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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커 대한항공 김학민, '밖에 있으니 더 넓게 본다'


[조이뉴스24 류한준 기자] 대한항공 김학민(35)은 변화를 받아들였다. 그는 지난 2016-17즌까지 소속팀을 대표하는 토종 공격수이자 프랜차이즈 플레이어로 꼽혔다.

그런데 지난 시즌부터 입지가 바뀌었다. '영건'인 정지석이 부쩍 성장했고 김학민의 자리를 대신하기 시작했다. 김학민은 부상도 이유 중 하나였지만 지난 시즌 코트에 나서는 시간이 줄어들었다.

컨디션이 좀처럼 올라오지 않았다. 코트 보다 웜업존에서 보내는 시간이 더 많았다. 대한항공은 지난 시즌 숙원이던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했다. 김학민도 대한항공 유니폼을 입고 우승의 기쁨을 맛봤지만 마냥 좋아할 수 는 없었다.

 [사진=발리볼코리아닷컴]
[사진=발리볼코리아닷컴]

그는 올 시즌 자신의 자리를 받아들였다. '조커' 임무다. 김학민의 가치가 드러난 경기는 지난 25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KB손해보험전이다. 김학민은 3세트 교체로 투입됐고 4세트에는 선발 출전했다.

정지석이 컨디션이 좋지 않자 박기원 대한항공 감독은 주저 없이 김학민 카드를 꺼냈다. 효과는 있었다. 김학민은 10점을 올렸다. 서브 에이스도 하나 더했고 소속팀이 세트 스코어 3-1로 승리를 거두며 승점3을 손에 넣는데 힘을 보탰다.

김학민은 "3세트를 상대에 내주면서 분위기를 넘겨줄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분위기를 끌어올리려고 코트에 들어간 뒤 동료들과 일부러 더 많이 얘기를 했고 함성도 질렀다"며 "서브도 잘 통했고 무엇보다 세터 한선수를 비롯해 동료들이 제몫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웜업존에서 있다보면 경기가 더 잘 보일 때가 있다"고 웃었다. 웜업존도 지난 시즌과 비교해서 적응이 됐다. 김학민은 "경기 중에 어떤 플레이가 잘 안된다는 것도 나름 얘기해줄 수 있다. 이런 점에서는 준비를 잘하고 있다보면 팀에 충분히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본다. 그래서 선발로 나설 때보다 장점도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교체로 코트를 들락 날락할 경우 컨디션과 리듬을 유지하는 문제가 될 수 도 있다. 그러나 김학민은 이미 그 단계는 넘어섰다. 그는 "팀 연습은 같이 하고있다. 주전과 비주전 차이가 그렇게 크지 않다"며 "대한항공은 선수층이 단단하고 두껍기 때문에 괜찮다. 우리팀이 갖고 있는 장점"이라고 다시 한 번 웃었다.

바뀐 자리나 임무에 적응하는 일은 쉽지가 않다. 마음가짐을 다시 한다고 해도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 김학민의 변화는 올 시즌에도 어쩌면 우승을 두고 경쟁할 수 있는 현대캐피탈 문성민(33)에게도 적용될 수 있다.

문성민은 주포 파다르(헝가리)의 합류로 포지션을 바꿨다. 파다르의 뒤를 받치는 아포짓 스파이커(라이트)에서 아웃사이드 히터(레프트)로 갔다. 그런데 출전 시간이 지난 시즌과 비교해 올 시즌 줄어들었다. 지난 5라운드 후반 무릎 부상으로 마지막 6라운드 들어서는 개점 휴업 중이다.

문성민도 이제는 전성기가 아니다. 한국남자배구의 미래로 꼽힌 시절은 과거가 됐다. 주 공격수 자리를 은퇴하기 전까지 지킨다면 가장 좋은 시나리오가 될 수 있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치 않다. 그도 '현대캐피탈의 김학민'이 될 수 있어야한다.

 [사진=현대캐피탈 스카이워커스 배구단]
[사진=현대캐피탈 스카이워커스 배구단]

어쩌면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이 바라는 그림일 수 있다. 백업 멤버가 강하고 또한 주전과 기량 차가 얼마 나지 않는 선수 구성은 강팀이 되고 또 전력을 지킬 수 있는 초석이 되기 때이다.

한편 김학민은 "올 시즌 3, 4라운드에서 팀이 하강곡선을 그렸을 때가 있었다"며 "그래도 지난 시즌 우승 경험이 큰 도움이 된 것 같다"며 "중간에 부침이 있었지만 선수들이 여유가 있는 것 같다. 예전 같으면 침체기를 버티지 못하고 그대로 주저앉았을텐데 잘 극복하고 있다. 지난 시즌과 가장 달라진 부분인 것 같다"고 강조했다.

대한항공은 지난 4라운드 후반과 5라운드 초반에 걸쳐 3연패를 당하기도 했지만 다시 힘을 내고 있다. 이륙 기어를 넣은 뒤 KB손해보험전 승리까지 6연승으로 순항하고 있다.

조이뉴스24 인천=류한준 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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