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렵게 얻은 기회 롯데 지성준, 자신감 회복 관건


[조이뉴스24 류한준 기자] 롯데 자이언츠 포수 지성준은 오프시즌 동안 화제의 중심에 있었다.

강민호(삼성 라아온즈) 이적 후 롯데는 공격력을 갖춘 '안방마님' 갈증에 시달렸다. 공교롭게도 강민호가 롯데의 안방마님을 마지막으로 맡았던 2017년 '가을야구'에 진출한 뒤 지난 두 시즌 동안 팀이 받은 성적표는 좋지 않았다.

2018년 8위에 이어 지난해 최하위(10위)로 고꾸라졌다. 유망주로 꼽힌 나종덕을 비롯해 강민호의 자유계약선수(FA) 이적에 따른 보상선수로 데려온 나원탁(군 복무 중) 그리고 김사훈(은퇴), 안중열(상무) 등이 번갈아 마스크를 썼다.

12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0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 대 LG 트윈스의 경기에서 3회초 2사 2루 롯데 지성준이 1타점 적시타를 날리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그런데 이들 모두 타격에서 부족했다. 강민호가 떠난 자리의 반도 채우지 못했다. 롯데는 오프시즌 트레이드를 통해 한화 이글스에서 지성준을 데랴왔다.

지성준은 한화에서 제한된 출전 기회를 받았지만 방망이 실력은 쏠쏠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2018년 99경기에서 7홈런 29타점, 2019년 58경기에서 2홈런 11터점을 각각 기록했다.

개인 성적은 떨어졌지만 트레이드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었다. 그러나 허문회 롯데 감독은 포수 자리를 공격보다 수비에 더 초점을 맞췄다. 정보근과 김준태로 시즌을 시작하기로 했고 지성준은 예상과 달리 퓨처스(2군)에서 올 시즌 개막을 맞았다.

자신감이 떨어져서였을까. 퓨처스 기록은 좋지 않았다. 그는 19경기에 나와 타율 1할8푼9리(53타수 10안타) 1홈런 4타점으로 부진했다. 이 기록으로 1군 콜업은 요원해보였다.

그러나 기회가 갑자기 찾아왔다. 정보근이 급체 증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 고열이 동반돼 구단은 바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 검사를 실시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마련한 코로나19 대응 매뉴얼에 따른 절차다.

12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0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 대 LG 트윈스의 경기에서 1회초 2사 1,2루 롯데 마차도의 1타점 적시타에 2루주자 손아섭이 득점을 올리고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정보근은 코로나19 검사에서 다행히 음성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바로 1군으로 복귀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허 감독은 지난 1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원정 경기를 앞두고 정보근에 대해 "아직 목이 부어있는 상태고 설사 증세가 있다"면서 "몸 상태를 지켜봐야한다. 컨디션 회복이 우선"이라고 했다.

지성준은 전날(11일) 1군 콜업됐고 이날 선발 마스크를 썼다. 허 감독은 "오늘(12일) 경기도 선발 출전한다"며 "어제(11일) 경기도 성공적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물론 허 감독 말처럼 한 경기를 뛴 것을 보고 1군 롱런 여부를 판단하기란 쉽지 않다. 그는 "(지성준의 경우)경기를 치르면서 확인하겠다"고 했다.

지성준은 12일 경기에서 고개를 숙였다. 동점을 내준 상황 때문이다. 롯데가 2-1로 앞서고 있던 8화말 1사 1루 유강남 타석 때 선발 등판한 댄 스트레일리는 4구째를 던졌다. 그런데 원 바운드 볼이 됐고 지성준은 블로킹하지 못했다.

그 과정에서 1루 주자 정근우는 도루를 시도했다. 그는 공이 뒤로 빠진 틈을 타 3루까지 내달렸다. 그리고 유강남은 스트래일리가 던진 5구째를 받아쳤다. 2-2로 승부를 원점으로 만드는 적시타가 됐다.

12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0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 대 LG 트윈스의 경기에서 8회말 1사 1루 LG 유강남 타석 때 주자 정근우가 2루까지 도루 성공을 하자마자 롯데 선발 스트레일리의 폭투를 틈타 3루까지 진루하고 웃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후속타자 구본혁 타석에서 롯데 벤치는 배터리를 모두 바꿨다. 지성준은 김준태, 스트레일리는 구승민과 교체됐다. 롯데는 결국 연장 10회말 정근우에게 끝내기 안타를 맞고 2-3으로 졌다. 연승도 6경기에서 멈췄다.

자성준은 교체 후 더그아웃에서 자책했다. 스트래일리가 오히려 이날 자신의 공을 받은 포수를 위로했다.

지성준의 포구 실수(공식 기록은 댄 스트레일리의 폭투다)가 끝내기 패배 빌미가 됐다고 볼 수도 있다. 롯데 벤치에서 아쉬워할 수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이날 롯데가 패한 가장 큰 원인은 잔루였다.

롯데는 추가점이 필요한 상황에서 침묵했다. 오히려 지성준은 소속팀이 1-0으로 앞서고 있던 3회초 2-0을 만드는 적시타를 챴다. 그러나 이후 맞은 찬스를 번번이 놓쳤다. 특히 4회초 1사 만루에서 한 점도 내지 못한 상황은 롯대 입장에선 뼈 아팠다.

LG는 이날 4번타자 로베르토 라모스가 부상자 명단(DL)으로 이동해 전력에서 제외됐다. 선발 등판한 '에이스' 타일러 윌슨도 5이닝만 던지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롯데에게는 연승을 이어갈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찾아왔지만 잘 살리지 못했다.

12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0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 대 LG 트윈스의 경기에서 연장 10회말 1사 1,3루 LG 정근우가 끝내기 안타를 치고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잔루 12개가 나온 경기를 이기긴 힘든 법이다. 지성준은 정보근이 돌아오기 전까지 기회가 남아있다. 적어도 이번 LG와 주말 3연전에서 만큼은 출전 기회가 보장됐다.

눈 도장을 받고 트레이드로 영입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야한다. 조급함을 버려야겠지만 무엇보다 자신감을 잃어버리지 말아야한다.

지성준이 제자리를 잡는다면 그만큼 롯데 안방마님 전력은 올라간다. 또한 허 감독과 성민규 단장이 강조한 포지션별 경쟁구도가생기며 긍정적인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조이뉴스24 잠실=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