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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치부심 박성훈, 비상 꿈꾸는 '넥센맨'


"20승도 해보고 싶고, 주전도 되고 싶어요."

넥센 좌완투수 박성훈이 싱긋 웃으면서 속마음을 털어놨다. 선수로서 최악의 경험을 한 박성훈은 이제서야 웃으면서 당시 심정을 말할 수 있었다.

박성훈은 지난 2009 시즌 후 '김상수+현금 20억원'과 함께 장원삼의 트레이드 카드로 삼성에서 이적해 넥센에 새 둥지를 틀었다.

그런데 그 과정이 큰 상처가 됐다.

당초 박성훈은 앞선 2008년 11월 현금 30억원과 함께 장원삼의 트레이드 카드로 히어로즈로 팀을 옮겼지만, KBO가 트레이드 승인을 거부하면서 다시 삼성으로 돌아갔다. 선수로서 어이없는 해프닝을 겪은 셈이다. 하지만 본인의 기량이 부족하다고 스스로 마음을 다잡으면서 2009 시즌 삼성 투수진의 청량제로 최선을 다했다.

그 후 1년이 지나 박성훈은 다시 한 번 똑같은 일을 되풀이했다. 이번에는 해프닝이 아니었다. 삼성과 넥센은 여건이 허락하자 다시 트레이드를 단행했고, KBO도 이번엔 승인을 했다.

당시 트레이드 소식을 들은 박성훈은 '설마 또 짐을 싸겠느냐'고 처음에는 농담인 줄 알았다고 했다. 하지만 인터넷으로 본인의 트레이드 승인 뉴스를 접하면서 어쩔 수 없이 짐을 꾸려 바로 제주도로 내려갔다.(당시 넥센은 제주도에서 마무리훈련 중이었다)

박성훈은 당시 정말 가슴이 아팠다고 했다. 살면서 그렇게 술을 많이 먹은 적은 처음이었다고 했다. 자신이 현금과 함께 딸려간(?) 신세라는 것이 "처량했다"며 "야구를 그만둘 생각까지 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야구 외에는 할 줄 아는 게 없었던 박성훈은 마음을 다잡고 발상의 전환을 했다. 잘 해낸다면 오히려 기회가 많이 올 것으로 생각을 바꾸면서 의욕을 되찾았다.

그렇지만 현실의 벽은 녹록지 않았다. 2010 시즌 계투요원으로 32경기 등판해 1패, 평균자책점 4.76(34이닝 18자책점)을 기록했다. 원포인트릴리프로 주로 기용된 점을 감안하면, 팀이나 김시진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이 때문에 2군 훈련장인 강진까지 여러차례 오르내렸다. 선수들에게 '유배지'로 통하는 강진으로 내려갈 때마다 박성훈은 서글픈 마음을 금치 못했다.

이제 박성훈은 다시 한 번 스파이크끈을 동여맸다. 순탄치 못한 야구인생이었지만, 언젠가는 좋은 날이 올 것이라고 믿고 다시 힘을 낼 참이다.

박성훈은 "야구를 그만두면 할 것도 없고, 열심히 할 수밖에 없다. 강진에 내려가기는 정말 싫다"며 "트레이드 당시 평소 말도 안걸던 기자들의 전화가 수십 통 걸려왔다. 받다가 서글퍼서 더 이상 안받았다. 이제는 (좋은 쪽으로)내 존재를 알리고 싶다"고 미소를 지었다.

박성훈은 강원도 토박이인데 경상도 사람으로 오해받을 정도로 무뚝뚝하고 말수가 적다. 어찌보면 '천하태평'인 성격이기도 하다. 그래서 트레이드 후유증을 잘 이겨내고 군말없이 적응할 것이라는 말들도 있었다. 하지만 프로 선수로서 자존심이 크게 상했고, 그 아픔을 속으로 삭이면서 버텨내고 있었다.

이제는 웃으면서 당시를 말할 수 있게 된 박성훈. 그가 다시 힘차게 공을 뿌려볼 참이다. 2011년 박성훈의 활약이 기대된다.

조이뉴스24 권기범기자 polestar17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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