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계란으로 바위 치는 성남…'바위는 깨질 수 있다'


성남 일화는 '계란'이다.

성남은 살짝만 건드려도 깨질 것만 같은 아슬아슬한 상황에 놓여있다. 경고 누적으로 팀의 핵심멤버인 라돈치치와 이호가 나오지 못하고 지난 포항전에서 퇴장당한 장학영 역시 그라운드에 나설 수 없다. 게다가 팀의 캡틴이자 중원의 사령관 김정우는 상무에 입대하고 말았다.

정규리그 4위로 6강 플레이오프에 오른 성남은 인천-전남-포항과 쉬지 않고 경기를 해왔다.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피로감이 쌓이고 또 쌓였다.

반면, 전북 현대는 '바위' 같다.

전북은 K리그 1위를 차지한 올시즌 최강팀. 팀득점 1위, 팀도움 1위, 득점왕, 도움왕을 모두 보유하고 있는 거대한 팀이다. 게다가 이동국-최태욱-루이스-에닝요로 이어지는 '판타스틱4'는 압도적인 파괴력을 가지고 있다.

게다가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한 전북은 여유롭게 상대가 결정되기만을 기다렸다. 전북은 최강의 전력으로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며 미소를 짓고 있다.

계란과 바위가 오는 2일 만난다. 성남종합운동장에서는 성남과 전북의 '2009 K리그' 챔피언결정 1차전이 펼쳐진다. 성남으로선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격의 싸움이 될 수 있다. 성공할 가능성이 높지 않은 현실 앞에 성남이 서 있다.

대부분의 축구팬들이 전북의 낙승을 예상하고 있다. 전력공백이 너무나 크고, 체력도 떨어진 성남이 화려한 공격을 자랑하는 전북을 막아내기에는 역부족일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하지만 계란으로도 바위를 깰 수 있는 것이 축구다.(이론적으로 계란을 압축시켜 얼린 후, 빠른 속도로 바위를 치면 바위가 깨진다는 가설이 있기도 하다)

온 힘을 하나로 모아 결정타를 날린다면 계란으로 바위를 깰 수 있다는 믿음, 성남은 전북을 깰 수 있는 가능성과 힘을 가지고 있다. 얼마 남지 않은 힘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그리고 집중적으로 발휘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바위를 깰 수 있다는 가능성과 자신감으로 중무장하고 있는 성남에 좋은 기류가 흐르고 있다. 우선 벤치를 떠나 무전기로 지휘를 해야만 했던 신태용 감독이 돌아온다. 6강 인천전에서 퇴장당해 두 경기 출장정지를 당했던 신태용 감독은 "관중석에서 보니 선수들의 움직임이 더 잘 보이고 좋더라. 그리고 모두 승리를 거뒀다"며 너스레를 떨었지만, 사령탑의 복귀는 선수들에게 큰 힘을 부여할 수 있다.

그리고 신태용 감독이 어떤 깜짝 전술을 들고 나올지 모른다. 인천전에서 정성룡을 필드 플레이어로, 또 정성룡과 김용대 골키퍼를 승부차기 키커로 쓰는 등 상대를 혼란스럽게 만들기에 충분한 전략으로 승리를 챙겼다. 챔피언결정전에서 또 어떤 기상천외한 '신태용 매직'이 벌어질지 모를 일이다.

6강 플레이오프 때부터 성남의 결승골을 도맡아온 몰리나의 왼발에도 기대감을 가지고 있다. 또 전북보다 앞서는 정성룡, 김용대라는 골키퍼의 존재, 인천-전남-포항을 차례로 연파한 자신감과 투지 등 성남은 강하고 단단한 '계란'을 많이 가지고 있다.

성남의 가장 큰 약점인 전력공백. 성남과 맞붙어 패배를 맛본 박항서 전남 감독이 한 말이 있다. 당시 조병국, 사샤 등 전력이 빠진 상태라 전남의 우세를 점치는 분위기가 대세였다.

박항서 감독은 당시 상황에 대해 "성남의 전력 공백은 있었다. 하지만 공백이 된 포지션에 아무도 나오지 않는다면 우리가 유리하겠지만 누군가는 나올 것이고 더 잘할 수 있다. 체력이 더 좋은 선수들이 나오는 것이다. 우리가 절대 유리한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전남은 결국 성남에 무릎을 꿇고 말았다. 이번 챔피언결정전에서도 공백을 메울 새로운 선수들이 성남에 우승컵을 안겨줄 만한 깜짝 스타로 발돋움할지 모를 일이다. K리그 가장 큰 경기는 이들의 인생을 바꿀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다. 새로 투입된 선수들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모든 것을 걸고 사력을 다해 뛸 것이다.

조이뉴스24 최용재기자 indig80@joynews24.com







alert

댓글 쓰기 제목 계란으로 바위 치는 성남…'바위는 깨질 수 있다'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