨의 우렁각시 프로젝트. 하루가 멀다 하고 혜자 씨에게 하소연을 하는 부모님, 심지어 마을을 떠나겠다는 부모님의 엄포에 "남편의 농법을 이해해주세요"라며 무릎을 꿇었다. 제값을 받지 못하는 남편의 농산물에 손맛을 더해 건강한 음식으로 재탄생시켰다. 그렇게 내조의 여왕으로, 효부로, 동분서주. 고집 센 베토벤과 살다 보니, 혜자 씨 나도 모르는 사이에 우렁각시가 되었다.

그런 혜자 씨에게 가장 의지가 되는 사람은 바로 시어머니. 바지런한 혜자 씨도 어머니는 못 따라간단다. 평생 농사를 짓고, 장사로 자식을 먹여 살린 부모님. 몸소 성실한 삶을 보여주셨다. 이제는 쉬실 법도 한데, 아들 며느리 수고를 덜어주겠다 일거리를 찾아다니신다. 눈만 뜨면 일하러 나가시는 뒷모습에서 삶을 배웠다는 부부. 자식 농사도 실하게 지었다. 공부 잘하는 큰아들은 바라던 학교에 진학했고, 입대를 앞둔 둘째는 딸처럼 살갑다.

겨우내 꽁꽁 얼었던 흙이 포슬포슬 녹는 계절, 마을 여기저기서 밭 가는 소리가 들린다. 감자 싹 내서 온 식구가 출동한 봄날. 때때로 불협화음을 내기도 하지만, 결국은 제 자리를 찾아가는 가족이라는 하모니. 온 마음으로 아들을 응원해주는 부모님이 계시고, 지혜롭게 내조해주는 우렁각시가 있으니. 베토벤은 오늘도 곱슬머리 휘날리며 인생을 연주한다.

16~20일 오전 7시 50분 방송된다.

조이뉴스24 /김양수 기자 lia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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