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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식 치른 이경수 "시원 섭섭하네요"


대한항공과 홈 최종전서 팬들과 마지막 만남

[류한준기자] "눈물은 안날 것 같은데요." 이경수(KB손해보험)가 정든 코트와 이별했다. 그는 27일 구미 박정희체육관에서 열린 대한항공전에서 공식 은퇴식을 가졌다.

이경수는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이미 은퇴를 선언했다. 재활을 하며 어쩌면 마지막이 될 지도 모르는 2015-16시즌을 준비했지만 그는 결국 V리그 경기를 뛰지 못했다.

허리 부상이 심해지는 바람에 결단을 내렸다. 이경수는 정들었던 팀을 떠나 지난해 12월부터 한 달 동안 진천선수촌에 있었다. 박기원 감독이 이끄는 남자대표팀에 트레이너로 합류했기 때문이다.

그는 대표팀 일정이 없는 가운데 KB손해보험 구단이 마련한 은퇴식에 참석하기 위해 오랜만에 구미 홈코트를 찾았다. 이경수는 "가족들과 함께 전날 구미에 내려왔는데 조금은 피곤하다"고 웃었다.

초등학교 때부터 시작한 배구선수 생활을 접었다. 실업시절과 V리그를 거친 지난 14년 동안 시간을 하루 만에 정리할 순 없다. 이경수는 "더 이상은 선수로 뛰지 못한다고 하니 시원 섭섭한 기분이 든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은퇴식을 앞두고 "어제는 솔직히 긴장이 좀 되더라"며 "지금은 덤덤한 기분"이라고 했다. 이경수는 국내 최고의 레프트 공격수로 꼽혔지만 늘 운이 따라주지 않은 선수로 꼽혔다.

대학(한양대) 시절 혹사 논란도 있었고 졸업 후 입단 과정에서 드래프트 파동 등으로 20개월 동안 무적선수로 있었다. 프로 출범 이후에도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렸다.

이경수는 대학시절에 대해서는 "그렇게 생각하진 않는다"며 "돌이켜 보면 故 송만득 감독 덕분에 지금의 내가 있을 수 있다고 본다. 선수로서 실력을 키우고 명성을 얻을 수 있던 발판은 대학교 때 마련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나 후회는 있다. 이경수는 "당시에는 너무 경기 위주로만 생각했다"며 "경기 후 체력보강이나 그런 면에 신경을 전혀 쓰지 못했다"고 돌아봤다. 또한 드래프트 파동으로 코트에 뛰지 못한 부분은 지금까지 마음 한 구석에 큰 상처로 남아있다.

이경수는 "선수로 뛰며 이런 저런 일이 많았다"며 "좋은 일도 있었고 힘든 일도 많았지만 항상 옆에서 힘을 보태준 가족들, 응원과 격려의 한 마디를 건넨 팬들에게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고 얘기했다.

이경수는 대한항공전이 끝난 뒤 코트로 나왔다. 팬들과 프리허그 이벤트를 가졌고 팀 동료들과 일일이 손바닥을 마주치며 작별인사를 나눴다.

이경수는 은퇴식 도중 눈물을 흘리지는 않았다. 그러나 선수 시절 영상이 흘러나오자 아내 이서정 씨는 참았던 울음을 터뜨렸다. 이경수는 그런 아내의 어깨를 감싸안으며 다독였다.

조이뉴스24 구미=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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