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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철비2' 감독 "정우성에 北 향한 표정 부탁…내부 검열 아쉽다"(인터뷰)


[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영화 '강철비2:정상회담'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도 극장가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개봉 5일 만에 100만 관객 돌파에 성공했고, 6일째 박스오피스 1위 행진 중이다.

흥행에 성공했던 '강철비'의 속편이라는 점에서 기대를 모으기는 했지만, 어찌 보면 정치적인 내용이 가득해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강철비2: 정상회담'은 기획 단계부터 각고의 노력을 더한 양우석 감독의 열정 덕분에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었다.

양우석 감독이 영화 '강철비2: 정상회담'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양우석 감독이 영화 '강철비2: 정상회담'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강철비2: 정상회담'(감독 양우석/이하 '강철비2')은 남북미 정상회담 중에 북의 쿠데타로 세 정상이 북의 핵잠수함에 납치된 후 벌어지는 전쟁 직전의 위기 상황을 그리는 영화다. 2017년 개봉된 '강철비'의 속편으로, 양우석 감독이 각본과 연출을 맡았다.

전작인 '강철비'가 북한 쿠데타 발생 직후, 북의 최고지도자가 남으로 넘어온다는 신선한 발상으로 시작해 남의 청와대 외교안보수석과 북의 특수요원 사이의 강철 케미로 평화로 가는 새로운 행로를 보여주었다면, '강철비2:는 남, 북, 미 정상회담장에서 북한 쿠데타가 발생하고 세 정상이 북한 핵잠수함에 납치된다는 발상의 업그레이드와 확장된 스케일을 자랑한다.

가장 눈길을 끄는 건 정우성, 곽도원의 캐릭터가 달라졌다는 점이다. 정우성은 정상회담장에 마주 앉았지만 막상 엇갈린 이해관계로 날카롭게 대립하는 북과 미 정상 사이 양측을 설득하려 동분서주하는 대한민국 대통령 한경재 역을 맡았다.

곽도원은 쿠데타를 일으키는 북의 호위총국장으로 출연해 '강철비'에서 함께 브로맨스를 보였던 정우성과 전쟁과 평화를 걸고 대립한다. 유연석은 북위원장인 조선사 역을 맡아 파격 연기 변신을 보여준다.

양우석 감독은 최근 조이뉴스24와의 인터뷰에서 '강철비2'의 기획에 대해 "'강철비'를 만들 당시 해외에서 전쟁 가능성을 높게 봤다. 교민들 사이에서도 소문이 파다했다. 그래서 급하게 '강철비'를 만들었다. 30년 전부터 한반도만 냉전체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냉전의 붕괴는 북핵문제가 되고, 전쟁 직전의 위기 상황도 겪었다. 그 이후 해외의 정치외교 전문가들은 한반도가 갈 수 있는 길은 전쟁, 북의 내부 붕괴, 평화적인 비핵화, 한국의 핵무장에 의한 핵 균형으로 인한 평화, 넷 중 하나라고 봤다. '강철비' 시리즈는 한반도 문제를 바라보는 우리의 고민과 해외 전문가들의 논거에 입각해서 내놓은 이야기다"라고 설명했다.

'강철비2:정상회담' 스틸컷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강철비2:정상회담' 스틸컷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이어 "'강철비'는 전쟁이 코앞까지 와서 전쟁 발발 가능성과 한국의 핵무장 얘기를 한거다. 우리가 바라는 건 평화 체제의 완성이다. 전쟁 준비는 우리가 꾸준히 해왔고, 모든 정권에서는 대화를 하며 노력을 해왔다. 문제는 북한의 체제가 붕괴 됐을 때다. 속수무책이다. 결과적으로 안 좋게 될 가능성이 있다. 그래서 '강철비2'는 북의 내부 붕괴와 평화적인 비핵화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라고 밝혔다.

또 양우석 감독은 "쿠키 영상에서 한경재 대통령이 '통일을 해야 하느냐'고 물어본다. 이 질문은 'YES'가 나와도 'NO'가 나와도 똑같다. 평화체제가 구축이 되어도 남과 북은 남남이 되어야 한다. 'NO'라고 하면 더욱 남남이 되어 우리끼리 살아야 한다. 그럼 북한은 외국이 되어야 한다"며 "북한말 자막을 단 이유가 여기에 있다. 관객들이 알아듣기 편하길 바란 것도 있지만, 원어를 그대로 쓴 것이 북한을 외국으로 보겠다는 의도가 있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 스스로 돌아봐도 북을 바라보는 시선은 두 가지다. 화가 나고 짜증이 난다. 전쟁을 하기도 했고, 얼마 전에도 못된 짓을 하지 않았나. 당연한 감정이다. 지금까지 부대끼며 전쟁이 나네, 마네 하니까 긴장 상태가 올라가도 터지지는 않는다. 그러다 보니 지치고, 북한이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생각한다. 키치화해서 바라본다. 화가 나든지, 우습든지"라고 설명했다.

그래서 그는 '표정'에 주목했다. 정우성에게 북을 대하는 표정을 보여달라고 요구한 것. 그는 "우리가 잃어버린 표정을 보여주는 것이 좋은 연기라고 생각해서 부탁드렸다"고 전했다. 또한 한경재를 40대로 설정한 것에 대해서는 "연령대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그저 이 역할을 가장 잘할 배우를 생각했다. 조선사 역시 실제 북한 지도자의 모습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강철비2:정상회담' 스틸컷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강철비2:정상회담' 스틸컷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양우석 감독은 "상상력을 발휘해야 하는 건 우린데 내부 검열, 압력이 커진다. 그래서 엄청난 논란이 생기고 저의 수명 연장에 도움이 되는 일이 발생하곤 한다. 그게 아쉽다. 또 위축이 되는 건 우리가 만든 상상력이 아니라 해외에서 연구한 부분을 상상력으로 조합한다. 외국에서는 이 경우엔 어떻게 하는 것이 맞는지, 다양한 시뮬레이션을 한다. 상상력이 국력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분단 문학의 특징은 주인공이 죽는다는 것이다. 현실의 벽에 부딪히다가 자살하거나, 전쟁 중에 죽는다. 분단이 왜 됐는지는 모른다. '우리는 왜 희생이 되나', '왜 우리가 싸웠지?'라는 질문을 던지지만 답을 못 얻는다"며 "'강철비', '강철비2'를 통해 우리가 어떤 상황에 처해있고,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무언지. 또 우리가 바라는 건 무언가에 대한 질문을 하자는 의미다"라고 '강철비' 시리즈를 통해 전하고자 하는 바를 거듭 강조했다.

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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