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결산]④인천서 뜬 별, 그리고 진 별

수영 박태환-쑨양 2강 체제 깬 日 신성 하기노, 북한 역사들도 주목


[류한준기자] 2014 인천 아시아경기대회가 16일 간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지난 9월 19일 인천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점화돼 대회를 밝히던 성화는 4일 폐막식에서 꺼졌다. 이제 4년 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아시아인들이 다시 만날 날을 기다리게 된다.

아시아경기대회는 올림픽과 마찬가지로 4년을 주기로 열린다. 이 때문에 이번 대회에서도 어김없이 스타들의 자리 바꿈이 있었다. 인천에서 새롭게 얼굴을 알리며 빛을 발한 새로운 별도 있었고, 지난 영광을 추억으로 곱씹으며 빛이 바랜 스타도 있었다.

▲하기노, 아시아 수영의 새 기대주 자리잡아

아시아 남자 수영은 그동안 박태환과 쑨양(중국)의 라이벌 구도로 이어졌다. 그러나 인천에서는 예상 밖의 선수가 최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하기노 고스케(일본)가 그 주인공이다.

하기노는 남자 자유형 200m 결승에서 이 종목 터줏대감 노릇을 하던 박태환과 쑨양을 제치고 가장 먼저 터치패드를 찍었다. 그는 자유형 200m 우승에 이어 개인혼영 200m와 400m, 계영 800m에서 금메달을 연달아 따내며 다관왕이 됐다.

금메달 4개 포함 모두 7개의 메달을 목에 건 하기노는 개인혼영 400m에선 4분7초75로 아시아신기록까지 작성하는 등 이번 대회 최고의 스타가 됐다.

반면 박태환은 세월의 흐름을 그대로 느껴야 했다. 금메달을 목표로 삼았던 자유형 200m에서 동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막판 스퍼트에서 하기노에게 밀렸다. 그래도 박태환은 이번 대회에서 은메달 1개와 동메달 5개 등 모두 6개의 메달을 수확했다. 지난 2006 도하대회 때부터 이번 대회까지 박태환은 모두 20개의 메달을 따내 역대 아시아경기대회에 참가한 한국선수들 중 최다 메달리스트가 됐다. 박병택(사격)의 19개를 넘어섰다. 팬들은 박태환이 기대했던 금메달은 못 땄지만 큰 부담감 속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 성원과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북한 역사 김은국, 세계신기록 3개 작성

김은국(북한)은 이번 대회에서 '기록제조기'로 이름을 떨쳤다. 남자 역도 62kg급에 출전한 그는 3개의 세계신기록을 작성했다. 엄윤철(북한)도 신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그는 남자 56㎏급 용상에서 세계신기록(170㎏)을 수립해 북한 역도의 실력을 알렸다.

두 선수는 기록보다 기자회견에서 한 말로 더 화제가 되기도 했다. 김은국과 염윤철은 회견 내내 김정은 국방위원장의 이름을 여러 번 언급하며 "사상의 힘을 담은 달걀은 바위도 깨뜨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여자 75kg급에 나선 김은주도 164kg을 들어올려 역시 세계신기록을 경신하는 등 북한 역도는 그 위세를 떨쳤다.

남자 육상 100m와 200m에서 2관왕이 된 페미 오구노드(카타르)도 이번 대회를 빛낸 별 중 하나다. 오구노드는 지난 2010 광저우대회에 이어 2연패 달성에 성공, 단거리 아시아 최강자 자리를 굳게 지켰다.

드미트리 발란던(카자흐스탄)은 남자 수영 평영 50m,100m, 200m 등 3종목에서 모두 금메달을 목에 걸며 '신성'으로 자리매김했다.

태권도에서는 고교생으로 금메달리스트가 된 이다빈(효정고)이 주목받았다. 여자 62kg급 결승에서 상대와 치열한 공방 끝에 승리를 거둬 금메달을 따냈다. 그는 여자태권도대표팀 차세대 기수로 낙점됐다. 한국 태권도대표팀은 이번 대회에서 모두 6개의 금메달을 수확해 효자종목이자 종주국으로서 자존심을 지켰다.

수준급 기량을 여전히 선보인 베테랑도 있었다. 여자 펜싱 플뢰레 단체전 4연패를 달성한 남현희(성남시청)는 아시아경기대회에서만 통산 6개의 금메달을 따내며 박태환과 함께 최다 금메달을 기록하게 됐다.

요시다 사오리(일본)는 여자 레슬링 자유형 55kg급에서 지난 2002 부산대회 이후 이번 대회까지 4연속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구기 종목서 체면 구긴 중국

중국은 이번 대회에서 금151 은108 동메달 83개를 따내며 범접하기 힘든 종합순위 1위 자리를 지켰다. 그러나 구기 종목에서는 탁구를 제외하고 예전과 견줘 힘을 쓰지 못했다.

여자배구에서는 김연경(페네르바체)을 중심으로 탄탄한 조직력을 선보인 한국에게 결승에서 덜미를 잡혀 지난 1998 방콕대회 이후 4회 연속 우승 행진에 제동이 걸렸다. 남자배구에서는 2010 광저우대회에 이어 이번 대회에서도 노메달에 그치는 수모를 당했다.

중국 남녀농구도 전통적인 강호 답지않게 금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남자 농구에선 일본에게 덜미를 잡혀 준결승에도 오르지 못하는 수모를 당했다. 여자 농구는 결승에 올랐으나 한국에 져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남자 기계체조에서 양학선(한국체대)과 함께 금메달을 다툴 유력한 후보로 꼽혔던 이세광(북한)은 착지과정에서 중심을 잃고 넘어지는 바람에 금메달은커녕 메달권에도 들지 못했다.

손연재(연세대)와 함께 리듬체조 개인종합 결선에서 1위 자리를 놓고 다툴 경쟁자로 꼽힌 덩썬웨(중국)도 손연재에 막혀 금메달을 따내지 못하고 대회를 마감했다. 손연재의 압도적인 기량에 밀린 그는 "이번 대회가 마지막 아시아경기대회 출전"이라고 했다.

사격과 양궁에서 분 인도의 돌풍도 신선했다. 인도는 금11 은 10 동메달 36개로 종합순위에서 8위를 차지하며 나름 선전했다. 특히 사격과 양궁에서 분발했다. 사격 남자 50m 권총에서 진종오를 제치고 1위에 오른 라이 지투가 대표적이다. 재벌가 3세로 유명세에 오른 아브히나브 빈드라는 남자 10m 공기소총에서 동메달을 땄다. 양궁에서는 인도 남자양궁대표팀이 컴파운드 단체전 결승에서 한국을 물리치고 당당히 금메달을 목에 거는 이변을 일으켰다.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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