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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어로즈 문제, 얽힌 실타래 속 진퇴양난 KBO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어떤 선택을 내릴까. 지난주 야구판을 술렁이게 했던 히어로즈 사태의 최종 조율을 위해 결단을 내려야 하는 순간이 왔다. 하지만 좀처럼 쉽게 결론이 날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KBO는 21일 오전 8시부터 신라호텔에서 긴급 이사회를 열었다. 히어로즈를 둘러싼 복잡한 상황을 매듭짓기 위해서다.

히어로즈 사태 내막은?

발단은 지난 14일 히어로즈 이장석 대표가 기자간담회서 트레이드를 염두에 둔 발언을 함으로써 시작됐다. 당시 이대표는 "가입금을 완납한 뒤 합리적 트레이드를 할 생각이 있다"고 언급함으로써 그 출발을 예고했다.

그리고 18일 오전 히어로즈가 LG로 이택근(29, 외야수)을 보내고 박영복(26, 포수), 강병우(23, 외야수)+현금 25억원을 받는 트레이드에 합의했으며, 이를 승인해달라고 KBO에 요청하면서 사건이 폭발했다. 이후 두산은 이현승, 삼성은 장원삼, 롯데는 황재균을 원하고 있다는 후속보도가 터져나오는 등 사태는 일파만파 확산됐다.

게다가 선결과제였던 히어로즈의 가입금 완납 부분에서도 문제가 발생했다. 히어로즈가 마지막 남은 가입금 분담금 36억원을 KBO에 납부하지 않고, 서울연고권료로 차후 각각 15억원씩 배당될 LG와 두산에게 곧바로 전달한 것이다. 차액만 전달받은 KBO는 "말도 안된다"며 트레이드 승인을 유보했고, 수원 연고권 문제로 이번 납입금에서 보상액을 요구해온 SK마저 LG-두산의 '제몫챙기기'에 크게 반발하고 있는 실정이다.

답은 없나?

KBO가 이번 사태를 일단락하기 위해서는 큰 진통이 예상된다. 사건 당사자가 모두 4개구단이나 되고, 어떤 결정이든지 이들 구단 모두를 만족시키는 결과를 도출해내기 힙겹기 때문이다.

사건의 기본 핵심은 히어로즈가 가입금을 KBO에 납입하지 않은 데서 비롯됐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재정이 악화된 히어로즈가 LG, 두산과 '선수-가입금'을 맞바꾼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히어로즈 측은 "입금표까지 보여줄 수 있다"고 강하게 부정했고, LG와 두산도 "15억원이 들어온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우선 KBO는 LG와 두산에게 히어로즈로부터 받은 15억원을 다시 KBO로 송금하라고 요구할 수 있다. 하지만 이미 이 부분에 대해서 양 구단은 "그럴 수 없다"고 맞받아쳤다. 자신들의 몫을 받은 것 뿐이라고 주장하며 재송금은 무리라고 거절했다.(SK가 보상액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서 이들로서는 불안할 수밖에 없다는 이유다.)

기본적으로 KBO는 히어로즈에게 가입금 36억원을 송금하는 것이 우선조건이라고 천명했다. 즉, 히어로즈로서는 추가 30억원을 KBO에 납부하고, 조율 후에 다시 되돌려받는 경우의 수가 있지만, 실제로 LG, 두산에게 입금했는지 여부조차 의심받는 상황에서 재정적 여력이 있을 것 같지는 않다.

결국 KBO는 히어로즈의 재정상황, LG-두산의 강력한 의지, SK의 반발을 모두 아우를 수 있는 안을 마련해야 하지만 결코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게다가 우여곡절 끝에 합의를 이뤄내더라도 문제가 남아있다. 이택근의 트레이드 승인 여부다. 야구계에서는 합리적인 트레이드가 아니라 재정을 확보하기 위한 '선수팔기'라는 시각이 강해 여론의 향방에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이택근 트레이드를 승인한다면, 이후 히어로즈는 확실하게 '대형마켓'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있어, 이조차 쉽사리 건드리기 힘든 부분이다.

KBO는 그야말로 진퇴양난의 입장에서 골머리를 앓고 있다. 4개 구단의 이해관계를 모두 충족시키기에는 현실적으로 무리다. 하지만 유영구 총재는 어떻게든지 결단을 내려야 한다.

히어로즈, LG, 두산... 게다가 SK마저 복잡하게 얽힌 실타래를 KBO는 어떻게 풀어나갈 수 있을까. 만약 조율에 실패한다면 마지막 남은 수는 표결처리(각구단 사장과 이사는 1표씩 의결권을 갖고 있다)밖에 없다. 결론은 나겠지만 그 결과는 너덜너덜해진 구단간의 관계 뿐이다.

조이뉴스24 권기범기자 polestar17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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