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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저앉은 배영수'와 1승 9패의 안타까움


홈런을 맞는 순간 배영수(삼성)는 허리를 굽히며 고개를 떨궜다. 생각지도 못했던 홈런이었고, 오랜만에 '긁히던 날'이었기에 배영수의 속은 더욱 쓰라리기만 했다.

배영수가 회복세를 보여주는 듯 싶었지만, 결정적인 한 방을 허용해 패전투수가 됐다. 지난 22일 목동 삼성-히어로즈전, 배영수는 선발 이우선과 조현근의 뒤를 이어 등판해 2.2이닝 동안 10타자를 상대하며 36구 2피안타(1홈런) 2실점을 기록하고 시즌 9패째(1승)를 떠안았다. 평균자책점도 6.02로 높아졌다.

이날 배영수는 나름 노련한 투구를 보여줬다. 3-3 동점이던 4회말 선발 이우선이 1사 2, 3루서 물러났고, 바통을 넘겨받은 원포인트 구원투수 조현근은 볼넷을 내주고 1사 만루를 만든 뒤 강판당했다. 이 때 마운드에 오른 배영수는 황재균에게 유격수 땅볼을 이끌어내며 병살플레이로 이닝을 마무리지었다. 출발은 괜찮았던 셈. 이후 5회말에도 배영수는 이택근, 브룸바, 이숭용을 잇달아 범타 처리하고 기세를 살렸다.

하지만 6회말 1사 이후 강정호에게 좌중간 2루타를 내준 배영수는 데뷔 4년차지만 신인이나 다름없는 무명의 포수 유선정에게 좌월 투런포를 얻어맞으며 무너졌다. 후속타자를 모두 잡아내 더 이상의 추가 실점은 없었지만, 유선정의 프로 데뷔 홈런으로 리드를 빼앗긴 삼성은 이후 다른 투수들이 줄줄이 점수를 내줬고, 결국 배영수는 패전 투수의 멍에를 써야만 했다.

올 시즌 배영수는 프로에 발을 들여놓은 후 최악의 날들을 보내고 있다. 2007년 1월 토미존서저리(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를 받은 후 통산 2년이 걸리는 복귀 시기를 앞당겨 지난 시즌, 1년만에 실전에 나선 배영수는 떨어진 구속이지만 관록투로 버티며 나름 제 역할을 해냈다.

하지만 올해 더 이상 올라가지 않는 구속은 변화구의 위력까지 반감시켰고, 배영수는 나가는 족족 난타당하며 연신 고개를 떨궜다. 붙박이였던 선발에서 밀려나 불펜으로 보직을 변경했고, 2군에도 갔다왔다.

하지만 불펜에서도 배영수는 통하지 않았다. 9차례 구원 등판했지만 무려 6차례나 실점했다. 그 와중에 22일 경기 포함 2패를 당했고, 시즌초 9차례 선발 출장해 당한 7패까지 합쳐 배영수는 무려 시즌 9패의 수모를 맛봐야만 했다. 승수는 지난 4월 28일 히어로즈전서 5이닝 1실점 투구로 1승을 챙긴 게 전부다.

왕년의 삼성 에이스 배영수. 그가 최악의 날들을 보내면서 팬들 역시 안타까움에 가슴아파하고 있다.

조이뉴스24 권기범기자 polestar17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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