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8년]한류리포트① 2012년 일본, 한류의 지금은


[장진리기자] 한류 이벤트의 잇따른 취소, 냉각되는 K-POP 시장… 일본에서 들려오는 한류 관련 소식은 차갑기만 하다.

게다가 매해 연말 방송되며 일본 최고의 음악 축제 중 하나로 꼽히는 NHK '홍백가합전'에 한국 가수들이 출연하는 것을 금지했다는 보도까지 이어지며 일본 내 K팝을 둘러싼 분위기가 급속도로 차가워지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과연 일본 현지의 분위기는 어떨까. 한국에서 보도되는대로 한류는 끝없는 내리막길만을 앞두고 있는 것일까, 혹은 이러한 우려는 한 발 앞선 우리의 기우인 것일까.

9월 말, 독특한 차림의 청년들이 오가는 하라주쿠 거리의 화려한 옷가게에서는 2NE1의 '아이 러브 유(I LOVE YOU)'가 흘러나오고 있었고, 사람들이 밀물, 썰물처럼 오가는 시부야 한복판에서는 2AM의 신보 발매를 알리는 커다란 트레일러가 일본 사람들의 눈길을 붙잡았다.

한국에서의 우려와 달리 일본에서는 여전히 한류 스타들을 이용한 마케팅이 이어지고 있었다. 장근석, 카라 등 한류 대표 주자들이 모델로 나선 상품들은 상점 가장 목 좋은 판매대에서 손님들을 유혹했고, 2NE1, 초신성, 인피니트, 2AM, 소녀시대 등 K팝 인기 아이돌그룹의 사진이 전광판, 건물 외벽 등 시내 곳곳에서 목격됐다.

시부야에 위치한 일본의 유명 음반매장인 타워레코드에서는 여전히 '케이팝 러버스(K-POP LOVERS)' 캠페인이 진행되는 중이었다. 슈퍼주니어, 씨엔블루, 티아라, FT아일랜드 등 가수들의 CD는 1층에서도 가장 잘 보이는 정면에 위치해 있었고, 신보 '포 유(For You)'를 발매한 2AM은 1층 한 쪽 벽면을 모두 차지하는 대형 프로모션으로 눈길을 끌었다. 한국에서도 채 이름을 알리지 못한 수많은 신인들의 음반 역시 다양하게 구비돼 있어 여기가 한국인지 일본인지 잠깐 헷갈리게 만들기도 했다.

타워레코드 시부야점의 한 직원은 K-POP 음반 판매 현황에 대해 "예전과 크게 달라진 점은 느끼지 못하겠다. 고객들의 K-POP 음반 구매는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1년만에 찾은 이 곳은 여전히 K팝 가수들의 뜨거운 인기를 느낄 수 있었다. 지난해 9월, K팝 광풍 속에 찾았던 타워레코드는 한국 가수들의 음반을 사기 위한 팬들이 몰려들었다. 매장 측 역시 "지금은 한국이라는 이름만 붙어도 모든 가수들의 앨범이 잘 팔린다"고 밝히며 K팝의 뜨거운 인기를 뒷받침하기도 했다. 1년이 지나도 타워레코드 매장은 그 모습 그대로였다. 오히려 음반이나 잡지를 보고 있는 팬들의 숫자는 더 늘어났다. 일본인 고객뿐만 아니라 외국인 팬들 역시 K팝 음반은 물론 한류 잡지, 사진집 등을 구매하며 뜨거운 'K팝 사랑'을 실천했다.

일본 속의 또다른 한국, 신오오쿠보도 한류의 중심에 서 있었다. 밤 늦은 시간까지 문을 연 한류상품매장은 한국 아이돌그룹의 MD 상품을 구매하기 위한 팬들이 빼곡히 들어차 있었다. 24시간 운영하는 슈퍼마켓형 매장인 돈키호테에도 CD, 화장품 등 한류 아이돌그룹 상품을 위한 판매대가 따로 마련돼 있을 정도였다.

한류타운인 신오오쿠보 뿐만 아니라 '젊은이의 거리' 하라주쿠도 마찬가지였다. 하라주쿠 거리 곳곳에 마련된 아이돌 상품 매장에서는 아라시, AKB48, 캇툰 등 일본의 톱 아이돌들과 함께 동방신기, 카라, 소녀시대 등 한국 아이돌그룹이 한 켠을 차지하고 있었고, 한국 아이돌그룹들의 상품만을 취급하는 매장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하라주쿠의 한 매장에서는 "지금은 슈퍼주니어 물품이 가장 잘 팔린다"며 "동방신기, 2PM, JYJ, 비스트 등 다른 아이돌그룹들 역시 비슷하게 잘 팔리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일본의 한류 팬들 역시 한류가 여전히 타오르고 있다는 것에 힘을 실었다. 타워레코드에서 만난 한 팬은 "일본 내에서 한류가 사그라들고 있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며 "오히려 새로운 팬들이 조금씩 유입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일본의 유행이 시작되는 곳에서 2NE1의 노래가 흘러나오고, 교복 입은 학생이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듣고, 어머니와 딸이 나란히 서서 동방신기의 음반을 고르고 있는 곳, 2012년 지금의 일본이다.

조이뉴스24 장진리기자 mari@joynews24.com

관련기사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