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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리필터 "떳떳한 리메이크 본보기 되고 싶다"


리메이크 앨범 낸 '체리필터' 인터뷰

"리메이크할 때 원작자 동의는 받고 하나요?"

최근 리메이크 앨범을 낸 록그룹 체리필터가 우리나라 가수들에게 묻는 말이다.

체리필터는 가수들이 원작자의 동의를 구하지 않고도 리메이크 곡을 자신의 음반에 실어도 되는 현실을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상당수의 가수들이 리메이크를 할 때 원작자에게 동의를 구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말도 안 되는 일이지만 그게 현실적으로 가능한 게 한국음악저작권협회라는 곳에 허락받고 저작권료만 지불하면 법적으로 문제될 게 없는 구조 때문이에요."

체리필터는 자신들이 이번에 리메이크 음반(Rewind)을 발표한 것도 이런 구조적 모순을 타파하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체리필터 멤버 연윤근은 "법적으로나 도의적으로나 떳떳한 리메이크 앨범을 만들어서 본보기가 되고 싶었다"며 "리메이크 문화를 바로 세우고 싶어 이번 앨범을 내게 됐다"고 앨범의 기획의도를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번 앨범이 아마도 자신들이 내는 마지막 리메이크 앨범이 될 것"이라며 "이미 주변사람들의 머릿속에 '리메이크'앨범에 대한 편견이 뿌리 깊게 박힌 상태여서 앨범 작업을 진행할 때도 무척 힘들었다"고 당시를 기억했다.

"'한국 가수들에게는 음원 주지 말라'는 공문 받았다"는 이야기 듣기도

"한 번은 이런 일도 있었어요. 원작이 일본 곡인 '와다츠미노 키'를 리메이크 하려고 일본 원작자 측에 연락을 하니 일본 저작권협회에서 '한국 가수들에게는 음원 주지 말라'는 공문을 보내 음원을 줄 수 없는 상황이라는 이야기를 듣기도 했어요. 결국 일본에서 음악활동을 한 경험이 있는 유진이(보컬 조유진)가 일본으로 건너가 수소문 끝에 원작자를 만나 리메이크를 허락받기도 했지만 그때 얼마나 창피했는지 몰라요"

원작자를 만나는 것도 쉽진 않았다. 원작자들 가운데는 연락처를 구해도 전화를 받지 않는다든가 어디에 거주하는지 몰라 찾아가지 못한 경우도 있었다. 그런가하면 작곡가는 허락했는데 작사가는 행방을 알 수 없어 한 곡을 허락받는 데 몇 달이 걸린 경우도 있었으며, 곡을 다 만들어 놓고도 끝내 작사가와 연락이 안 돼 포기한 곡도 여섯 곡에 이른다고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이번 앨범 작업을 하면서 체리필터를 힘들게 했던 것은 사람들의 시선. 사람들은 체리필터가 리메이크 음반을 내자 "너희들까지도 하느냐… 이번에 쉬어가는 것이느냐…" 말이 많지만 체리필터는 "쉬어가겠다고 생각했으면 이렇게 힘든 앨범을 내지는 않았다"고 말한다.

"리메이크 곡 재해석 없으면 노래방서 부르는 것과 똑같아"

"지금껏 이렇게 힘들게 음반 작업을 한 적이 없어요. 만약 우리가 쉽게 하려고 했으면 정말 쉽게 했을 거예요. 다른 리씽(re-sing)앨범 처럼요."

지금까지의 리메이크 곡을 '그저 다시 부른다는 의미'에서 '리씽'이라 이름 붙인 체리필터 멤버 정우진의 말이다.

"리메이크는 이미 발표된 곡을 자신만의 스타일로 다시 만들어 내는 것이에요. 그런데 지금까지 '리메이크'라는 이름을 걸고 나온 음반들 중 대부분이 원곡과 다른 연주도, 구성도 담고 있지 않아요. 재해석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노래방에서 다른 사람 노래 부르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해요."

이번에 체리필터가 발표한 음반에는 삐삐밴드 1집에 수록됐던 '수퍼마켓', 록밴드 마그마의 '해야', 패닉의 '왼손잡이' 등이 체리필터의 밴드 특유의 사운드로 수록됐다. 또한 동요를 감각적인 록발라드로 재탄생시킨 '섬 집 아기', 영화 '플란다스의 개' 주제곡으로 넣기도 했던 '플란다스의 개', 신해철의 곡으로 유명한 엄정화의 '눈동자' 등이 수록돼 눈길을 끌고 있다.

한편 체리필터는 음료회사 광고음악으로도 사용된 바 있던 자신들의 곡 '느껴봐'를 이번 앨범의 타이틀 곡으로 정하고 오는 17일 음반 발매를 앞두고 있다.

조이뉴스24 추장훈기자 sense@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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