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미영 기자] '조명가게'가 공개되고 난 뒤 어김없이 '강풀유니버스' 에 대한 뜨거운 반응이 쏟아졌다. 쿠키 영상에는 '무빙2'의 장희수(고윤정)과 '타이밍'의 김영탁(박정민)이 나오고, 시리즈 곳곳에는 강풀의 세계관을 관통하는 캐릭터와 설정들이 배치됐다.
강풀 작가는 '강풀유니버스'에 "성급하다"면서도 재미있다는 반응을 드러냈다. '조명가게' 시즌2에 대한 가능성도 열어놨다. 강풀은 "캐릭터에 대한 애정이 크다"며 '강풀유니버스'의 확장에 대한 욕심도 에둘러 표현했다.
강풀은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인터뷰를 갖고 '조명가게' 관련 작품 이야기를 나눴다.
!['조명가게' 강풀 작가가 인터뷰에 앞서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https://image.inews24.com/v1/599a1698717a52.jpg)
'조명가게'는 어두운 골목 끝을 밝히는 유일한 곳 조명가게에 어딘가 수상한 비밀을 가진 손님들이 찾아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디즈니+에서 공개 후 12일간 전 세계 시청 기준 올해 공개된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 중 최다 시청, 디즈니+ 런칭 이후 공개된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 중 두 번째로 최다 시청이라는 기록을 달성했다. 첫 번째 최다 시청작은 '무빙'이다.
'무빙' 덕분에 '조명가게'를 할 수 있었다는 강풀 작가는 공개 전까지 부담감이 컸다고 털어놨다. 강풀 작가는 "'무빙' 때도 후반 작업하고 오픈하기 전까지 잠도 오지 않았다고 했는데 이번에도 그랬다. '무빙'이 잘되서 더 부담스러운 면이 있었다"고 말했다.
강 작가는 "'무빙'은 전략적으로 대중이 접근하기 쉬운 작품이다 초능력 등 볼거리도 화려하고 액션도 있다. 우리나라에는 호러 장르물이 많지 않다. 하면서 점점 깨닫게 됐다. 왜 호러가 영화에 어울리고 드라마에 안 어울리는지 알게 됐다"면서 "호러라는 건 미지의 존재일 때 무섭다. 그런데 귀신의 정체가 풀리는 순간 (시청자의 긴장감도) 풀린다. 그 사람들의 이야기가 비로소 5화부터 시작된다고 생각했다. 대중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궁금했다"라고 고백했다.
강풀은 '무빙' 시나리오 작업을 끝낸 뒤 '조명가게' 시나리오 작업을 시작했다. 그는 "만화 연재할 때 아쉬움이 있었다. 주2회 연재를 했고, 시간에 쫓기니 아쉬움이 있다. 미처 전하지 못하는 이야기도 있고, 뭔가 아쉬웠다"라며 "'무빙' 극본 작업이 끝나고 난 뒤에 '조명가게'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그 시작점을 이야기 했다.
강풀 작가는 원작의 아쉬웠던 점으로 인물을 꼽았다. 그는 "'조명가게' 만화에서는 인물들이 덜 보였던 것 같다. '조명가게' 사장 이야기가 원작엔 거의 없었다. '저 사람은 왜 저러고 있을까' 이야기 하고 싶었는데 만화에 인물이 많았고 전사를 이야기 해야 한다. 이야기 구조를 생각하다보니 전사를 풀게 된 거다. 논란의 형사 역할도 조금 더 개입을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조명가게' 뿐만 아니라 웹툰 '아파트'에 나왔던 인물도 등장하며, 캐릭터가 더 풍성해졌다. 그는 "김대명이 연기했던 인물은 '아파트'에 있다. 또 원작에서 지영이가 말을 하지 못하고 죽는 설정이 있는데 그게 잘 드러나지 않았다. 설명이 되니깐 (시리즈에서) 조금 더 그려보고자 했다"라며 "원작 만화에선 아쉬움이 많이 남았고, 이젠 아쉬움이 없다"고 홀가분한 표정을 지었다.
'조명가게'는 기존 드라마의 전형적인 문법을 따라가지 않은 작품이다. 1~4화까지 캐릭터의 서사가 나열되고 본격 이야기는 5화부터 시작된다.
강풀 작가는 "처음 극본을 썼을 때 우려가 됐다. 4화까지 계속 주인공 시점이 바뀌고, 호러 드라마라고 하지만 진짜 이야기는 5화부터 시작된다"고 했다.
이어 "'조명가게'는 신파가 맞다. 느닷없이 인물들이 울면 시청자들이 그걸 따라가지 않고, 그 사람들의 이야기가 보여야지 운다. 앞부분에 호러 장르를 빗대어 이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나하나 보여주고 싶었다. 위험한 시도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 뒷부분 이야기가 있는데 앞부분에서 시청자가 떨어져 나가면 어떡하지 싶었는데, 그래도 하고 싶었다"고 '고집'을 이야기 했다. 그는 "완결성 있는 이야기를 그리고 싶었기 때문에 포기 못했다. 전개 방식이 친절하지 않고 하고 싶은 이야기가 4화 말미에 있고 마지막에 메시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희원 감독의 디테일한 연출과 모든 에피소드가 공개되고 난 이후 완벽한 떡밥 회수, 그리고 모두를 놀라게 한 쿠키 영상까지 본 시청자들의 극찬이 이어지고 있다. 죽음의 경계에 서 있는 인물들이 겪는 감정선과 사건들을 감동적으로 담아냈고, '어디든 사람 사는 세상'이라는 따뜻한 메시지도 안겼다.
강풀 작가는 "아침마다 휴대폰으로 검색한다"라며 "다양하게 해석을 해준다는 것이 좋았다"고 말했다. 특히 강 작가는 "그만 보겠다는 시청자들이 있을 때 '강풀은 원래 스타일이 저래'라고 변호해주는 원작 만화 팬들을 본다. 그럴 때 뿌듯하다"는 반응도 보였다.
'조명가게' 시즌2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김희원) 감독님, 배우들과 많은 이야기를 하는데 저는 장기적인 거시안이 있는 사람이 아니다"고 웃으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고 말했다.
강풀유니버스에 대한 반응도 들려줬다. 특히 쿠키 영상에 '타이밍'의 주인공 김영탁이 등장하며 만화 팬들은 뜨겁게 열광했다. 그는 "강풀유니버스 이야기가 나온 건 쿠키 영상이 있기 때문이다. '무빙'은 신체능력이 뛰어난 이들의 이야기고 '타이밍'은 시간 능력을 가진 주인공 영탁이 나온다. 시청자들은 '뭘 할려고 하는가보다'고 하는데 아는 사람들만 안다"고 했다. 그러면서 "강풀 유니버스라는 말은 이르다고 생각한다. 이제 달랑 두 개 나왔는데 민망하다. '제가 만화 그린걸 다 풀려고 하는 가보다' 생각하는데 그 길을 밟아나가는 것"이라고 멋쩍어했다.
강풀의 세계관 안에서 유기적으로 이어지는 설계와 인물들의 관계성에 대해서도 이야기 했다.
강풀 작가는 "유니버스를 만들고 싶어서 만든 사람이 있겠나"면서 "저는 캐릭터에 대한 애정이 강하다. 유니버스라는 말이 성급하게 나온건 '만화처럼 똑같이 구현될 것'이라는 기대 심리 때문에 그런 것 같다. 저도 '아파트'를 시작하고 '타이밍을 하고 '무빙'을 했던 건그 인물들에 대한 애정이 있기 때문에 (작품이 계속)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조명가게'는 닫힌 결말이 맞고 '무빙'은 닫힌 결말이 맞다. 그러나 캐릭터들에 대한 욕심이 생기고 또 다른 작품에 대한 것이 생긴다. 등장인물에 대한 관심이 유니버스를 키워놓고 싶다, 또 보고 싶다가 되는 것"이라고 캐릭터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무빙2' 제작도 확정됐다. 강 작가는 '무빙' 캐릭터 등 시즌1과 연장선상에 있는 작품인지 묻자 "고민 중이다. '무빙'1에서 시즌2를 위한 떡밥은 충분히 깔아놨다"라며 "지난주에 '조명가게'가 끝나서 아직 구상단계다. '무빙2'라는 것은 만화로 나온적이 없고 브릿지만 나왔다. '무빙2'는 아마 예상하지 못한 이야기가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한편 8부작 '조명가게'는 디즈니+에서 전 회차 공개됐다.
/이미영 기자(mycuzm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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