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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하 돌아온 현대건설 '연패 탈출'


"코트에 나가 뛰고 싶었다" 절실함이 이끈 승리

[류한준기자] 현대건설 황현주 감독은 지난 17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GS 칼텍스와 홈 경기가 끝난 뒤 "남은 12월 경기는 결과에 대해 마음을 비웠다"고 말했다. 이날 현대건설은 GS 칼텍스에 0-3으로 완패했다. 4연패를 당하며 2라운드를 1승 4패로 마감했다.

황연주, 양효진이 건재하고 시즌 초반 다소 부진했던 외국인선수 엘리츠 바샤(터키)도 컨디션을 끌어올렸지만 현대건설은 좀처럼 힘을 내지 못했다. 서브 리시브와 수비에 대한 부담 때문이었다.

현대건설은 지난 11월 3일 한국도로공사를 상대로 올 시즌 첫 경기를 치르기에 앞서 악재가 찾아왔다. 주전 리베로로 낙점한 김연견이 팀 훈련 도중 왼쪽 손이 골절되는 큰 부상을 당했기 때문이다. 황 감독은 김연견을 대신해 김주하를 그 자리에 세웠다. 레프트 자원인 김주하는 리베로로 뛴 경험이 있다.

그러나 김주하 역시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니었다. 고질적인 허리 통증이 있었다. 김주하는 힘든 상태에서도 리베로 자리에서 뛰었다. 그를 대신해 뛸 선수가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리시브를 하기 위한 준비자세로 허리를 숙일 때마다 고통이 심했다. 그러나 이를 악물고 참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팀은 접전 끝에 패하는 경우가 많았다.

김주하는 결국 울음을 터뜨렸다. 허리 통증도 그랬지만 다 이겼던 경기를 놓쳐 속이 더 상했기 때문에 절로 눈물이 나왔다. 1라운드였던 지난 11월 21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흥국생명전이 특히 그랬다. 당시 현대건설은 1, 2세트를 먼저 내줬으나 3, 4세트를 따내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마지막 5세트에서 승리를 눈앞에 뒀으나 마무리에 실패, 결국 듀스 끝에 14-16으로 져 경기를 내줬다.

김주하는 6일 뒤 치른 KGC 인삼공사전에서 또 다시 눈물을 흘렸다. 이번에는 기쁨의 눈물이었다. 현대건설이 풀세트 접전 끝에 3-2로 이겼기 때문이다. 기쁨도 잠시, 김주하는 이후 한 동안 코트에 서지 못했다. 허리 통증이 심해졌기 때문이다. 김연견에 이어 김주하도 리베로 자리를 지키지 못했다. 현대건설과 황 감독의 속은 새까맣게 타들어갔다.

왼쪽 손목이 좋지 않은 정미선이 김주하를 대신해 리베로로 나섰다. 하지만 팀은 연패에 빠졌다. 리시브가 흔들리면서 세트 플레이를 제대로 구사하기 어려워졌다. 양효진을 활용한 공격이 막히자 답이 없었다.

돌아온 김주하 "원래 눈물이 많지는 않아요"

김주하는 21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KGC 인삼공사와 3라운드 첫 경기에 코트로 복귀했다. 이날 현대건설은 세트 스코어 3-1로 이겨 4연패 사슬을 끊었다. 김주하는 정상 컨디션이 아직 아니었지만 허리 통증은 많이 줄어들었다.

그는 이날 경기가 끝난 뒤 "코트에 정말 나가고 싶었다"며 "동료들과 함께 뛰어서 기쁘다"고 복귀 소감을 밝혔다. 김주하는 이날 많은 리시브를 기록하진 않았다. 정미선, 황연주 등이 그를 대신해 리시브에 적극적으로 가담했다. 그래도 김주하는 23개의 디그를 기록했다. 이날 현대건설 선수들 중 가장 많은 디그 숫자다. 김주하는 몸을 사리지 않고 코트에 넘어지며 상대 공격을 받아냈다.

그는 "허리 상태는 많이 나아졌지만 운동을 하면 다시 통증이 발생한다"면서 "쉴 때 잘 쉬고 치료하면서 운동량을 조절하고 그러면 괜찮다"고 했다. 무엇보다 팀이 이기는 게 가장 효과가 좋은 진통제다. 김주하는 "팀이 이겨서 그런지 전보다 많이 아프지 않다"고 웃었다.

김연견이 돌아오면 김주하는 원래 포지션인 레프트로 돌아간다. 그럴 경우 현대건설의 수비와 공격은 좀 더 안정을 찾게 된다. 트레이드 마크가 된 독특한 서브 자세도 팬들을 찾아온다. 김주하는 서브를 하기 전 다른 선수들과 견줘 좀 더 많은 걸음을 한다. 종종걸음을 한 뒤 도약해 서브를 구사한다.

그는 "별다른 이유는 없다"며 "키가 작은 편이라 서브할 때 힘을 더 주기 위해 도약거리가 필요하다. 그런데 코트 거리가 짧아 그런 스탭이 나오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편 그는 "원래는 웃음이 더 많다"면서 "시즌 초반 경기 후 흘린 눈물은 잊어달라"고 했다. 김주하는 "여러가지 감정이 겹치다 보니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며 "나 때문에 황 감독과 트레이너 선생님(양보열 트레이너)이 고생이 많으시다. 빨리 회복해서 팀에 꼭 도움을 주고 싶다"고 했다.

김주하는 "개인적인 욕심은 없다. 지난 시즌 다들 힘들게 보냈기 때문에 이번 시즌 꼭 우승을 하고 싶다"며 "그런 상은 없겠지만 '분위기 메이커' 상이 있다면 한 번쯤은 꼭 타보고 싶다. 열심히 파이팅 하겠다"고 덧붙였다.

현대건설은 이날 KGC전 승리로 연패를 끊으며 탈꼴찌에 성공했다. 한국도로공사와 4승 8패(승점 13)로 동률을 이뤘지만 세트 득실에 앞서 5위로 올라섰다. 3라운드에서 분위기를 끌어올릴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것이다.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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