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6년 특별인터뷰]윤종신, 6년 만에 '음악예능인' 아이콘이 되다


윤종신이 '음악예능인'이라는 길을 걸은 지 6년 여만에 하나의 아이콘으로 우뚝 섰다.

윤종신은 올해 연예계 최고의 화제작 Mnet '슈퍼스타K2'를 통해 자신이 추구한 '음악예능인'의 정점을 찍었다는 평을 듣고 있다.

그는 어쩌면 '슈퍼스타K2'의 최고 수혜자였다. 자신의 곡 '본능적으로'를 강승윤 버전으로 프로듀싱해 빅히트를 기록했고, 심사위원으로서도 최고의 찬사를 받았다.

냉정하고 예리하지만 사랑을 품은 그만의 심사는 시청자들을 매료시켰다. '수퍼스타K2' 톱11 또한 그를 '사랑하는 선생님'으로 기꺼이 껴안았다.

윤종신이 웃기는 예능인과 진지한 음악인의 길을 병행한 지 6년 여 만에 그의 노력이 대중들의 인정을 받은 것은 물론, 그의 존재 자체가 우리 연예계에 하나의 아이콘이 됐다는 평이다.

새 앨범을 들고 심사를 기다리는 듯한 설레는 모습으로 나타난 윤종신 앞에 앉았다.

"음악 들어봤어요?"

"네, 더 애절해졌네요. 더 아련하고 애틋해지고."

"그러려구요. 예전엔 음악과 현실을 반반씩 투영했다면, 앞으로 음악은 음악 안에서만 파고 들어 특화시키고 한 장르만 파려고 해요. '이별의 온도'는 윤종신만 하는 발라드죠. '부디' 때부터 보인 투박한 사운드에 미니멀한 편곡, 뭐 그런 나만의 독특한 진행. '워킹맨'은 남성발라드인데, 길을 묻는 사람에게..."

"네, 잘 들었구요. 제 점수는요, 60초 후에(웃음)..."

그렇게 유쾌하게 우리 얘기는 시작됐다.

윤종신은 올해 매달 발표한 곡들을 차곡차곡 모으고 거기에 네 곡의 신곡을 보태 '행보 2010' 앨범을 2일 발매했다. 1월 발표한 '새로고침'(보컬: 린), '빈 고백'(보컬: 유희열)을 비롯해 '막걸리나' '본능적으로' '이성적으로' '치과에서' 등과 신곡 '이별의 온도'(타이틀곡), '워킹 맨', '그대 없이는 못살아(늦가을)' '12월' 등이 올 한 해 그의 행보처럼 16트랙을 빼곡히 채우고 있다.

윤종신에게 '아이콘이 됐다'고 선언하자 그는 조심스럽게 '6년 걸렸다. 좀 더 봐주세요'라고 입을 뗐다.

그가 음악예능인의 기치를 높이 들기 시작한 지난 2004년 이후로 인터뷰 때마다 들려줬던 '음악예능인'에 대한 고민과 고난의 길이 또 한 번 반복돼 되돌아왔다.

"아시잖아요. 변절했다느니 맛이 갔다느니 하는 비난을 다 받아낸 저잖아요. 실망과 버림, 굴욕 등 일련의 과정을 거쳐 음악예능인을 하겠다고 설득한 소모 기간을 거쳐 이제 겨우 여기까지 온 것 같아요. 아직도 '좀 더 봐주세요, 양쪽 다 해볼게요' 하는 단계지요."

그가 누차 주장해온 '음악과 예능의 혼재 금지' 법칙도 여전히 유효했다. 예능과 음악의 교집합을 줄이는 것이며, 둘의 거리를 두고 왔다 갔다 하는 느낌으로 하는 것이다. 즉 예능 가서 뮤지션 이미지를 완전히 버리고 더 재미있는 예능인으로 보이는 게 꿈이다. 뮤지션으로 갔을 때 역시 예능 이미지를 떨쳐내고 음악으로만 다가서겠다는 것이다.

윤종신은 "내 길을 따라오려는 후배들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예능에서 덕 보려고 하지 마라'는 것"이라며 "둘을 철저히 분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가 음악을 할 때 예능 프로그램 이미지의 덕을 보기 위해 경쾌하게 가기보다는, '딥'하게 발라드로 가자며 정공법을 택하는 이유다. 음악도 예능도 잘 돼서 양쪽 필드에서 낙천적으로 잘 노는 사람, 양쪽을 오가며 치열하면서도 재미있게 살아가는, 그런 '음악 예능인'이 되는 게 그의 목표다.

'슈퍼스타K2' 뒷얘기도 물어보지 않을 수 없었다.

윤종신은 '대중을 알게 됐고, 출연자들을 통해 열정을 되새겼다"고 답했다.

특히 국민들의 음악을 향한 열정과 사랑을 확인한 점은 그에게 고무적이었다. "우리 어머니를 포함해 상당수의 국민들이 출연자들의 노래를 들으며 음정 박자를 따져보고 평가하고 애정을 품으며 음악에 빠졌습니다. 국민들의 시선을 음악쪽으로 돌리게 한 일등 공신이죠."

윤종신은 "현재 트렌디한 음악 프로그램은 마니아들의 것인 데 비해 이번 '슈퍼스타K2'는 국민들의 것이었다"며 "가요에 자연스럽게 눈쏠림이 됐고, 또 하나의 마켓이 생겼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 간 비주류라 일컬어지던 장르에 대한 붐업 또한 고무적이라고 평했다. 그가 트위터에도 썼듯 장재인 때문에 통기타를 배우는 이가 늘고, 통기타 주문도 부쩍 늘었다는 것이다.

장재인, 김지수 등의 영향으로 힙합과 댄스음악을 좋아하던 아이들이 통기타를 들게 된 이 현상은 앞으로 음악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예측이다.

"애들이 집안 창고에 처박혀있던 통기타를 꺼내들고 이문세 노래를 부릅니다. 변화가 느껴집니까?"

올초 인터뷰에서도 조심스럽게 앞으로 포크가 유행 장르로 올 것이라고 예견했던 그는 "장재인, 김지수 등의 영향으로 내년쯤 포크 흐름이 100% 올 것이라고 본다"며 "당장 주류가 될 수는 없겠지만 우리나라에도 서서히 존 메이어나 제이슨 므라즈 같은 친구들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아이돌 그룹이 대세인 우리 가요계에 대해서는 "그들이 제일 열심히 하고 제일 감동시켰기에 1등을 하는 것"이라며 "아이돌은 큰 산업적 포션인 만큼 그들의 역할을 하면 된다. 하지만 보다 스탠더드한 노래와 가수, 노래로 먹고사는 사람들이 언젠가 주류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변화의 흐름에 대해서도 긍정적이었다. 강승윤이 부른 자신의 곡 '본능적으로'가 음원차트에서 1위를 차지한 것에 대해 "어덜트 컨템퍼러리 노래를 아이가 불러 차트 1위를 한 건 의미가 있는 일"이라며 "어쿠스틱과 10대의 만남을 주목해달라"고 말했다.

이젠 기계음으로 덕지덕지 쳐바르고, 가슴까지는 오지도 않고 입에서만 맴도는 후크성 가사와 멜로디에 의상과 메이크업, 포인트 안무에만 치우친 'OO돌'의 자극적인 곡들에 지친 대중들이 '좀 다른 것'을 찾기 시작한 게 아닐까.

조이뉴스24 박재덕기자 avalo@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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